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의 窓] 솔개와 인생 후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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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의 窓] 솔개와 인생 후반전
  • 김웅식 기자
  • 승인 2019.08.0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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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웅식 기자]

솔개는 40년 정도 살고 나면 부리와 발톱이 무디어지므로 더 이상 먹이 사냥을 할 수 없게 된다. 이때 솔개는 절벽으로 몸을 던져 무딘 부리를 없애고 새로운 부리가 나오길 기다린다. 우리네 삶도 어느 시기엔 솔개처럼 자기 혁신을 위한 삶의 전환이 필요하다. ⓒ인터넷커뮤니티
솔개는 40년 정도 살고 나면 부리와 발톱이 무디어지므로 더 이상 먹이 사냥을 할 수 없게 된다. 이때 솔개는 절벽으로 몸을 던져 무딘 부리를 없애고 새로운 부리가 나오길 기다린다. 우리네 삶도 어느 시기엔 솔개처럼 자기 혁신을 위한 삶의 전환이 필요하다. ⓒ인터넷커뮤니티

‘돈을 많이 버는 일’을 선택한 사람보다 ‘좋아하는 일’을 택한 사람이 백만장자가 될 확률이 100배나 높다고 한다. 돈을 많이 벌면 윤택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돈만으로는 행복할 수 없다는 걸 반백 년 살고 난 지금에야 깨닫는다. 

솔개는 70년 정도의 수명을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솔개가 이렇게 오래 살 수 있는 것은 다시 태어나는 과정이 있기 때문이다. 솔개는 40년 정도 살고 나면 부리와 발톱이 무디어지므로 더 이상 먹이 사냥을 할 수 없게 된다. 이때 솔개는 절벽으로 몸을 던져 무딘 부리를 없애고 새로운 부리가 나오길 기다린다. 그리고 새로 자란 부리로 이번에는 자신의 발톱을 하나 하나 뽑는다. 이런 아픔과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 또 하나의 부리와 발톱이 탄생하는 것이다. 

우리네 삶도 어느 시기엔 솔개처럼 자기 혁신을 위한 삶의 전환이 필요하다. 내 안에서 가치관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은 타성에 젖은 삶에서 주체적인 삶의 방식으로 인생을 설계해야 한다는 뜻도 된다. 인생 100세 시대에 인생 후반전 30~40년을 행복하게 보내야 하는 건 피할 수 없는 일이 됐다.  

아무리 생각하고 머리를 짜내도 해답을 찾기 힘들 때는 책을 찾는다. ‘책은 도끼’라 하지 않는가. 책을 읽으면 새로운 깨침을 얻을 수 있어 좋다. 인생 후반전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나에게 있어 인생 후반전은 또 다른 도약을 꿈꿀 수 있는 터닝 포인트가 된다.  

호서대 설립자 故 강석규 선생은 ‘어떤 자세로 삶을 살 것인가’에 대한 소중한 가르침을 주고 있다. 다음은 그가 95세 때 쓴 수기 내용이다.  

‘나는 젊었을 때 정말 열심히 일했다. 그 결과 나는 실력을 인정받았고 존경을 받았다. 그 덕에 65세 때 당당한 은퇴를 할 수 있었다. 그런  내가 30년 후인 95살 생일 때, 얼마나 후회의 눈물을 흘렸는지 모른다. 나는 퇴직 후 ‘이제 다 살았다. 남은 인생은 그냥 덤’이라는 생각으로 그저 고통 없이 죽기만을 기다렸다. 덧없고 희망이 없는 삶, 그런 삶을 무려 30년이나 살았다. 30년의 시간은 지금 내 나이 95세로 보면 3분의 1에 해당하는 기나긴 시간이다. 이제 나는 하고 싶었던 어학공부를 시작하려 한다. 그 이유는 단 한 가지, 10년 후 맞이하게 될 105번째 생일날 95살 때 왜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았는지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다.’

할 수 있는 일을 한정하지는 않으련다. 다만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었으면 좋겠다. 좋아하는 일을 해야 행복하다. 먼 훗날 새벽녘에 일어나 찬물로 잠을 쫓고, ‘도끼’ 같은 책 속 명문(名文)을 탐독하며 글 쓰는 모습을 상상해 보면 행복해진다.   

담당업무 : 논설위원으로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2004년 <시사문단> 수필 신인상
좌우명 : 안 되면 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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