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지지율 업고 발빠른 행보…진보진영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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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지지율 업고 발빠른 행보…진보진영 속내는?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1.08.18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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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민주진보통합 위해 박차…연합정당 성사까지 산 넘어 산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최신형 기자]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최근 연합정당식 대통합론을 주장하며 정가의 비상한 관심을 모은 문 이사장은 17일 국회에서 ‘혁신과 통합(가칭)’이라는 모임에 참석, 본 조직 창립을 위한 실무 준비에 들어갔다.

문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기존의 연대를 통한 단일화 방식으로는 시너지 효과가 부족하다. 연대는 승리를 위한 완전한 방식이 아니라는 교훈을 얻었다”며 “(혁신과 통합 제안자 모임은) 통합 논의의 촉매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 입문 전이지만, 외곽에서 시민사회단체 등과 함께 야권통합논의를 주도하겠다는 속내로 보인다.

특히 문 이사장의 정치적 스킨십 강화가 지지율 상승과 맞물려 일어나자, 야권 내부에서는 문재인 대망론 등이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기존의 야권잠룡인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정세균 최고위원,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등을 압도하며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맞수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일종의 낙관론이다.

실제로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의 8월 둘째 주 조사 결과를 보면, 문 이사장은 전(前)주 대비 1.9% 상승한 11.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반면 손학규 대표와 유시민 대표는 각각 9.9%와 6.3%에 그쳤다.

▲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앞줄 가운데)이 17일 국회에서 ‘혁신과 통합(가칭)’이라는 모임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문 이사장의 지지율이 지난 7월 첫째 주부터 8월 둘째 주까지 단 한 번도 하락한 점이 없다는 점은 눈여겨 볼 대목이다. 그의 지지율은 7월 첫째 주 6.5%를 시작으로, 6.7%→7.1%→8.2%→9.8→11.7%를 기록하며 가파른 상승 추세를 보였다. 야권성향 유권자들의 지지가 문 이사장에게 조금씩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 방증된 셈이다.

그러나 문 이사장이 야권대통합의 역할론을 넘어 박근혜 대항마로 서기까지는 적잖은 난제가 쌓여있다. 일단 야권대통합의 현실 가능성이다. 문 이사장은 야권통합과 관련, 연합정당을 통한 민주진보통합이라는 해답을 내놓았다. 일종의 정파등록제를 통해 야권단일정당 안에 ‘민주파 민노파 진보파 국민참여파’ 등을 등록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연합정당식 통합론은 문성근 국민의 명령 대표나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 주장한 야권단일정당론과 일맥상통한다. 정파등록제를 통한 연합정당은 그간 시민사회단체 내부에서 논의됐던 사안이고, 민주당 내부에서도 김부겸 의원이나 이인영 최고위원 등이 주장한 바 있다. 달리 말하면, 전혀 새로운 방식이 아니라는 얘기다.

또한 문 이사장은 야권대통합과 관련해 시너지 효과 부족을 언급하며 “연대는 승리를 위한 완전한 방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 이사장이 연합정당론의 명분을 반(反)MB연대에 국한시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야권연대=반MB연대’의 등식화를 놓고 정치공학적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정권은 바뀔 수 있으나, 민중들의 삶의 변화는 요원하다는 것이 비판의 골자다. 지난해 7·28 재보선을 계기로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이 가치중심의 연대를 앞세우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참여정부 시절 민노당 부대변인을 지냈던 현 진보신당 관계자는 기자에게 “참여정부가 한미 FTA를 추진할 당시 대통령비서실 실장이었던 문재인 이사장은 (한미 FTA와 관련해) 노무현 대통령과의 정책적 차별화를 갖지 못했다”고 전했다.

진보대통합 과정에서 한미 FTA 등 신자유주의 정책을 놓고 통합 범위의 선을 긋고 있는 진보진영이 문 이사장에게도 같은 잣대를 적용할 수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진보진영이 야권대통합을 비토할 경우 문 이사장이 주장한 ‘민주진보연합정당’은 사실상 난관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결국 문 이사장이 역할론을 넘어 대망론으로 가기 위해선 ‘문재인만의 정책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한편 문 이사장은 18일 서울 동작동 현충원에서 열린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2주기 추모식에 참석하며 본격적인 정치행보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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