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B 예타 통과, 긍정하기 어려운 3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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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B 예타 통과, 긍정하기 어려운 3가지 이유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9.08.22 15:47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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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적자 불보듯’ 예정대로 추진되기 어려워…총선용 대책 의구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GTX(광역급행철도)-B노선이 지난 21일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GTX-B는 인천 송도에서 여의도~용산~서울역~청량리를 거쳐 경기 남양주 마석까지 급행철도를 놓는 사업으로 총 5조7351억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2022년 착공, 2027년 개통을 목표로 민자적격성 심사 등 남은 절차를 서두르겠다는 방침이다. 송도국제도시, 별내신도시 등 GTX-B 수혜가 예상되는 지역 주민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이번 사업이 공공의 이익에 도움이 될진 의문이 든다.

우선, 사업 자체가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GTX-B는 2014년 KDI한국개발연구원의 예타 조사에서 사업성이 너무 떨어진다는 이유로 반려된 사업이다. 당시 GTX-B는 경제성 지표인 B/C(비용 대 편익 비율) 0.33을 받은 바 있다. 쉽게 풀이하면 1조 원의 비용을 투자했을 때 사회에 돌아오는 이익은 3300억 원에 그친다는 의미다. 그런데 불과 5년 만에 재실시된 예타에서는 사업성이 충분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도대체 그간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일단 노선을 늘렸다. 정부는 송도~청량리로 계획된 GTX-B를 남양주 마석까지 노선을 연장해 사업을 재수립했다. 이중 망우~마석 구간은 기존에 깔린 경춘선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꾸며 비용을 절감했다. 또한 최근에는 GTX-B노선 인근에 위치한 인천 계양, 남양주 왕숙 등 지역에 3기 신도시를 조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결국 노선 수요를 자의적으로 늘리고, 3기 신도시까지 끼워넣어 사업 경제성을 확보한 셈이다. 시쳇말로 '어거지'다.

문제는 그럼에도 턱걸이로 예타를 통과했다는 것이다. 국가재정법상 대규모 국책사업은 예타 조사에서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이 1을 넘거나, AHP(국토균형발전 등 종합평가 수치)가 0.5 이상이면 사업을 추진하기 충분한 타당성을 확보한 것으로 간주한다. 이번 예타 조사에서 GTX-B는 3기 신도시 반영 시 B/C 1.0·AHP 0.540, 3기 신도시 미반영 시 B/C 0.97·AHP 0.516으로 집계됐다. 예타를 통과시키기 위해 이것저것 끼워 넣고도 간신히 경제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GTX-B는 민자사업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데, 과연 어떤 민간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익성이 낮은 사업에 참여할까. 그것도 항상 뒷말이 나오기 마련인 대규모 국책사업을 추진함에 따른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말이다. 3기 신도시 성공에 대한 확신도 없다. 경제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는 GTX-A조차 무늬만 착공식을 진행한 뒤 첫 삽을 뜨지 못한 상황에서, 적자가 불을 보듯 뻔한 GTX-B가 예정대로 추진되긴 어려워 보인다. 이제라도 무리수를 거두는 게 더 공익적인 판단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또한 GTX-B는 국토균형발전에 역행하는 처사이기도 하다. 현재 문재인 정부가 속도를 내고 있는 GTX-A·B·C 사업은 수혜 지역 주민들의 교통환경과 생활여건에는 분명 도움이 되겠지만 서울 집중현상을 가속화시킨다는 부작용을 안고 있다. 수도권 외곽 지역까지 서울 통근성을 높임으로써, 이른바 '메가 서울'의 탄생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서울·수도권 내 인구 과밀화가 심화돼 GTX가 완성되고도 그 이상의 대규모 사업이 또다시 추진돼야 하며, 지방의 소멸은 저출산·고령화와 맞물려 더욱 빠르게 진행될 공산이 크다.

