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텔링] 황교안 ‘문재인모델’ 고민하는 진짜 이유는?
[정치텔링] 황교안 ‘문재인모델’ 고민하는 진짜 이유는?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9.08.03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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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력 짧은 정치 리더의 딜레마…안철수도 같은 고민
'정치뿌리' 깊은 YS·DJ, 악재에도 헤게모니 지켜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지난 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일본수출규제대책특위 2차 회의에서 휴가중인 황교안 대표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일본수출규제대책특위 2차 회의에서 휴가중인 황교안 대표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문재인 모델'을 고민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최근 황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어나면서, 내년 총선에서 지난 2016년 민주당의 총선 사례를 도입하려 한다는 내용이다.

문재인 모델은 당시 당 대표였던 문 대통령이, 총선을 앞두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영입해 선거를 치렀던 전략을 지칭한다. 당시 문 대통령은 아예 대표직까지 김 전 위원장에게 내줬다. 새누리당 공천파동이라는 상대의 악재도 있었지만, 결과론적으로 문 대통령은 이 총선에서의 선전을 발판삼아 대권까지 거머쥐었다.

이러한 전략을 벤치마킹하겠다는 황 대표의 발상이 일리 있게 들리는 이유가 있다. 문 대통령과 황 대표가 상대적으로 정치 구력이 짧은 '신인급 리더'였다는 뜻밖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필연적으로 당안팎, 특히 당내로부터 리더십에 대한 비판을 받기 쉽다. 정말로 그런 경향이 있는지, <시사오늘>이 짚어봤다.

#어떤 사례1: 뿌리깊은 정치의 힘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1954년 만 26세의 나이로 제3대 민의원 선거에서 당선됐다. 김대중(DJ) 전 대통령도 1955년 민주당 입당이 본격 정치의 시작이다. 한국 정치사의 시작과 거의 궤적을 함께했다. 두 사람이 대통령에 당선되기까지 약 50 년의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그동안 YS와 DJ는 당의 헤게모니를 거의 놓쳐본 적이 없다. 통추와 같은 신진세력으로부터 '3김 청산'이라는 거센 도전을 받았지만 그 위치는 탄탄했다.

YS의 경우 1975년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영수회담 이후 리더십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기도 했지만, YS는 1979년 신민당 당권경쟁처럼, 불리한 조건에서도 역전승을 통해 당 총재가 됐다. 3당 합당 이후 민정계와의 경쟁에서도 수적 열세를 뒤집고 결국 대선후보가 됐다.

DJ의 경우는 더욱 강고한 당내 리더십을 보였다고도 볼 수 있다. 미국 망명, 대선 불출마 선언과 번복, 정계 은퇴와 번복 등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1997년 대권을 거머쥔다. 

가장 최근의 '베테랑 리더십' 사례를 살펴보면 지난 해 당 대표가 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례가 있다. 7선으로 여권 최다선인 이 대표는, 이번 임기 중에도 몇 차례 구설에 휘말렸지만 그 리더십에 대해 '교체' 수준의 불만은 제기되지 않는 중이다.

#어떤 사례2: 신인급 리더들의 고충

문재인 대통령은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에 당선됐다. 대외적으로는 2012년 대선에서 48%의 표를 받은 거물급 인사였지만, 정당생활은 사실상 2012년 초선 의원이 전부나 다름없는 신인급 인사였다. 당내에서 '대표 문재인'을 향한 끊임없이 '정치력' 논란이 지속됐다.

2015년, 전당대회에서 '정치 9단'이라는 중진 박지원 의원을 꺾고 당 대표에 당선됐지만 결국 안철수 의원을 중심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은 국민의당으로 분당됐으며, 그 상태로 총선을 치르게 됐다. 결국 문 대통령은 '김종인 카드'로 돌파했다. 자신은 일선 후퇴를 한 뒤, 베테랑을 앞에 내세우면서 리더십 리스크를 돌파한 셈이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결국엔 성공하지 못한 사례다. 2011년, 안 전 대표는 출마의사를 밝히지 않았는데도 서울시장 후보로서 지지율이 50%를 넘나들며 '안철수 신드롬'을 일으킨 바 있다. 원내 2석으로 출발해 제1야당과 합치면서 공동대표를 맡는 등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하지만 안 전 대표는, 결국 어느 당에서도 당 대표로서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사퇴했다.

#예외: 베테랑의 고전, 문제는 당적?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최근 리더십 위기에 직면했다. 당권파와 사퇴요구파가 나뉘어 당내 내홍은 좀처럼 진화되지 않고 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도 분당 사태의 중심에 섰다. 두 사람 다 정치구력이 만만찮은 중진들이다. 

다만 두 사람 다 당적이 바뀐 사례가 있다. 손 대표는 자유한국당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민주자유당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전신 대통합민주신당으로 당적을 옮긴 바 있다. 이후 국민의당 상임고문을 맡았다가 바른미래당 대표가 됐다. 정 대표도 민주당에서 탈당, 복당한 전력이 있으며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해 국민의당으로 향했다가, 바른미래당 출범 당시 다시 민주평화당을 창당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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