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 관전평④] “무작정 고사 어렵다”…남경필 등판할까?

개혁보수 색채 강화하는 통합당…남경필에 러브콜 가능성

2020-02-18     정진호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보수

보수 통합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 자유한국당·새로운보수당·미래를향한전진4.0 등 보수 진영은 17일 출범식을 열고 ‘미래통합당’의 탄생을 알렸다. 이에 따라 보수 진영은 제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의 세력 범위를 대부분 회복하게 됐다.

그러나 통합당이 과거 새누리당 지지율을 되찾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선이 많다. 여전히 통합당을 ‘도로 한국당’으로 보는 유권자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통합당이 외연 확장을 하려면 개혁 보수 세력 수혈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바로 이 대목에서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의 이름이 거론된다. 1998년 재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한 그는 보수 진영 내에서 개혁적 목소리를 내는 ‘소장파(少壯派)’로 이름을 알렸다. 특히 정병국 의원,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함께 ‘남원정 트리오’로 불리면서 개혁 보수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기도 했다.

때문에 보수 통합이 이뤄진 현 시점에서 남 전 지사가 등판, 총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경우 통합당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정 의원과 원 지사가 보수 통합 대열에 합류한 상황에서, 남 전 지사까지 힘을 보탠다면 중도 확장을 노리는 통합당 입장에서는 천군만마(千軍萬馬)를 얻는 것이나 다름없는 까닭이다.

우선 남 전 지사 본인은 총선 등판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남 전 지사는 지난달 22일 보수 통합 여부를 묻는 <뉴스1> 기자의 질문에 “전혀 생각 없다”며 “저는 정치에서 은퇴한 사람”이라고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시사오늘>과 만난 통합당 관계자도 “남 전 지사가 (총선 출마)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 최측근들의 선거사무실 개소식에도 참석하지 않는다고 들었다”며 “정치권으로 돌아올지 아닐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행보로 볼 때 이번 총선에 복귀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남 전 지사의 복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보수 진영이 정권 심판을 외치며 결집하고 있는 지금, 5선 국회의원이자 경기도지사까지 지낸 남 전 지사가 당의 요청을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3일 나경원 의원, 신상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허용범 전 국회도서관장 등 거물급 수도권 후보들에 대한 공천을 확정했다. 상대적으로 여당세가 강한 수도권에서부터 바람을 불러일으켜 전체 선거 판도를 뒤집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처럼 통합당이 ‘수도권 벨트’ 구축에 나선 상황에서, 여전히 큰 영향력을 지닌 남 전 지사가 팔짱만 끼고 있을 수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남 전 지사는 부친인 남평우 전 의원의 지역구를 이어받아 경기도 수원에서만 5선을 달성했고,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에서는 경기도지사에 당선되기도 했던 수도권 남부 ‘터줏대감’이다.

18일 정세운 정치평론가도 “본인은 출마 생각이 없는 것 같지만, 전체적인 흐름상 통합당이 출마 요청을 할 경우 남 전 지사가 무작정 고사(固辭)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남 전 지사가 당의 덕을 본 것도 적지 않은 만큼, 통합당이 요청을 하면 ‘깜짝 출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