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하락세 한국당…리더십 실종에 ‘냉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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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하락세 한국당…리더십 실종에 ‘냉가슴’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9.07.29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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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하락하는데 대안은 無…중도층 포섭하고 대안정당 돼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자유한국당 정당지지율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시사오늘 김유종
자유한국당 정당지지율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시사오늘 김유종

자유한국당 정당지지율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YTN>이 의뢰하고 <리얼미터>가 7월 22일부터 26일까지 수행해 29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0.4%포인트 떨어진 26.7%였다. 한국당 지지율이 2주 연속 20%대를 기록한 것은 황교안 대표 취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도로친박당’ 지적에…지지율 하락세

한국당 지지율이 황 대표 취임 이전으로 회귀(回歸)하고 있는 원인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지목된다. 우선 인사(人事) 측면에서의 실망감이 꼽힌다. 최근 한국당은 사무총장 자리에 박맹우 의원을, 예산결산특별위원장에 김재원 의원을,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에 유기준 의원을 임명했다. 세 사람 모두 친박(親朴)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이다.

특히 예결위원장 선출 과정에서는 지도부가 안상수 의원과 황영철 의원이 교대로 1년씩 맡기로 했던 합의를 깨고 김 의원의 손을 들어주면서, ‘친박 봐주기’라는 원성이 나왔다. 이에 황 의원은 “과거 새누리당 시절 유승민 원내대표를 내쫓을 때와 같은 데자뷔가 든다”며 “내년 총선 공천을 앞두고 전조를 보이는 것 아닌가 우려가 든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이처럼 친박이 핵심 당직을 채우자, 황 대표 하에서 ‘변화’를 기대했던 중도보수층이 한국당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수 결집’ 후 ‘중도 확장’ 정책을 펴나갈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황 대표가 당 요직을 친박 일변도로 구성하면서, 문재인 정부 ‘대항마’로 한국당을 선택했던 지지자들이 다시 등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우리공화당과의 총선 연대설은 중도보수층의 이탈을 부채질했다는 평가다. 홍문종 우리공화당 공동대표는 25일 YTN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중진의원들이 모여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우리공화당이나 한국당도 이번 선거를 같이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원론적인 수준의 이야기였다”고 전제하긴 했지만, 한국당의 방향성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또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무작정 비판만 늘어놓는 한국당의 태도도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고 꼬집는다. 제1야당으로서의 대안을 내놓기보다는 강력하고 원색적인 표현으로 정부여당을 조준하는 방식이 국민의 피로감을 유발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당은 최근에도 “문재인 대통령이야말로 우리 안보의 가장 큰 위협요소”라며 정부여당을 몰아세웠지만, 이렇다 할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했다.

이근형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도 지난 24일 <폴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참여정부 당시의 야당은 맞든 안 맞든 이른바 경제 정책에 대한 야당의 대안이 있었다. 소위 ‘줄푸세’로 요약되는 대안들이 그것”이라며 “그런데 지금 야당은 아무런 대안이 없다. 그냥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이 잘못됐으니 폐기하라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대안 없어…황교안의 ‘진화’만이 돌파구

이 같은 한국당 위기의 원인은 하나의 표현으로 요약된다. ‘리더십 부재’다. 26일 여의도에서 <시사오늘>과 만난 정치권 관계자는 “황교안 대표도 그렇고 나경원 원내대표도 그렇고, 자신들이 그 자리에 올라갔다는 느낌보다는 친박이 올려줬다는 느낌이 더 강하다”며 “그게 모든 문제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그는 “친박 청산을 하든 중도 확장을 하든 하려면 당 장악이 돼 있어야 하는데, 황 대표나 나 원내대표나 친박이 만든 리더기 때문에 리더십이라고 할 만한 게 없다”면서 “리더십이 어떤 상태기에 원내대표가 가져온 국회 정상화 합의안을 그 자리에서 비토(veto)하고, 상임위원장 자리를 안 내놓겠다고 뻗댈 수가 있나. 이건 리더십이 없다는 뜻”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더 큰 문제는 새로운 리더십을 세울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데 있다. 중도보수가 주축이 된 이른바 ‘복당파’의 경우, 탈당과 복당 과정에서 너무 많은 상처를 입은 데다 당내 여론도 좋지 않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김학용 의원이 전당대회·원내대표 경선에서 연달아 패퇴(敗退)한 것은 복당파에 대한 부정적 여론의 방증이라는 것이 공통된 시각이다.

그렇다고 친박 내부에서 리더를 찾기도 어렵다. ‘친박’이라는 주홍글씨를 짊어지고 총선과 대선을 치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기 때문이다. 정치 입문 당시 황 대표의 최대 강점이 높은 대중성과 ‘친박인 듯 친박 아닌 친박 같은’ 이미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황 대표의 대체재는 존재하지 않는 셈이다.

이러다 보니 전문가들은 황 대표의 ‘진화’만이 한국당의 돌파구라고 입을 모은다. 황 대표 스스로가 리더십을 다잡아야 한국당이 총선 승리를 노릴 수 있다는 충고다. 앞선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새로 지도부를 뽑을 수는 없다”며 “황 대표가 학습을 해야 한다. 한국당이 총선에서 이기려면 그 방법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반사효과로 지지율을 올리려고 하는 건 아마추어나 하는 짓이다. 그건 한계가 있다. (최근 지지율 하락으로) 이제는 황 대표도 정부 비판만 한다고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을 것”이라며 “한쪽으로는 활발히 정책 개발을 하고, 다른 쪽으로는 당에 대한 그랩(grab)을 강화하면서 중도층을 포섭해나가야 한다. 황 대표가 얼마나 빨리 이걸 배우는지에 총선 승패가 달렸다”고 강조했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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