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닛산 철수설, 진실은?…수입차 업계 “가능성 낮아” 한목소리

2019-09-10     장대한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한국닛산

한국닛산 철수설이 수입차 시장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업계 내부에서는 그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내다보는 분위기다. 이러한 배경에는 한국닛산이 추측성 보도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으며, 내부 정보에 민감한 딜러사들과의 내홍도 당장은 불거지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닛산은 최근 외신 등을 통해 불거진 국내 시장 철수설과 관련, "일련의 추측성 보도들에 대해서는 무대응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즈는 지난 6일자로 일본 닛산자동차가 지난달 1만2000여 명 인력을 감축하는 글로벌 구조조정 계획과 더불어,  그 일환으로 한국 시장 철수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음을 보도하며 철수설에 불을 지폈다. 그러면서 "닛산은 이미 몇달 전부터 한국 시장 철수를 검토해 왔으며, 최근 할인 관계 악화 여파로 인해 철수 논의에 속도가 붙고 있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 닛산·인피티니 차주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차주들은 차량 A/S은 물론 남은 보증 혜택 처리와 중고차 가격 폭락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더욱이 철수설이 불거진 기업들의 경우 브랜드 이미지 악화와 고객 이탈 등을 우려해 적극 해명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한국닛산이 일절 함구하고 있는 상황도 이를 부채질하고 있다.

다만 수입차 업계는 한국닛산의 시장 철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일본 불매운동으로 인한 판매 감소가 본격화된 게 불과 한두달 밖에 되지 않았음을 고려하면, 조금 더 상황이 지켜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한국닛산이 철수 여부를 명확히 내비치지 않아 의혹이 증폭되고는 있지만, 외신을 타고 흘러들어온 정보라 말 그대로 추측성 기사로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사전에 어느 정도 준비된 다음 철수를 발표하는 게 순서인데, 이러한 움직임도 없이 외신發 뉴스로 철수한다고 하면 과장됐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한국닛산이 현실적으로 시장 철수를 선택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힌국닛산 지사만을 정리하면 끝나는 게 아니라 딜러사들과 고객들에 대한 사후 대비책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철수설의 신호는 밀접한 사업 관계를 맺고 있는 딜러사로부터 나올 수 밖에 없다"며 "다만 지금 상황을 보면 큰 트러블이 생기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본사 차원에서야 수익성 악화를 핑계대는 데 여러 요인들 중 하나로 한국시장을 거론한 것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교수도 비슷한 입장을 내비쳤다. 김 교수는 "폭스바겐도 디젤게이트 당시 1~2년 손가락을 빨았지만 지금의 다시 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닛산도 한 두달 사이 판매 감소에 따른 철수를 선언하기에는 이른 시점으로 보인다. 철수설에 대해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것 역시 근거없는 논란에 대응하면 논란만 증폭시킬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일각에서는 한국닛산의 철수설이 본사 경영 악화를 고려할 때 전혀 배제할 수 없어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출시한 주력 모델 신형 알티마가 불매운동 여파로 고꾸라진게 일종의 철수설 트리거 역할을 했을 수 있다"며 "계속되는 경영난에 팔 만한 차종도 없고, 허성중 사장을 비롯한 맨파워도 다소 떨어지는 만큼 철수 가능성은 반반으로 보는 게 맞다"고 시사했다.

한편 한국닛산 허성중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은 철수설이 불거진 현 상황에서 10일 오후부터 16일까지 추석 휴가를 떠난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두고 무책임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철수가 없다는 내부 분위기를 방증하는 것 아니겠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