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집값 바라보는 두 시선…‘거품 꼈다’ vs ‘수요공급 논리’

2020-01-06     박근홍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인천

인천 송도국제도시 부동산 시장 과열을 바라보는 시각이 엇갈리는 눈치다.

지난 2일 KB부동산 리브온이 공개한 주간 주택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송도를 품은 인천 연수구 지역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22%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체 인천 지역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0.05%) 대비 4배 이상 뛴 것이다. 전국으로 시선을 돌려도 송도의 존재감은 눈에 띈다. 6개 광역시에 위치한 47개 군·구 중 연수구보다 앞선 상승률을 보인 지역은 최근 집값이 폭등하고 있는 대전 중구, 서구 등 2곳에 불과하다.

당초 송도에 대한 전망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았다. 서울 접근성에 대한 의구심, 인천 내 다른 지역 대비 높은 집값, 공급과잉 현상 등이 겹쳐 수요자들이 외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었다. 특히 2018년 12월 문재인 정부의 3기 신도시 조성계획 발표는 비관론에 방점을 찍었다.

실제로 KB부동산 리브온 자료를 살펴보면 연수구 지역 월간 아파트 매매가 증감률은 지난해 3월을 기점으로 하락세에 돌입, 6월에는 -0.78%까지 떨어졌다. 또한 국토교통부 미분양주택현황에 따르면 비슷한 기간 연수구는 214가구 규모의 미분양 물량이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GTX-B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10월 광역교통비전 2030 발표 등 교통호재가 연이어 발표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고, 이어 12·16 부동산 대책이 나오면서 비규제지역인 송도의 몸값이 본격적으로 높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대한 지역 내 반응은 둘로 나뉜다. 안 그래도 다른 지역 대비 높은 집값에 거품이 더 꼈다는 부정적 견해와 수요공급 논리에 따른 자연스런 상승세라는 분석이 공존하는 모양새다.

부동산빅데이터분석업체 부동산지인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연수구 내 아파트 공급량(입주량)은 2017년 6869가구, 2018년 7179가구, 2019년 6055가구 등으로 공급과잉 상태다. 하지만 2020년 9470가구로 정점을 찍은 후에는 2021년 164가구, 2022년 662가구 등 공급량이 급격히 위축된다.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GTX-B, GTX-D가 얘기되면서 호가가 많이 올랐다. 그동안 다른 신도시들에 비해 수혜를 누리지 못했던 탓에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굉장히 높다. 그런데 교통호재들은 선반영된 상태다. 그리고 다른 인천 지역에 비해 입지가 뛰어난 것도 아닌데 가격은 비싼 편이다. 여기서 더 오르는 건 거품이 끼는 것"이라며 "송도는 올해를 끝으로 사실상 공급량이 없다. 늦기 전에 새집으로 갈아타려는 실수요, 풍선효과를 누리려는 투기수요가 집중되면서 신축 분양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뛰었다. 아이러니하게 역 주변 상가는 아직도 대부분 공실이다. 베드타운화가 빨리 진행되고 셈"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중개업자는 "이런 거 저런 거 따질 필요가 없다. 단순한 수요공급 논리다. 내년부터 공급량이 감소하는 걸 염두에 둔 수요자들이 빨리 새집 마련에 나서는 것이다. 이 타이밍을 놓치면 구축은 가격이 정체되고 신축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는 걸 파악하고 있는 것"이라며 "거품론에는 동의할 수 없다. GTX-B뿐이라면 선반영됐다고 풀이할 수 있지만 이제 GTX-D도 언급되고 있지 않느냐. 3기 신도시 대비 서울 접근성이 떨어진다지만 교육환경 등 주거여건은 더 우수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