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지침서⑬] 문성호 “청년, 한국당에 ‘그때’의 실망감 있어…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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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지침서⑬] 문성호 “청년, 한국당에 ‘그때’의 실망감 있어…안타깝다”
  • 조서영 기자
  • 승인 2019.07.29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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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문성호 청년 부대변인
“한국당 검사-민주당 변호사, 이미지 차이 있어”
“국민연금 언제까지 기댈 수 없어, 대체재 필요”
“北·日·中·露 도발과 안보위협, 구한말 떠올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조서영 기자]

이 청년 지침서(指針書)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이들의 날것 그대로의 생각과 고민을 인터뷰 형식으로 담은 글이다. 지침서의 열세 번째 페이지를 장식할 사람은 자유한국당 문성호 청년 부대변인이다.

문 부대변인은 말단에서부터 정치 경험을 쌓고 있는 흔치 않은 청년이다. 2014년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참여단으로 활동했으며, 무상급식 토론회를 계기로 새누리당과 정의당에 접촉했으나 결과적으로 새누리당에 입당했다. 2015년 재보궐선거 당시 새누리당 오신환 예비 후보를 도왔으며, 새누리당 서대문갑 당원협의회에 합류해 당 생활을 시작했다. 그렇게 새누리당 선거 사무원부터 당 중앙대학생위원회 수석부위원장, 서울시당 청년위원회 위원장의 경험을 쌓아 지금에 이르렀다.

기자는 만만찮은 이력을 가진 그에게 내년 총선 욕심은 없냐는 질문을 던지자, 그는 ‘순서가 있다’며 내년에는 모시는 분을 도울 것이라 했다. 큰 욕심 없이 차근차근 경험을 쌓아나가고 있는 문 부대변인을 26일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만났다.

지침서의 열세 번째 페이지를 장식할 사람은 자유한국당 문성호 청년 부대변인이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지침서의 열세 번째 페이지를 장식할 사람은 자유한국당 문성호 청년 부대변인이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청년들의 한국당에 대한 꼰대당 평가를 어떻게 보나.

“사실 당원으로서는 크게 와 닿지 않는 프레임이다. 하지만 가만 보면, 자유한국당은 검사 출신이 많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운동권과 함께 변호사가 많다. 이러한 직업 차이에서 오는 이미지 차이가 있다. 변호사는 (의뢰인에게) 물어보는 이미지인 반면, 검사는 (법정에서) 마침표로 말하는 이미지다. 그래서 듣는 입장에서는 ‘왜 우리 얘기를 안 물어보지?’라고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 청년들 사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싫지만, 한국당은 안 뽑는다’는 말도 있다.

“문재인 정부의 실패 정책이 많음에도 야당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는 최순실 게이트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때의 실망감이 앙금으로 남아있다고 본다.”

- 앙금이 왜 남아있다고 보나. 직접적인 사과가 없어서인가.

“관련된 사람들이 처벌을 받고 있어서 앙금이 끝났다고 생각하지만, 사람 마음이라는 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지역에서 당 정책과 관련해 서명을 받으러 다니면 사람들이 ‘정책은 마음에 들지만 당이 마음에 안 든다’는 말을 한다. 그래서 왜냐고 이유를 물으면, 대부분이 최순실 얘기를 한다. 심지어 화를 내는 분들도 있다. ‘너도 최순실 호스트(host)냐’고. 소득주도성장 폐기, 탈 원전 반대, 신고리 3·4호기 재가동 등 필요한 정책을 얘기하고 싶어도 탄핵에 대한 비판부터 나와 안타까울 때가 많다.”

문 부대변인은 ‘청년정치캠퍼스Q’라고 일종의 정치 학교 프로그램을 소개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문 부대변인은 ‘청년정치캠퍼스Q’라고 일종의 정치 학교 프로그램을 소개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한국당의 청년 정치인을 육성하는 방법이 궁금하다.

“‘청년정치캠퍼스Q’라고 일종의 정치 학교 프로그램이 있다. 여기서 Q는 쿼터(Quarter)의 Q로, 인생의 4분의 1 지점이 청년이란 의미다. 커리큘럼을 보면 자신만의 지향점을 가질 수 있도록 짜여있다. 사실 정치인이 모든 부분을 알 수는 없지 않나. 경제면 경제, 문화면 문화 등 본인 특성을 살려 정책 제언을 실습하는 교육이다. 그 외에도 ‘프로듀스101’을 벤치마킹한 ‘프로듀스505’이라는 보좌관 양성(養成) 교육도 있다. 사실 국회의원을 양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함께 따라다니는 사람도 중요하지 않나. 