특히 GTX-B는 정부에서도 국토균형발전 저해를 우려해 서울 강남권을 지나지 않도록 설계하기 위해 노력한 노선이다. 그러나 3기 신도시를 끼워 넣어 예타를 통과시키면서 정부의 이 같은 노력은 공염불이 됐다. 국토부는 인천 계양과 남양주 왕숙을 3기 신도시로 지정하면서 이들 도시를 1·2기 신도시와 달리, 자족할 수 있는 도시로 키우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런데 아직 조성조차 되지 않은 계양과 왕숙을 GTX-B 예타 통과를 위한 수단으로 삼은 건, 3기 신도시를 또 다른 베드타운으로 만들겠다는 의미와 다를 게 없어 보인다.

국토부는 GTX-B 예타 통과 소식을 전하면서 "교통여건이 열악한 수도권 동북부 지역과 수도권 서부 지역의 서울 도심 접근성과 교통혼잡 문제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다. 특히 3기 신도시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 정책은 백년지대계다. 국가의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를 설계하는 방향으로 일을 추진해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의 시급한 문제가 수도권 교통혼잡인지, 서울-지방 양극화 현상인지, 그리고 무엇을 우선순위로 둬야 하는지 되묻고 싶다.

GTX-B를 긍정하기 어려운 마지막 이유는 타이밍이다. 문재인 정부는 최근 들어 갑작스럽게 대규모 토목사업 추진에 혈안이 된 모양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4일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올해 하반기 중 공공임대 건설 5조1000억 원, 도로 5조9000억 원, 철도 5조2000억 원 등 총 16조5000억 원 규모의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을 신속하게 집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리고 일주일 뒤 GTX-B 예타 통과가 이뤄졌고, 22일에는 3조3465억 원 규모의 신안산선 복선전철 실시계획까지 승인됐다.

'토건의 황제' MB(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림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인데, 시기가 참 미묘하다. 정부여당은 8·9 개각 이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실시해 22일 공개한 국정 지지율 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는 전주 대비 2.7%p 하락한 46.7%, 부정평가는 2.9%p 상승한 49.2%로 나타났다. 해당 기관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선 건 9주 만이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정당 지지도(38.3%) 역시 6주 만에 30%대로 내려앉았다(인용한 여론조사는 지난 19~21일 전국 성인 1507명이 응답을 완료,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p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와 중앙선거 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차기 총선은 불과 8개월 앞으로 다가왔는데 정부와 여당의 지지도가 동반 하락하고 있는 상황, 이런 가운데 국민들의 마음을 다시 사로잡을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삼척동자도 알고, 며느리도 안다. 그렇게 시작된 일 중 아무런 잡음 없이 제대로 마무리된 사례는 찾기 어렵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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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철함 2019-08-23 04:59:38
우수한 기자님에 냉철한 분석력 ! 쇼만 좋아하는 현정권의 어거지로 여러 국민 우롱하는 개엿같은 나라

장민기 2019-08-23 01:35:44
실질적으로 B노선이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노선입니다.
낙후된 인천300만 광역시가 다른곳 다있는 GTX.KTX 하나 없다는게 말이 되는지?

투윈맘 2019-08-23 00:25:59
인구 300만에 그정도 투자도 안합니까? 항만에 공항에 ...|
인국 25만 거제도는 5조짜리 잘도 예타 면제 하더구만...ㅁ
지금 뭔 소리 하십니까? 경제성이 문제가 아닙니다.
편도 2시간 왕복 4시간 출퇴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러시면 안되지요
도대체 누구를 위한 언론이란 말입니까?

zzz 2019-08-22 19:23:32
좋은기사 잘 봤습니다. 결론은 GTX-B노선은 수익이 안나는 노선이므로 그쪽에 사는 개돼지들에게 교통을 줄 필요 없고, 무조건 수익성이 나는 강남으로 노선을 설정해서 강남만 발전시키고 국토균형발전은 개나줘라 이거네요

박영철 2019-08-22 18:33:30
시사인 이름 비스무리 지은 회사네요
사명감도 비스무리 하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