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인하가 은행업에 미친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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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인하가 은행업에 미친 영향은?
  • 박진영 기자
  • 승인 2019.07.30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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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예·적금, 대부분 1%대 초저금리
금리 떨어지면 은행 이자수익도 타격
일부선 "되레 은행 실적 좋아질수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진영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통화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 1.75%에서 1.50%로 하향 조정했다. ⓒ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통화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 1.75%에서 1.50%로 하향 조정했다. ⓒ뉴시스

한국은행이 지난 18일 기준금리를 0.25% 낮추자, 주요 시중은행들이 예·적금 수신금리를 줄줄이 인하하고 있다. 더군다나 한은 총재는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이 높다는 우려를 내비치며, 향후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일각에서는 정책 실효성 측면에서 올 4분기 추가 인하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에 따라 한은의 기준 금리 인하가 은행권에 미칠 영향을 분석해보았다.

시중은행들, 예·적금 등 금리 줄줄이 인하…대부분 1%대 초저금리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수신금리 인하는 농협은행이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었다. 농협은행은 지난 25일 예금금리 0.2~0.3%포인트, 적금 금리는 0.25~0.3%포인트 인하했다. 인기상품인 'NH농심-농부의 마음 정기예금' 금리는 연 1.90~2.30%에서 연 1.55~1.95%로 내려갔으며, 비대면전용 상품인 'e금리우대예금' 금리는 연 1.95%~2.35%에서 연 1.60~2.00%로 인하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29일부터 정기예금은 0.1~0.25%포인트, 정기적금은 0.2~0.3%포인트 금리를 인하했다. 대표상품 369정기예금(1년만기)의 최고금리는 연 1.7%에서 연 1.6%로 인하했다. 또한 우리은행도 29일부터 예·적금 상품에 대한 금리를 내렸다. 정기예금은 0.25%~0.3%포인트, 정기적금은 0.1%~0.3%포인트 금리를 낮췄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빠르면 이번주 혹은 다음달 초 수신금리를 인하할 예정이다. 대형 시중은행들이 모두 금리를 인하하면서 1%대 초저금리 시대가 예상된다.

수신·대출금리 떨어지면 은행 이자수익도 타격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이 올해와 내년 저성장·저수익 상황을 예상하고 전략을 정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여신규모를 늘리기 보다는 위험관리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한은이 한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4분기 추가 인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신·대출 금리 인하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렇게 되면 은행은 이자에서 수익을 기대하기는 힘들어진다.

뿐만 아니라 정책 요인으로 가계 대출을 억제하는 규제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내년부터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율)을 산정할 때 가계대출 가중치는 15%포인트 높이고, 기업대출 가중치는 15%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은행은 가계대출을 줄이거나, 혹은 기업대출을 늘리려할 수 있다. 하지만 두가지 경우 모두 경기가 좋지 않아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더군다나 올해 2분기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모두 1분기보다 떨어졌다. 순이자마진(NIM)은 은행 등 금융사가 자산을 운용해 낸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뺀 뒤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를 가리키며, 운용자금 한 단위당 이자 순수익을 얼마나 냈는지 보여주는 수익성 지표다.

신한은행 NIM은 1분기 1.61%에서 2분기 1.58%로 떨어졌으며, 국민은행 NIM은 1.71%에서 1.70%로 하락했다. 우리은행은 1.52%에서 1.49%로, 하나은행은 1.55%에서 1.54%로 떨어졌다.

하반기에는 한국과 미국 기준금리 인하로 시장금리가 더욱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어, NM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기환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8일 상반기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하반기에 NIM이 0.01∼0.02%포인트는 더 하락할 것으로 본다"면서 "저원가성 예금을 확대해 소폭이나마 개선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인하가 오히려 은행업 실적에 '좋은 결과' 될 수도

다만 일각에서는 금리하락으로 전체 이자이익이 늘어날 여지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성용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는 대출 금리하락 시 이자부담이 줄어 대출자산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금융소비자가 이자부담이 줄어들어 추가대출을 늘릴 수 있고, 연체가 발생하는 대출규모가 감소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성 연구원은 "이번 금리인하가 은행업종 실적에는 종합적으로 좋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한편,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리 인하 결정 5일 후인 지난 23일, 일본 반도체 수출 규제가 강화되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더 하락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당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그는 “(일본의 수출 규제 등이) 악화되면 대응 여부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추가 인하는 주택 가격 상승,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안정 리스크 점검과 일본 수출 제재 강도 및 여파에 대한 확인과정을 거진 후 진행될 전망이다. 차기 인하가 결정된다면, 4분기 경제 전망 발표시점인 11월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담당업무 : 은행·저축은행·카드사 출입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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