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손학규와 정동영으로는 ‘안 돼’vs ‘돼’…치킨 싸움의 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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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손학규와 정동영으로는 ‘안 돼’vs ‘돼’…치킨 싸움의 끝은?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9.08.06 0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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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당권파vs개혁보수
민주평화당 당권파vs대안정치연대
헤게모니 쟁탈전이 안갯속인 이유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각각 자강론을 강조하며 당 대표 퇴진을 요구하는 당 내 목소리를 일축하며 요지부동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뉴시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각각 자강론을 강조하며 당 대표 퇴진을 요구하는 당 내 목소리를 일축하며 요지부동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뉴시스

 

‘이대로는 내년 총선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도, 민주평화당 비당권파도 지금 상태로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목소리로 변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 시작점은 당 대표 사퇴에 있다. 지도부 교체가 전제돼야 당을 혁신할 수도, 정계개편을 재구성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5일 당 혁신위 원회가 마련한 21대 총선 승리를 위한 지도부 비전 공개 검증에 참석해 “당 혁신의 첫걸음으로 지도체제의 변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총선에서 메신저의 역할이 변화되지 않으면 어떤 감동도 줄 수 없다”며 “손학규 대표가 내려놓는 것이 승리하는 길”이라고 제시했다.

민주평화당의 비당권파에서 만든 대안정치연대 역시 정동영 대표와 지도부의 총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대안정치연대에는 가나다 순으로 김종회, 박지원, 유성엽, 윤영일, 이용주, 장병완, 장정숙, 정인화, 천정배, 최경환 의원이 포함돼있다.

대안정치연대는 이날도 당을 향해 특단의 대책안을 제시했다. 이들은 “민평당은 창당 이후 1년 반 동안 1∼3%에 불과한 지지율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한국정치를 재구성할 수 있는 신당 추진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또 그러려면 지도부가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요지부동하기로 서로 약속이나 한 듯 꿈쩍 않고 있다.

손 대표는 같은 날 당 최고위원회에서 바른미래당이야말로 다당제의 초석이라며,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도 끝까지 지키겠다고 핏대를 올렸다.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과도 정치적 이득을 위해 합당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작심한 듯 유승민 전 공동대표, 이혜훈 의원을 겨냥해 “바른미래당을 자유한국당에 갖다 바치려는 분들이 있다면 일찌감치 포기하시라”고 했다. 그렇지만 유 전 대표는 손 대표의 발언에 사실이 아니라며 허위사실로 자신을 비난한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사과를 요구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앞서 손 대표 측근인 주대환 전 혁신위원장은 전날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손 대표의 퇴진을 목표로 당을 흔드는 검은 세력은 유 전 대표, 이 의원이라고 폭로한 바 있다.

일련의 내홍이 커지면서 손 대표는 이들 바른정당계 의원들을 상대로 한발 나아가 ‘갈 사람은 가라’며 등을 떠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이번 최고위에서도 “양당제가 현실이라고 생각하는 분들, 1번이나 2번 아니면 출마하지 못하겠다고 하는 분들이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 그 양당으로 돌아가실 것을 권한다”고 했다.

정 대표 역시 자강론을 힘줘 말했다. 그는 당일(5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통해 여론조사만으로 민주평화당의 존재이유를 평가할 수 없다며 민평당의 호남 지지율은 과거 국민의당 시절보다 월등히 높다고 강변했다. 이어 당 내 분열은 곧 극복될 거라며 좌고우면 않고 확고한 다당제를 추동하고, 개혁야당이 돼 민주당의 대체정당으로 우뚝 일어서겠다고 했다.
 
두 대표는 이처럼 비당권파와의 치킨 게임에서 일말의 물러설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버티기로 치면 비당권파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계의 한 의원실 측은  <시사오늘>과의 통화(5일)에서 “손 대표가 물러날 것 같지도 않고, 우리도 탈당할 형편이 못 된다”며 “총선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기까지 헤게모니 싸움은 계속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민주평화당 내 비당권파 측 의원실 관계자도 “당장 탈당해 대안정치연대 중심으로 신당을 만들기보다 정 대표가 물러날 때까지 기다릴 듯 하다”며 “당분간 힘겨루기는 지속될 것”이라고 가늠했다.

결국 팽팽한 주도권 쟁탈전이 되풀이될 경우 두 당의 앞날 또한 특단의 변화를 맞기란 쉽지 않을 거라는 게 전문가의 관측이다. 총선을 앞두고 뾰족한 수가 없이 이대로 지지부진한 모양새가 유지될 수 있다는 견해이다.

당장 바른미래당 경우만 놓고도 그렇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관련 통화에서 바른미래당의 속성과 2020년 총선의 공천 문제 등이 겹쳐 현 체제 그대로 유지될 수도 있다고 봤다. 그는 “바른정당계가 개혁보수의 대표주자들인데, 손 대표가 이들을 제외하고 중도통합당을 표방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쉽게 당 밖으로 내몰 수 없는 점을 우선 들었다. 또 바른정당계에 대해서도 “선택지가 없는 것이 문제”라며 탈당의 여지 또한 여의치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 교수는 “앞으로 한국당 내부에서조차 황교안 당 대표의 자기 사람 채우기 등을 비롯해 가뜩이나 공천 과정이 시끄러워질 수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바른정당계의 자리가 쉽게 만들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때문에 양자 모두 출구전략을 만들지 못한 채 총선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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