중위권 다툼 치열해진 수입차 시장…볼보·지프 상승세에 日 불매운동 겹쳐 판세 변화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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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위권 다툼 치열해진 수입차 시장…볼보·지프 상승세에 日 불매운동 겹쳐 판세 변화 예고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9.07.2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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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수입차 2强 벤츠·BMW 점유율 하락에 중위권 그룹 상승세 부각…하반기 일본차 부진 전망에 포드·볼보 성장 가능성 높아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올해 상반기 수입차 시장에서 2강 브랜드인 벤츠·BMW의 뒤를 이어 4% 이상 점유율을 차지한 중위권 브랜드는 △렉서스 △토요타 △혼다 △볼보 △지프 △포드 △미니 등 총 7곳으로 집계됐다. ⓒ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올해 상반기 수입차 시장에서 2강 브랜드인 벤츠·BMW의 뒤를 이어 4% 이상 점유율을 차지한 중위권 브랜드는 △렉서스 △토요타 △혼다 △볼보 △지프 △포드 △미니 등 총 7곳으로 집계됐다. ⓒ 한국수입자동차협회

국내 수입차 시장의 중위권 다툼이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수입차 시장 2강으로 구분됐던 벤츠와 BMW의 판매 감소가 지속된 틈을 타 볼보와 지프 등 일부 브랜드들의 약진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위권 그룹을 이끌어 왔던 일본차 브랜드들이 최근 일본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점에서 그 경쟁 구도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2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입차 시장에서 2강 브랜드인 벤츠·BMW의 뒤를 이어 4% 이상 점유율을 차지한 중위권 브랜드는 △렉서스 △토요타 △혼다 △볼보 △지프 △포드 △미니 등 총 7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4% 점유율을 넘는 브랜드가 4곳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중위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러한 배경에는 수입차 시장 리딩 브랜드인 벤츠와 BMW의 합산 점유율이 지난해 상반기 53.98%에서 올해는 46.73%로 축소된 영향이 컸다. BMW의 경우 화재 사태로 인한 판매 부진에 시달렸고, 두 브랜드 모두 물량 부족과 인증 지연을 겪으며 상승세가 한풀 꺾인 것. 이는 상대적으로 중위권 브랜드들이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로 작용했고, 특히 판매 확대세에 놓인 볼보와 지프가 그 반사이익을 톡톡히 봤다는 평가다.

우선 볼보는 기존 XC 라인업의 꾸준한 인기에 더해 지난해와 올해 연이어 선보인 XC40(상반기 860대)과 신형 크로스컨트리 V60(340대)의 판매량이 크게 늘며 총 5229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판매량 4189대 대비 24.8% 오른 수치로, 점유율 역시 2.99%에서 4.78%로 크게 늘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지프의 경우에도 SUV 브랜드로의 집중을 선언한 지프 포커스 전략이 빛을 발하며, 시장 점유율을 두배로 끌어 올리는 데 성공했다. 상반기 동안 레니게이드부터 그랜드 체로키에 이르는 SUV 풀라인업과 오프로더 랭글러 모두 각각 1000여 대 가까운 고른 판매고를 이룬 것. 이에 따라 지프의 상반기 판매량은 전년 대비 57.3% 증가한 4768대를 기록했으며, 시장 점유율도 2.16%에서 4.36%로 급등했다.

더불어 수입차 브랜드들의 중위권 다툼이 격화된 데는 전체 수입차 시장의 외연 축소와 함께 이로 인한 브랜드들간 판매 격차가 좁혀진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수입차 시장 규모가 지난해 상반기 14만 대 수준에서 올해 상반기 10만9000대로 22%(3만795대) 감소함에 따라, 지난해보다 적게 팔거나 비슷한 판매고를 올려도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로 수입차 시장 내 4% 점유율을 달성하려면 지난해에는 5600대를 팔아야 했던 반면, 올해는 4400여 대 만으로도 이를 충족시킬 수 있게 됐다.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미니와 포드를 들 수 있다. 미니는 상반기 판매량이 지난해 4359대에서 올해 4406대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같은 기간 시장 점유율을 3.11%에서 4.03%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포드 역시 판매량은 5898대에서 4732대로 19.8% 감소했으나, 점유율 만큼은 4.21%에서 4.33%로 올라 중위권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오는 8월 말 출시 예정인 신형 S60의 모습. ⓒ 볼보자동차코리아
오는 8월 말 출시 예정인 신형 S60의 모습. ⓒ 볼보자동차코리아

물론 이같은 수입차 시장의 중위권 다툼은 하반기에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사실상 중위권 그룹을 이끌어 왔던 렉서스, 토요타, 혼다 등 일본차 대표 브랜드들이 불매운동 여파로 실적 감소가 불가피해져서다. 앞서 렉서스, 토요타, 혼다는 각각 상반기 동안 8372대(점유율 7.66%), 6319대(5.78%), 5684대(5.20%)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수입차 시장 판매량 3~5위를 휩쓴 바 있다.

하지만 일본 불매운동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 조짐을 보이면서 그 호조세가 꺾일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나아가 볼보, 지프 등의 후발주자들이 맹추격하고 있다는 점은 중위권 그룹의 판세 편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에 대해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일본차 브랜드들이 불매운동 영향으로 인해 위기에 빠졌지만, 외부 환경적 요인인 만큼 대책 수립마저 어려워졌다"며 "조속히 한일 양국간 사태 해결을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중위권 그룹에서는 일본차 브랜드 중 가장 판매 볼륨이 큰 렉서스의 판매 감소가 두드러질 수 있다"며 "반면 실적 상승 여력을 갖춘 중위권 브랜드로는 견고한 실적 흐름과 함께 S60 신차 출시를 앞둔 볼보가 아닐까 싶다"고 부연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교수도 "중위권 그룹이 늘어난다는 점은 수입차 시장이 다변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다만 일본 정부의 백색국가 제외 조치가 일본 불매운동을 가속화시키는 트리거 포인트가 될 여지가 높아 일본차의 하반기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일본차의 부진은 포드나 캐딜락을 비롯해 볼보 등의 성장 가능성을 높여줄 여지를 키운다"며 "포드의 경우에는 볼륨 모델인 익스플로러가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고, 볼보는 안전성을 내세운 탄탄한 브랜드 이미지에 출시 모델들마다 큰 인기를 누리고 있어 지속적인 성장이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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