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語文 단상] 헷갈리는 말 올바로 쓰기…한참 한창/결재 결제

2019-10-10     김웅식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웅식 기자]

한참이나

‘한참’과 ‘한창’은 서로 헷갈리기 쉬운 낱말입니다. 발음과 표기가 많이 닮아 있는데, 의미까지 비슷한 데가 있기 때문입니다. 

한참은 명사로서 ‘시간이 상당히 지난 동안’을 뜻합니다. 이에 비해 한창은 명사로서는 ‘가장 성하고 활기가 있을 때’를 뜻하고, 부사로서는 ‘가장 활기 있게’를 뜻하거나 ‘가장 왕성한 모양’을 가리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그는 한참 자고 일어나서는 또 술을 찾는 것이었다. / 밥을 먹다 나간 영미가 한참 만에 울면서 들어왔어요.’ 여기서 한참은 ‘잠잔 동안이 상당함’, ‘나간 동안이 상당함’을 의미합니다. 

‘지금은 모심기가 한창이다. / 아이들이 한창 재미있게 놀기 시작했어요.’ 앞 문장에서 한창은 명사로서 ‘가장 활발한 시기’를 뜻하고, 뒤 문장에서 한창은 부사로서 ‘가장, 아주’의 의미를 더해주고 있습니다.

헷갈려 잘못 쓰는 낱말을 더 들어 보겠습니다. 결재(決裁)는 ‘제출한 안건을 윗사람이 허가하거나 승인함’을 뜻합니다. 재가(裁可)라고도 합니다. 결제(決濟)는 ‘돈 거래’와 관련이 있습니다. ‘부장님, 이번에는 꼭 결재해 주시기 바랍니다. / 부장님, 이번에는 꼭 결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두 문장 모두 가능하지만 의미는 다릅니다. 앞 문장은 어떤 안건을 승인해 달라는 뜻이며, 뒤 문장은 돈을 계산해 달라는 뜻입니다. 

홀몸은 ‘배우자가 없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한자로는 독신(獨身)이 그와 같은 뜻을 나타냅니다. 간혹 임신부를 보고 “홀몸도 아닌데 조심해야지”라고 말하는 때가 있는데, 이 경우에는 “홑몸도 아닌데 조심해야지”처럼 써야 합니다. 홑몸은 ‘아이를 배지 않은 몸’을 나타냅니다.
 
예전 시골에서 식혜(食醯)는 여름은 여름대로, 겨울은 겨울대로 즐겨 마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서울생활을 하면서 생선으로 만든 식해(食醢)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처음에는 쌀로 만든 식혜만 있는 줄 알았기에 생선으로 그런 음식을 만든다는 말을 들었을 때 어리둥절해하기도 했습니다. 

둘은 음식이 다를 뿐만 아니라 이름도 다릅니다. 일반에서 흔히 먹는 쌀(지에밥)과 엿기름으로 만든 음식은 식혜이고, 생선과 소금, 흰밥으로 만든 음식은 식해입니다. 혜(醯)는 ‘단 것’을 뜻하고, 해(醢)는 ‘젓갈’을 뜻합니다. 식해는 생선이 주재료가 되므로 어해라고도 하며, 우리 토박이말로는 생선젓이라 합니다. 

*참고: 리의도 <올바른 우리말 사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