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의 철학] 진중권式 ‘정서적 프레임’의 덫이란?

진 전 교수의 가치 사전 편…“조국 수호” 프로그래밍 지적, 왜

2020-01-08     윤진석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단편적이나마

국어사전과는 다른 저마다의 ‘가치 사전’이 있다.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과 자신의 경험담이 맞물려
만들어낸 용어들. 이번엔 ‘진중권식 가치 사전 편’

 

'조국 정국'을 계기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경계인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해온 진 전 교수는 <미학 오디세이> 등 인문학 작가로도 유명하지만, 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평론가로서 명성을 떨쳐왔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작심 비판을 한 후부터 보수 진영 등으로부터는 응원을, 친문 진영 일각으로부터는 비난을 받고 있다. 진 전 교수는 일련의 상황에 대해 어떻게 정의내리고 있을까. 최근 페북 글을 통해 그만의 용어에 주목하며 나름의 가치 사전으로 재구성해 가늠해봤다.

586적 프로그램 특성이란? = “아키텍트(설계자)들이 프로그래밍을 짠다. 일부 어용 언론인, 일부 어용 지식인들이 나서서 바람을 잡는다. 대중은 수조 속에서 누워 뇌로 연결된 파이프를 통해 <뉴스공장>이나 <알릴레오> 같은 양분을 섭취당하며 잠자는 신세가 된다.  이 프로그램이 참 희한한 게, 정신 줄 놓고 곯아떨어진 사람들이 자면서도 ‘나는 깨어 있다’, ‘깨어 행동한다’고 잠꼬대를 하게 만든다. 이 프로그램의 586적 특성이라고 함.”- 2019년 12월 27일 페북 중-

정서적 프레임이란? = “프로그래밍하는 이들이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지키기 위한 방편. <예> ‘조국 수호’가 논리적으로 안 되니 대중과 조국 일가를 정서적으로 묶어놓기 위해 사용한 것.”- 2019년 12월 29일 페북 중-

문빠들에 대한 정의는? = “극성스러워도 실은 착한 사람들. 집단 속에서만 승냥이가 되지, 개인으로 돌아가면 한 마리 양처럼 얌전해짐. 생각하는 것을 남에게 맡겨놔서 집단을 떠나면 자기 생각을 못함.” - 2019년 1월 2일 페북 중-

 

ⓒ진중권

 

레거시 미디어와 선동매체의 차이란? = “레거시 미디어(전통 미디어)가 잘못된 정보를 거른다면 선동매체는 잘못된 정보를 검증 없이 그대로 내보낸다.”

레거시 미디어의 예 : “<알쓸신잡>의 나영석 피디가 ‘무삭제판’을 공개하지 못하는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유시민 선생님이 여러 역사를 말씀하신다. 찾아보면 다 틀린 얘기다. 그런 게 굉장히 많아 편집하면서 알게 된다. 시청자 여러분들께 잘못된 정보를 알려드릴 수는 없다.’” -1월 8일 페북 글 중-

정치 좀비란?  “영혼 없이 이 당 저 당 거치는 정치인” - 6일 페북 댓글 중

한편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은 지난 7일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에서 진 전 교수를 향해  “어떤 때에는 판단이 일치했고 길을 함께 걸었던 사이지만 지금은 갈림길에서 나는 이쪽으로, 진 전 교수는 저쪽으로 가기로 작심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대한 존중하면서 작별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사실상의 정치적 결별 선언으로 읽히는 가운데 진 전 교수는 같은 날 페북을 통해 “그럴수록 더 대화가 필요하다”며 “자주 보자”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