또 내가 여의도 연구원에 따로 요구하는 건 선거 사무원 교육이다. 작년에 지방선거에 직접 뛰어보니, 후보만큼이나 주변에 있는 사람이 중요했다. 사무장이나 회계원이 조금만 실수해도 모든 피드백이 후보인 내게 왔기 때문이다. 어감이 안 좋을 수도 있지만, 총선을 대비해서 사무원들도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 한국당만의 청년 정책이 있나.

“신보라 청년 최고위원이 발의한 청년기본법이 당 1호 법안인 만큼, 이에 대해 토의를 계속하는 것이 청년을 위한 정책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청년 배당금과 같이 청년층만을 겨냥한 직접적인 정책을 내놓기보다는, 하나의 정책을 두고 청년에게 피해가 가는지 이익이 가는지를 고민한다. 얼핏 보면 청년을 위한 정책이 특별히 없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큰 틀에서 청년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부분을 고쳐보자는 입장이다.”

- 청년 세대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

“주변에서는 취업을 많이 얘기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미래라고 생각한다. 특히 국민연금 관련해 고민이 많다. 불과 어제(25일) 올랐지 않나. 고령화는 계속되는데 연금 낼 사람은 부족해 현재 1명이 2명을 부양한다고 들었다. 그리고 40년이면 1명이 4명까지도 감당해야 한다. 이건 문제가 크다. 또 안보가 미래를 불안하게 한다. 러시아와 중국이 카디즈(KADIZ)에서 훈련을 하고, 북한은 또 미사일을 쏘고, 일본은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했다. 구한말이 떠오르지 않나.”

- 국민연금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다고 보나.

“아예 싹 뜯어고쳐야 한다고 본다. 청년들을 보면 ‘내가 나중에 40만원 돌려받을 수 있을까?’라는 말을 한다. 심지어는 아예 가입을 해지하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현재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노인들을 위한 쓰레기 줍기나 교통 통제와 같은 단순 직업 양성에 몰두할 게 아니라, 4차 산업혁명에 맞춰 유튜브나 스마트폰 어플처럼 수익창출이 되는 구조를 만드는 게 낫다고 본다. 쉽지는 않겠지만, 국민연금에 기댈 수는 없다. 그 대체재가 필요한 시점이다.”

문 부대변인은 여러 정책 중 특히 주거 정책 문제점을 지적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문 부대변인은 여러 정책 중 특히 주거 정책 문제점을 지적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청년 정책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여러 정책 중 특히 주거 정책 문제점을 지적하고 싶다. 서울 한복판에 청년 친화 아파트를 짓는 것은 하나마나다. 땅값이 비싼 서울에 아무리 싸게 방을 내놓는다고 하더라도, 결국 정부가 세금으로 이를 메꿔야하기 때문이다. 요즘 청년들 사이에서 차라리 경기도 고양시나 의정부로 가자는 말이 있다. GTX를 만들어 경기도에서 서울을 빠르게 오고갈 수 있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서울에서는 일하고, 잠은 편하게 경기도에서 자자는 것이다. 마침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비슷한 말을 하더라. 

나 역시 작년 지방선거 때 서울 서부를 관통하는 서부경전철을 공약으로 냈다. 서울에 무리하게 거주시킬 필요는 없으니 서울을 편하게 오고갈 수 있는 게 효율적이란 견해다.”

- 청년으로서 정치에 하고 싶은 말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20대 남성들이 청와대 지지를 빼고 있다. 여당에서는 20대 남성을 그저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그들이 지지를 철회하는 이유는 하나다. 대통령의 정책이 와 닿지 않아서다. 나는 이들이 중도라고 생각한다. 20대 남성들 사이에서 바른미래당 이준석 최고위원이 인기를 얻는 것은 그 사람의 정치사상과 철학을 보고 판단한 것이지 않나. 당만 보고 지지하는 것이 아닌, 정치사상과 철학을 보고 지지하는 것이 숙의민주주의의 첫 걸음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세대가 늘었으면 한다.

두 번째로는 입당해서 정치를 하려고 하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다. 힘들더라도 말단 선거 사무원부터 정치를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열정이 많은 친구들이 당에 들어오지만, 상처받고 지치는 경우를 많이 봤다. 하지만 말단에서부터 올라온 친구들은 어려워도 버틴다. 또 총선이 다가오는 만큼 선거 사무원에서 활동도 해보고, 후보들이 연설할 때 시간 맞춰 갔으면 한다. 유세를 보고 전략을 짜고, 연설을 듣고 어떤 철학을 갖고 있는지 비교 분석하며 자신만의 색을 찾아나갔으면 한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행복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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