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계, ‘잘 키운 자식 하나’에 판매 쏠림현상 심화…스파크·QM6 판매비중 50% 육박
스크롤 이동 상태바
車업계, ‘잘 키운 자식 하나’에 판매 쏠림현상 심화…스파크·QM6 판매비중 50% 육박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9.08.02 1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LPG 차만 바라보는 르노삼성, QM6 의존증 심화 우려…스파크만 잘팔리는 한국지엠, 수익성 딜레마 ‘고심’
쌍용차, 티볼리·렉스턴 스포츠 쌍끌이에 코란도 가세로 판매 쏠림현상 완화 추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은 판매 쏠림현상이 1년새 더욱 심화, 판매 1위 모델인 QM6와 스파크의 비중이 전체 실적의 절반 가까운 수준까지 치솟았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은 판매 쏠림현상이 1년새 더욱 심화, 판매 1위 모델인 QM6와 스파크의 비중이 전체 실적의 절반 가까운 수준까지 치솟았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완성차 후발주자들이 올해 내수 침체로 인해 고전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각 사마다 주력 모델로의 판매 쏠림현상까지 심화되며 브랜드 경쟁력 회복이 더뎌지는 모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한국지엠, 르노삼성 등 3사의 올해 7월 기준 누적 합산 판매량은 15만1823대로, 전년 동기간 대비 5.9% 감소했다. 쌍용차의 누적 판매량이 전년보다 3300여대 가량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의 마이너스 성장이 낙폭을 키웠기 때문이다.

다만 더 큰 문제는 이들 후발주자들 스스로도 소위 잘나가는 모델에만 판매가 집중되는 쏠림 현상이 두드러면서 부실한 판매 구조를 노출, 위기감을 보태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판매 쏠림현상은 단기적으로 인기 모델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다는 점에서 실적 증가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지만, 장기적으로는 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평가를 얻는다. 브랜드 내 비주력 모델들의 수요까지 흡수해 그 의존도를 심화시키는 한편, 해당 주력 모델의 인기가 시들해질 경우 전체 브랜드 경쟁력 약화라는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여서다.

〈시사오늘〉이 완성차 후발주자 3사의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이러한 판매 쏠림현상은 1년새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의 경우 브랜드 내 판매 1위 모델인 QM6와 스파크의 판매 비중이 전체 실적의 절반 가까운 수준까지 치솟았다.

우선 르노삼성은 올해 들어 QM6 의존증이 두드러지고 있다. 르노삼성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4만4814대를 팔았는데 이중 QM6 판매량이 2만1107대를 차지, 그 비중이 47.1%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QM6 판매 비중이 32.2%였음을 감안하면, 1년새 14.9% 포인트가 증가한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가솔린과 LPG 등의 파워트레인 다변화를 앞세운 QM6의 판매가 크게 증가한 영향이 컸다.

상대적으로 회사 실적을 함께 견인해 왔던 쌍두마차 격인 SM6의 판매 부진이 뚜렷해졌고, 가성비를 앞세워 꾸준한 판매량을 유지했 온 SM5가 단종 계획과 함께 판매량이 감소한 점 역시 판매 쏠림현상을 부추겼다. SM6는 1~7월 판매 비중이 지난해 29.3%에서 올해 22.3%로 내려앉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 12.5%의 판매 비중을 차지했던 SM5도 올해 들어서는 그 비중이 5.3%로 떨어졌다.

이렇다보니 르노삼성 브랜드 내 10% 판매 비중을 넘는 모델은 SM6와 QM6 외 전무한 실정이다. 여기에 최근 QM6 LPe 모델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르노삼성은 사실상 올해 남은 기간 하위 모델들의 뒷받침 없이 QM6 LPG 모델로만 승부를 봐야하는 위험 부담을 안고 있다.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한국지엠도 볼륨 모델인 스파크의 판매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확인된다. 한국지엠은 올해 7월 누적 판매량이 전년 동기간 대비 17.8% 줄어든 4만2325대에 그친 가운데, 경차 스파크의 판매 비중이 39.7%에서 45.1%로 올랐다. 쉽게 말해 적게 판데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모델에만 수요가 몰리는 셈이다.

그나마 르노삼성에 비해서는 베스트셀링 모델의 판매 비중 상승 폭이 작은데다, 브랜드 내  판매 점유율 10%를 넘는 모델이 말리부(15.6%→19.2%)와 트랙스(11.6%→17.1%)를 포함해 3개 차종이라는 점에서 판매 쏠림 현상이 덜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올란도와 캡티바, 크루즈 단종으로 인해 이들 모델들이 지난해 차지했던 12.5%의 점유율이 주력 모델들로 분산된 영향을 감안하면 판매 쏠림 현상이 완화됐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도 존재한다.

완성차 후발주자 3사 중에서는 쌍용차의 판매 쏠림 현상이 가장 덜 한 것으로 파악된다. 쌍용차는 3사 중 유일하게 1월~7월 누적 판매량이 지난해 6만1328대에서 올해 6만4657대로 4.5% 증가했으며, 주력 모델들의 판매 비중도 비교적 고르게 나타났다.

이중 지난해 39.7%의 최다 판매 비중을 차지했던 티볼리는 올해 36.7%로 그 수치가 완화됐고, 렉스턴 스포츠(칸 포함)의 비중이 37.8%에서 38.4%로 소폭 오르며 이들 모델을 통한 실적 견인이 이뤄지고 있다.

더욱이 코란도와 G4 렉스턴의 판매 비중도 10%를 넘기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지난해 3.5%의 판매 비중에 그쳤던 코란도는 풀체인지 모델 출시를 통해 브랜드 내 점유율을 12.7%까지 끌어올렸다. G4 렉스턴의 경우에는 판매 비중이 16.1%에서 11.0%로 줄었지만, 10% 선을 유지하며 판매 쏠림현상 완화에 일조하고 있다.

업계는 완성차 후발주자들이 판매 쏠림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 나가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판매 쏠림현상은 소비자들의 다양한 수요를 총족시켜 주지 못해 살만한 차가 없다는 시장의 신호로써, 결국 기업의 경쟁력 약화를 부추길 수 있어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교수는 "마이너 3사의 판매 쏠림이 심화되는 현상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불안정성이 높아져 시장 내 수요에 따른 능동적인 대처를 이루기 어렵고 신차가 나왔을 때도 그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며 "이들 마이너 업체들이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결국 독과점 형태의 현대기아차를 견제하기 어려워져, 왜곡된 시장 구조마저 더욱 고착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