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샤인 금융인, 조용병①] ‘1등 금융 DNA’ 심고 ‘일류신한’ 꿈꾸는 35년 신한맨

취임 후 던진 M&A 승부수 적중…'1등 신한' 시대 열어 혁신금융 내세워 ‘亞 리딩뱅크’ 넘어 글로벌 신한 야심

2019-10-25     김병묵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병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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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계는 신한의 시대다. 신한금융지주가 3분기에도 실적 1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 가이드〉는 신한금융지주가 오는 25일 있을 실적 발표에서 KB금융지주를 약 90억 원 앞설 것으로 예상했다. 1,2분기 1위에 이어, 2019년 금융업계의 왕관은 사실상 신한에 돌아갔다.

자연히 신한금융지주를 이끄는 조용병 회장에게도 시선이 쏠린다. 조 회장은 신한을 어떻게 업계의 선두로 이끌었을까.

조 회장은 1984년 신한은행에 입사했다. 35년 간 신한그룹에만 몸담은 '원 컴퍼니 맨'이며,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이다. 1998년 성남시 미금동 지점장부터 2007년 뉴욕지점장, 2010년 경영지원그룹 전무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끝에 2015년 신한은행장이 됐다. 2년 후엔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그룹 전체를 이끄는 금융지주 회장 자리에 올랐다. 2017년 당시 신한그룹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조 회장에 대해 "대표이사 회장으로서 요구되는 통찰력, 조직관리 역량, 도덕성 등을 고루 갖춘 인사"라고 추천사를 썼다.

취임 후 던진 M&A 승부수 적중…신한 시대 열어

조 회장 취임 당시 신한금융그룹은 KB금융그룹과 업계 1,2위를 다투는 어깨싸움 중이었다. 큰 차이는 아니었지만 KB금융그룹에 리딩뱅크 자리를 내줬다. 이에 조 회장이 역전을 위해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조직 정비였다.

신한그룹은 조 회장의 지휘 아래 2017년 7월, 금융투자, 생명, 캐피탈 등 4개 계열사에 흩어져 있던 투자은행(IB) 사업 부문을 통합하고, 해당 부문 직원들을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건물로 한데 모았다. 현 신한GIB(그룹&글로벌 IB)의 탄생이다. 신한 GIB는 출범 1년 만에 분기 이익 1000억 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게 된다.

곧이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 뛰어들었다. 은행 중심 성장의 한계를 다각화로 돌파하겠다는 취지와 함께, 업계 1위로 도약하겠다는 강한 의지 표명이었다. 이는 2018년 생명보험업계 5위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인수로 나타났다. 10여 개월의 줄다리기 끝에 오렌지라이프 지분 59.15%를 2조 2989억 원에 인수했다. 금융권엔 물밑에서 벌어진 치열한 영입전에서 조 회장의 뚝심이 빛을 발했다는 풍문이 돌았다.

지난 2007년 LG카드(현 신한카드) 인수 이후 11년만에 성사된 이 '빅 딜'로 신한금융그룹은 단숨에 중량감을 키웠다. 2019년 1분기 결산 기준, 신한금융지주는 513조 원으로 2위 KB금융지주(490조 원)를 넘어서 규모 측면에서도 한국 5대 금융지주의 선두에 섰다. 

같은 해, 10월에는 정서진 아시아신탁 부회장과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 매매계약을 맺었다. 신한금융그룹은 KB금융과 하나금융에 이어 세 번째로 부동산신탁회사를 보유하면서, 보다 탄탄한 짜임새를 갖추게 됐다. 1위 수성을 위한 촘촘한 대비다.

조 회장의 이러한 행보의 결과는 숫자가 말한다. 신한금융지주는 올 상반기 1조9144억원의 순이익을 벌어들이며 실적을 통해 자신들이 한국의 '리딩 뱅크'임을 입증했다.

혁신금융 내세워 ‘아시아 리딩뱅크’ 꿈꾼다

국내 1위 자리에 올랐지만 조 회장에겐 여전히 오를 산이 남아있다. 아시아 무대다. 조 회장은 국내 1위를 넘어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취임 직후 준비했던 '2020 스마트 프로젝트(Smart Project)는 조 회장의 야망을 반영한 계획이다. 그 연결고리는 혁신금융이다.

지난 4월, 조 회장은 전 그룹사 2000여명이 참여하는 금융권 최대 규모의 ‘신한 혁신금융 추진위원회(혁금위)’를 출범시켰다. 국내 금융그룹 최초다. 세부적으로는 기업대출 체계 혁신, 혁신기업 투자 확대, 혁신성장 플랫폼 구축이 핵심과제로 선정됐다. 

이중에서도 조 회장은 가장 먼저 플랫폼을 구축해 대출체계 혁신과 혁신기업 투자 확대를 가속시킬 것을 주문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이 지난 달 30일 오픈한 그룹 차원의 혁신기업 지원 플랫폼인 ‘이노톡(INNO TALK)’이다. 이 역시도 국내 금융그룹 중 처음 시도하는 일이다. 조 회장은 이날 "신한금융이 혁신창업 생태계의 성장을 지원하는 든든한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그룹의 모든 역량을 집결하겠다"고 공언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