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로 달려가는 김문수…왜?
극우로 달려가는 김문수…왜?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9.08.22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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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체제 지지율 하락세…대안 노리는 김문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뉴시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뉴시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보수 통합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 참석,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막말’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김 전 지사가 ‘도를 넘었다’며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김 전 지사의 발언을 전략적 행보로 보기도 한다. 당 지지율 하락으로 황교안 대표 체제에 균열이 생기자, 김 전 지사가 ‘태극기부대’로 대표되는 극우(極右) 세력의 대안(代案)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자극적 언어를 동원한다는 해석이다.

“김무성, 천 년 이상 박근혜 저주 받을 것”

김 전 지사는 지난 20일 자유한국당 김무성·정진석 의원이 주최한 ‘대한민국 미래와 보수통합 토론회’에 연사로 나서 “한국당이 정신이 빠졌다. 나라를 지금 빨갱이한테 다 넘겨줬다”며 “우리가 탄핵해서 넘겨준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는 저보다 더 깨끗한 사람이다. 박근혜를 뇌물죄로 구속하는데 분노하지 않는 그런 국회의원이 대한민국 국회의원 자격이 있나”라면서 “제 친구인 김무성에게도 ‘당신은 앞으로 천 년 이상 박근혜의 저주를 받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과 관련해서도 “다스 가지고 무슨 이명박 대통령을 구속하나. 그러면 문재인 이분은 당장 총살감”이라고 역설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무죄를 주장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원색적 비난을 퍼부은 것이다.

이러자 곧바로 비판이 나왔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2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어떻게 하다가 저기까지 가셨는지 저는 참 이해하기 어렵다”며 “계속 극우적으로 가는 모습을 볼 때 안타깝고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꼬집었다.

홍준표 전 대표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문수가 김무성 의원을 면전에서 저주하는 걸 보고 김문수도 손학규처럼 저렇게 망가지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때는 제가 쓴 책에서 영혼이 맑은 남자 김문수라고 극찬을 했던 사람인데 갑자기 왜 저렇게 돌변했는지 참 안타깝다”고 했다.

같은 날 <시사오늘>과 만난 한국당 관계자 역시 “조금 잠잠해졌다 싶으면 또 이런 발언이 나오고, 문재인 정부에 실망해서 중도층이 좀 온다 싶으면 또 이런 발언이 나오고 해서 답답하다”며 “이런 감정적 발언은 당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걸 아셨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흔들리는 황교안 리더십…친박의 ‘대안’ 노리나

하지만 김 전 지사의 행보가 치밀한 계산에 따른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보수 진영 내 차기 대권 후보 0순위로 꼽히던 황 대표가 좀처럼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신이 ‘보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YTN 의뢰로 <리얼미터>가 12~14일, 16일 수행해 19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당 지지율은 29.4%에 그쳤다. 더불어민주당(40.6%)과의 차이는 11.2%포인트에 달했다. 황 대표 체제가 수립된 후에도, 좀처럼 과거 지지율을 회복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러다 보니 자연히 황 대표 지지율도 떨어지고 있다. <오마이뉴스> 의뢰로 <리얼미터>가 7월 29일부터 8월 2일까지 실시해 6일 내놓은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 결과를 보면, 황 대표 지지율은 19.6%까지 하락해 1위 이낙연 국무총리(25.0%)와의 차이가 5.4%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추세 변화는 황 대표에게 더 뼈아프다. 2·27 전당대회로 당권을 잡은 황 대표는 3월 조사에서 21.2%, 4월 22.2%, 5월 22.4%를 기록하며 1위를 내달렸지만, 6월 조사에서 20.0%로 하락, 2위로 주저앉더니 7월에는 19.6%까지 내려왔다. 각종 논란에 휩싸이면서, 황 대표의 가장 큰 무기라고 할 수 있는 지지율마저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 같은 빈틈을 김 전 지사가 파고들려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황 대표 지지율 하락세가 멈추지 않을 경우 한국당은 대안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한국당 ‘최대 주주’인 친박(親朴)계가 김 전 지사를 ‘포스트 황교안’으로 낙점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앞선 조사에서 황 대표를 제외하면 지지율 3%를 넘는 보수 후보가 친박이 ‘배신자’로 부르는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시켰던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밖에 없었다는 점은 이 시나리오에 힘을 싣는다.

이에 대해 21일 <시사오늘>과 만난 정치권 관계자는 “김 전 지사가 저러는 건 친박을 향해 ‘황교안이 시원찮으면 나도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면서 “어떻게 보면 한국당에서 친박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발언”이라고 해석했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자유한국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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