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산은에 아시아나 인수조건 재협의 요청

2020-06-09     장대한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은 9일 한국산업은행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가 변함없음을 밝히면서도, 원점에서의 인수상황 재점검 및 인수조건 재협의를 통해 이번 인수 작업이 성공적으로 종결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날 HDC현대산업개발은 한국산업은행이 지난달 29일 발송한 공문과 관련해 인수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고 인수가치를 훼손하는 여러 상황들에 대한 재점검 및 재협의를 위한 계약 최종기한 연장에 공감한다는 의사를 회신했다.

다만 인수 계약 체결일 이후, 코로나19로 인한 예기치 못한 부정적 상황들과 회사 가치를 현저히 훼손하는 부실들이 추가로 드러나고 있다는 점에서 합리적 재점검과 인수조건에 대한 원점에서의 재협의가 반드시 선행돼야 함을 분명히 했다.

이러한 근거로 HDC현대산업개발은 인수 계약 체결 당시와 비교해 2019년말 기준 2조 8000억 원의 부채가 추가로 인식되고, 1조7000억 원 추가 차입으로 부채가 무려 4조 5000억원 증가된 점을 꼽았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도 2020년 1분기말 기준으로 계약 기준인 2019년 반기말 대비 1만6126% 급증했으며, 같은 기간 자본총계 또한 1조 772억 원 감소하는 등 자본잠식이 매우 심각한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더욱이 아시아나항공은 독단적인 행보도 문제삼았다. 지난 4월 21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에 긴급자금 1조 7000억원 추가 차입 및 차입금의 영구전환사채 전환, 정관 변경, 임시주주총회 개최 계획 등을 통보하고, 사전동의 없이 다음날 이사회에서 본건 추가자금 차입을 승인했다는 것이다. 같은 달 24일에는 법률적 리스크가 상당한 부실계열사에 대한 총 1400억 원 지원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특히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4월 이후 두 달간 약 11회에 이르는 공문 등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재무상태 및 전망, 추가 부실 발생 이유, 계약 체결일 이후 추가자금 차입 규모의 산정 근거 등 중요 자료 제공과 인수상황 재점검 및 인수조건 재협의를 요청했지만 신뢰할 수 있는 충분한 공식적 자료를 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민감한 사안인 만큼 서면을 통해 각자의 의견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등 혼선은 최대한 막고 논란의 여지는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향후에도 논의가 진행되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더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이번 M&A에 그룹의 사활이 걸려있는 만큼 HDC현대산업개발은 모든 이해관계자와 주주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