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샤인CEO] 동부건설 이중길·허상희, ‘부활의 찬가’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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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샤인CEO] 동부건설 이중길·허상희, ‘부활의 찬가’ 부른다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9.07.31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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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50주년 맞아 명가재건 잰걸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동부건설이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자축포를 쏘아 올리는 눈치다. 모그룹 경영난으로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긴 시련의 계절을 보냈지만 이를 이겨내고 건설명가의 역량을 과시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동부건설은 2000년대 초반 국내 건설업계를 대표하는 명가였다. '센트레빌'이라는 확실한 브랜드를 앞세워 주택시장 강자로 자리매김했고, 10대 건설사 명단에 항상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2013년 모그룹인 동부그룹(현 DB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명가의 주춧돌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급기야 2015년 동부건설은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수모를 겪게 된다.

이중길 동부건설 부회장(왼쪽), 허상희 동부건설 사장 ⓒ 동부건설
이중길 동부건설 부회장(왼쪽), 허상희 동부건설 대표이사 사장 ⓒ 동부건설

기업회생절차를 밟은 회사가 예전의 위용을 되찾는 사례는 흔치 않다. 특히 건설사에게는 쥐약이다. 아무리 대형 건설업체라도 법정관리 꼬리표가 붙은 이상 신용도와 신인도가 취약해져 수주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 하지만 동부건설은 달랐다. '영혼의 듀오' 이중길 부회장, 허상희 사장이 든든하게 버텼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과 허 사장은 동부건설이 새 주인을 맞았을 때 회사에 합류했다. 이들은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와 에코프라임PE가 동부건설을 인수했던 지난 2016년 동부건설의 등기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두 사람 중 침몰 위기에 몰린 동부건설호(號)의 조종타를 먼저 잡은 건 이 부회장이었다. 당시 동부건설의 새 주인은 새로운 대표이사 사장으로 이 부회장을 임명했다.

동국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KCC 영업본부장 전무이사와 부사장을 지낸 이 부회장은 업계에서 손꼽히는 영업통이었다. 2016년 10월 기업회생절차를 졸업한 직후 동부건설의 최우선과제는 수주 경쟁력 회복이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법정관리 꼬리표를 달고도 새로운 사업을 따낼 수 있을 정도의 영업력이 필요했다.

이 같은 실정을 고려해 이 부회장은 공격적 수주전략을 택했고, 특히 재정비사업에 힘을 쏟아주길 주문했다고 한다. 자신의 영업력과 브랜드 센트레빌의 인지도가 주택시장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거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의 방향 설정은 주효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부건설의 수주잔고는 2016년 1조3195억 원, 2017년 2조4598억 원, 2018년 3조865억 원으로 증가했다. 한창 잘나갔을 때 동부건설의 수주잔고가 4조 원대였음을 감안하면 법정관리 졸업 2년 만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셈이다. 더욱이 수주잔고 3조 원대 진입은 2011년 이후 8년 만이다. 

일감이 확보되면 실적도 자연스럽게 좋아지기 마련이다. 만성 적자에 시달렸던 동부건설은 이 부회장이 사령탑에 오른 2016년 영업이익 155억 원을 기록하며 단숨에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이후에도 2017년 257억 원, 2018년 311억 원 등 꾸준하게 흑자를 올렸다. 재무건전성 역시 개선됐다. 2015년 751.4%에 달했던 동부건설의 부채비율은 2018년 말 기준 97.2%까지 떨어졌다.

이 부회장이 이처럼 명가재건의 흙을 다지고 토양을 가꿨다면, 이를 발판으로 새싹을 틔운 건 허 사장이었다.

2018년 12월 이 부회장의 뒤를 이어 동부건설의 조종타를 잡은 허 사장은 지난 1월 창사 50주년 기념 행사에서 △기업문화 개선 △업무과정 효율 제고에 따른 속도경영 △인재양성 △품질관리 고도화 △브랜드 강화 등 경영방침을 제시했다. 건설명가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내부로부터의 변화가 필수적이라고 당부한 것이다. 특히 속도경영과 품질관리 고도화를 양축으로 한 새로운 업무 시스템 개선이 기대를 모았다.

새로운 경영방침이 빛을 보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동부건설은 올해 상반기에만 8건, 총 8723억 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현재까지 누적 신규수주는 9600억 원에 달한다. 업무 효율성 제고가 일선 영업현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오는 9월 서울 서초구 반포현대아파트 재건축사업 단지 분양이 예정돼 있다는 점은 브랜드 강화에 방점을 찍을 전망이다. 동부건설의 강남권 진입은 2005년 이후 처음이다.

앞으로의 전망도 밝다. 업계에서는 동부건설이 올해 매출 1조 원 클럽에 재입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법정관리 졸업 이후 꾸준히 쌓아왔던 수주잔고가 올해 매출에 반영되면서 전체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성정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회생절차 종료 이후 신규수주를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정상적 수주활동을 통해 수주실적이 반등 중"이라고 분서했다.

뒤에서 미는 이중길 부회장과 앞에서 끄는 허상희 사장, 두 사람이 함께 부르는 부활의 찬가가 앞으로 다가올 동부건설의 새로운 50년 역사에 울려 퍼질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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