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조용병 회장, 채용비리 1심서 징역 6개월·집행유예 2년

2020-01-22     박진영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진영 기자]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채용비리 혐의를 받은 재판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 11부는 22일 오전 10시 조 회장이 신한은행장 재임 시기 특정 지원자의 지원 사실과 인적 관계를 인사부에 알려 채용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일부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인사부에 해당 지원자에 합격시키라는 명시적인 지시를 안 했다고 하더라도 최고 책임자인 피고인(조용병 회장)이 지원 사실을 알린 행위 자체만으로도 인사부의 채용 업무 적적성을 해치기에 충분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피고인이 특정 지원자를 구체적으로 합격시킬 것을 요구하지 않은 만큼 형의 집행을 유예할 사유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여성에게 불리한 기준을 일관하게 적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남녀평등고용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 무죄로 판단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8일 결심공판에서 조 회장에게 징역 3년에 벌금 500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조 회장 등 신한은행 인사담당자 7명이 지난 2013년 상반기부터 3년간 외부청탁 지원자와 신한은행 임원·부서장 자녀 명단을 관리하면서 채용과정에서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했다. 또한 합격자 남녀 성비를 3:1로 인위적으로 조정해 남녀평등고용법을 위반했다고 봤다.

한편, 조 회장은 이날 선고 후 법원을 나서면서 "우선 우리 직원들 고생시킨 것에 대해 송구스럽다. 회장이기 전에 선배로 상당히 미안하고 안타깝다"면서, "(1심 집행유예) 결과가 나온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공정한 심판의 판결을 받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항소의 뜻을 밝혔다.

이번 판결로 조 회장이 법정 구속을 피함에 따라 회장직 연임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지주 측은 지난달 조 회장이 단독 회장 후보로 추천되면서,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최종 선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