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없이 쟁취없다’는 현대차 노조, 임단협 요구안 살펴보니
‘투쟁없이 쟁취없다’는 현대차 노조, 임단협 요구안 살펴보니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9.07.31 16: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차, 경영 불확실성 지속에 노조 파업 예고까지…노조 “무리한 요구 아냐” VS 사측 “비우호적 경영환경·실적 악화로 어려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현대자동차가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상반기 실적 선방을 이뤘지만, 곧바로 임단협 갈등을 둘러싼 노조의 파업과 맞닥뜨리며 위기에 봉착했다. ⓒ시사오늘 김유종
현대자동차가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상반기 실적 선방을 이뤘지만, 곧바로 임단협 갈등을 둘러싼 노조의 파업과 맞닥뜨리며 위기에 봉착했다. ⓒ시사오늘 김유종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무역 갈등 지속, 경기 부진 등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상반기 실적 선방을 이뤘지만, 곧바로 임단협 갈등을 둘러싼 노조의 파업 예고와 맞닥뜨리며 위기에 봉착했다.

다만 노조는 이같은 위기를 자초한 것은 정당한 요구를 폄훼하고 파업을 유도한 사측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쟁의행위를 통해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들 노조가 내건 핵심 요구안은 하후상박(下厚上薄) 연대임금과 통상임금, 정년연장, 불법파견 및 불법 촉탁직 해결, 미래 고용 안정 등으로 요약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노조는 지난 29, 30일 양일에 걸쳐 총 5만293명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단체교섭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벌인 결과 투표자 4만2204명 중 3만5477명의 찬성표를 얻어내며 파업을 가결했다. 이는 재적 대비 70.54%, 투표자 대비 84.06%에 이르는 수치로, 강성 계열의 노조 집행부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음을 방증한다.

특히 노조는 이번 쟁의행위 가결로 인해 '귀족노조', '제 밥그릇 챙기기'라는 거센 비판에 직면했음에도 불구하고, 헌법과 노동관계법에 따른 합법적이고 정당한 단체행동권 확보 절차를 밟았음을 강조하는 한편 사측의 전향적인 요구안 검토와 제시를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가 파업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데는 내부적으로 임기 막바지인 현 집행부를 향한 불신 해소는 물론, 사측과 16차례의 교섭을 통해 충분한 논리공방을 벌인만큼 요구안이 결코 무리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앞서 밝힌 4대 핵심 요구안을 살펴보더라도 노조는 기본급 인상과 관련해 대·중소기업의 임금 및 부품업체 납품단가 후려치기를 근절하는 하후상박 연대임금정책을 내놨다. 표면적으로 현대기아차 노조 모두 12만3526원의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중 3만1946원을 대·중소기업 간 임금격차 해소 비용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실리와 함께 사측을 압박할 수 있는 명분을 챙겼다는 평가다.

또한 통상임금 문제에 대해서는 노사 모두 어드 정도의 교감을 나눈 것으로 파악된다. 상여금 750% 가운데 600%를 월할 지급하고, 이를 통상임금에 적용하기로 그 방향을 설정한 것. 세부 입장을 조율하기 위한 노사간 진통은 불가피하지만 노조 입장에서는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면 연장수당 및 퇴직금이 늘어나는 만큼 남는 장사라는 셈이다. 또한 사측이 당면한 최저임금 미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조의 입김이 무시할 수 없을 공산이 커 보인다.

하지만 노조의 요구안이 과도하다는 날선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노조가 상여금의 통상임금 적용 외 통상임금 기준 자체를 기아차에 맞춰 미지급금을 달라는 입장을 펼치고 있어서다. 앞서 법원이 현대차 상여금은 통상임금이 아니라고 판단, 사측의 손을 들어준 사안임을 감안하면 그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한계를 드러낸다.

또한 노조가 지난해 회사 당기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요구를 펼치고 있는 점도 노사간 임단협 타결에 부담을 안긴다. 실제로 현대차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63.8% 감소한 1조6450억 원에 그쳤음을 상기할 때, 이중 5000억 원에 가까운 비용부담이 증가한다는 것은 노조가 결국 회사 발전을 도외시하고 자신의 배만 불리려는 집단이기주의적 성격을 띈다는 지적으로 귀결된다.

노조의 정년 연장과 인력 충원 요구안도 마찬가지다. 노조는 오는 2025년까지 조합원 1만7500명이 정년퇴직한다는 예상치와 함께 직원들의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음을 근거로 정년 연장과 인력 충원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대규모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는 노조가 영향력 감소를 우려한 나머지 무리한 요구를 내놨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물론 현대차도 정년 퇴직자 증가에 따른 인력 감소를 통해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운 인력 구조조정을 이루겠다는 방침 아래 임단협 교섭에 임하고 있다. 현대차는 내연기관 차량 생산 감소와 전기차 생산 비중 확대 등 최근 추세에 비춰봤을 때, 인력 효율화가 필수적임을 강조하며 맞서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노조는 해당 요구안이 청년 실업 문제와 함께 불법파견 및 불법 촉탁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라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하부영 현대차노조지부장은 "일선 현장에 아직도 1500여 명의 불법 촉탁직이 있다"며 "불법 촉탁직 대신 필요한 인원만큼 정년연장으로 해결하자는 노조의 요구는 무리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대차는 비우호적인 경영환경과 경영실적 악화를 이유로 노조의 요구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노조도 하기 휴가 이후부터는 총파업에 나서 통상임금과 정년 연장 등의 요구들이 관철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하곘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어 노사간 강대강 대치가 지속될 전망이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지난 30년 간의 구태의연한 교섭방식에서 벗어나 추석 전 일괄 제시안을 내놓을 것을 촉구한다"며 "요구안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와 제시가 있다면 교섭을 재개할 수도 있지만, 교섭 지연 전술로 일관한다면 강력한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