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평화당 분당이 낳은 정치지형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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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평화당 분당이 낳은 정치지형 변화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9.08.12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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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지지기반 굳히기·불편한 선거제개편 휘청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병묵 기자]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민주평화당 내 탈당파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 유성엽 의원이 민주평화당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용주, 박지원, 장병완, 장정숙, 유성엽, 천정배, 김종회, 최경환, 윤영일 의원. ⓒ뉴시스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민주평화당 내 탈당파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 유성엽 의원이 민주평화당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용주, 박지원, 장병완, 장정숙, 유성엽, 천정배, 김종회, 최경환, 윤영일 의원. ⓒ뉴시스

민주평화당이 12일 결국 분당수순을 밟으면서, 더불어민주당은 내색은 하지 않고 있지만 안팎으로 나쁘지 않은 분위기다. 호남의 지지기반은 더욱 강고해질 전망이고, 패스트트랙이 뜻밖의 암초로 휘청이는 것도 나쁜 상황은 아니다.

호남 지지기반 굳히기

"(탈당파에 대해)뭐 하는 짓인지 모르겠습니다. 호남에서 민평당 지지율이 반등할 가능성은 없습니다. 탈당파는 더 바닥입니다. 전 (민주당으로) 돌아갑니다."

전북지역에서 민평당에 몸 담고 있던 한 인사가 지난 1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들려준 이야기다. 그는 자신 말고도 민주당에 복당할 이들이 전북지역에 아직 많다고 귀띔했다.

전북만이 아니다. 광주 정가의 한 핵심관계자도 같은 날 통화에서 "더 이상 김대중(DJ) 전 대통령 이름을 파는 것도 통하지 않는다. 다시 민주당"이라고 말했다.

이미 호남에서 승기를 잡았던 민주당은 오히려 민평당과 선 긋기에 나섰다. 국민의당 출신이라고 할 수 있는 무소속 이용호·손금주 의원의 복당을 불허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번 민평당 분당사태는 민주당에 있어서는 '굳히기'나 다름없다.

민주당 광주도당의 한 당직자는 12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애초에 민평당은 경쟁상대도 아니었다"면서도 "새로 호남당 창당을 노리고 있다고 하는데, 오히려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심 안내키던 선거제개편 휘청

민평당 분당사태는 선거제 개편이 걸린 패스트트랙도 흔들고 있다. 선거제 개편을 강하게 주장해온 정동영 대표와 달리, 탈당파는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선거제 개편에 부정적이다. 더이상 민평당은 당론으로 이들을 움직일 수 없을 뿐더러, 사법개혁특위 간사인 박지원 의원도 탈당하면서 사실상 연결고리는 거의 끊겨나간 셈이다.

어차피 민주당은 패스트트랙에 태운 연동형 비례대표제로의 선거제 개편에 대해, 민평당이나 정의당만큼 적극적이지 않았다. 현행 선거제로도 큰 문제가 최근 정치개혁특위 위원장을 놓고 정의당과 갈등을 벌인 바 있는 민주당이다. 

야권 정계의 한 소식통은 지난 10일 기자와 만나 "민주당과 한국당에겐 선거제가 개편 안되는 쪽이 나은 것이 당연하다"면서 "민주당은 사실상 다른 걸 (패스트트랙에) 태우기 위해 선거제를 받은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민주당은 오히려 선거제 개편이 실패해도 책임을 피할 수 있어 쾌재를 부르고 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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