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사활에 초저가 선언까지…승부수 띄운 대형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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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사활에 초저가 선언까지…승부수 띄운 대형마트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9.08.01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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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이커머스 강화…전 점포의 물류센터화
이마트, “가격경쟁력이 본질”…상시 초저가 정책
대형마트, 고전 속 2분기 ‘어닝쇼크’ 우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홈플러스 스페셜 매장 홈플러스
홈플러스 스페셜 매장 ⓒ홈플러스

벼랑 끝에 몰린 대형마트들이 저마다 강도 높은 ‘새판 짜기’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이커머스 업체의 성장과 함께 업황이 점점 부진해지자 온라인 사업 강화와 초저가 정책 등으로 불황을 타개할 묘수를 찾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온라인 사업을 단기간 내 폭발적으로 키워 오프라인 매장과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국 140개 온라인 물류센터 구축, 더 클럽 론칭, 오픈마켓 플랫폼 강화 등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문 도전을 통해 지난해 6000억 원 수준이던 온라인 사업 매출액을 올해 1조 원, 오는 2020년에는 1조6000억 원, 2021년에는 2조3000억 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우선 홈플러스는 전국 140개 모든 점포를 각 지역별 ‘고객 밀착형 온라인 물류센터’로 탈바꿈시킨다. 기존 점포 자산을 활용해 물류센터 시공에 드는 거액의 비용과 기간, 관리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겠다는 계획이다. 피커(picker, 장보기 전문사원)도 기존 1400명에서 4000명, 콜드체인 배송차량은 기존 1000여 대에서 3000여 대로 늘려 하루 배송 건수를 기존 3.3만 건에서 12만 건으로 키운다. 

창고형 할인점과 대형마트의 강점을 융합한 ‘스페셜’ 매장의 온라인 확장판 ‘더 클럽(the CLUB)’도 선보인다. 16개 스페셜 매장에서 온라인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향후에는 70~80여 개 스페셜 전 점포를 통해 전국 당일배송에 나선다. 배송 서비스에 힘을 싣고 있는 이커머스업체에 맞서 온라인을 키우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은 “우리는 항구적으로 지속가능한 유통사업자가 되기 위해 지난 2년간 전사적 사업구조 변신을 단행했고, 그 문을 여는 열쇠는 스페셜의 성공에 있었다”며 “상품 구색, 매대 면적, 진열 방식, 가격 구조, 점포 조직 등 유통 전 과정의 낭비 요소를 제거해 누구보다 강력한 원가 경쟁력을 갖춘 성장 유통 모델을 완성하는 게 최우선 목표”라고 강조했다.

1일 목요일 오전 이마트 성수점에서 모델들이 4900원 초저가 와인 '도스코파스 까버네쇼비뇽'을 소개하고 있다. 이마트
1일 목요일 오전 이마트 성수점에서 모델들이 4900원 초저가 와인 '도스코파스 까버네쇼비뇽'을 소개하고 있다. ⓒ이마트

이마트는 올 초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스마트한 초저가 상품인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을 1일부터 선보인다.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무의미할 정도로 유통업계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업의 본질인 ‘가격경쟁력’에 방점을 둔다는 전략이다.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은 근본적인 유통구조 혁신을 통해 상시적 초저가 구조를 확립한 상품으로 동일 또는 유사한 품질 상품에 비해 가격은 30~60% 가량 저렴하다. 한번 가격이 정해지면 가격을 바꾸지 않는다. 

이마트는 △압도적인 대량매입 △프로세스 최적화 △신규 해외 소싱처 발굴 △업태간 통합매입 △부가기능·디자인·패키지 등 간소화 등 5가지 원가구조 혁신을 통해 가격을 낮췄다. 올해 초부터 상시적 초저가 상품을 만들기 위한 대대적 프로젝트에 돌입해 상품군별 구매빈도가 높은 상품을 선정한 뒤 해당 상품에 대해 고객이 확실히 저렴하다고 느끼는 ‘상식 이하의 가격’을 ‘목표가격’으로 설정했다.

이마트는 이번에 1차로 와인, 다이알 비누 등 30여개 상품을 선보인 후 올해 200여개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상품을 늘려 향후 500여개까지 초저가 상품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에 스페인과 칠레 와이너리로부터 수입해 초저가 와인으로 선보이는 ‘도스코파스 레드블렌드’와 ‘도스코파스 까버네쇼비뇽’ 2종의 가격은 각각 4900원으로 시세대비 약 60% 저렴하다. 다이알 비누도 압도적인 대량매입을 통해 약 35% 가격을 낮췄다. 

이처럼 연일 대형마트의 생존 전략이 쏟아져나오는 데는 그만큼 이들이 절박한 상황을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성장 폭이 둔화되는 추세에 접어들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커머스 업체들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위기가 더욱 빨리 찾아오는 모양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2분기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가 적자 전환할 것이라는 분석도 상당하다. 홈플러스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7.59% 감소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대형마트의 위기가 몇몇 업체의 일시적인 부진 때문이 아니라 시장 전체가 장기 침체에 접어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대형마트 판매액은 2조6984억원으로, 소매업태별 판매액 기준 집계를 시작한 지난 201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체질 개선이 첫발을 뗀 단계인 만큼 당장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 “대형마트들이 저마다 자구책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기본적으로는 비효율을 줄이고 선택과 집중을 위한 구조조정 등이 큰 흐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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