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의혹 제기에…통합당 내부서도 ‘부적절’ 비판

“타이밍 부적절”…“민주당 역공 빌미 줘” 비판도

2020-07-13     정진호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고(故)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 박주신 씨에 대한 배현진 의원의 의혹 제기에 미래통합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원내대변인이 부친을 잃은 상주(喪主)에게 정치 공세를 하는 것처럼 비치면서 반감을 산 데다, 여당에게 역공의 빌미를 줬다는 이유에서다.

배 의원은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많은 분이 찾던 박주신 씨가 귀국했다. 장례 뒤 미뤄둔 숙제를 풀어야 하지 않을까”라며 “당당하게 재검 받고 2심 재판 출석해 오랫동안 부친을 괴롭혔던 의혹을 깨끗하게 결론 내달라”고 썼다.

이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은 이미 깨끗이 끝난 사안”이라며 “야당이라고 하나 있는 게 늘 옆에서 똥볼이나 차고앉았다”고 날을 세우자, 13일에 다시 “8년 만에 귀국한 박주신씨가 바로 출국 하지 않고 풀면 간단한 문제를 온 여권이 들고 일어나 난리”라며 “내 친구 조국 이후 분열적인 정체성 혼란으로 어려움 겪고 계신 진중권 교수님께는 깊은 안타까움을 전한다”고 반박했다.

이러자 통합당내에서는 당혹스러운 분위기가 읽힌다. 13일 <시사오늘>과 만난 통합당 관계자는 “정치에도 금도가 있는 것”이라며 “(배 의원의 발언은) 아버지를 잃은 자식에게 하기에는 너무나도 부적절했다”고 했다. 이어 “원내대표가 그렇게 말조심을 해달라고 당부를 했는데도…”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9일 박 시장 실종신고 접수 소식이 전해진 뒤 소속 의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여러모로 엄중한 시국이다. 언행에 유념해주시길 각별히 부탁드린다”며 ‘말조심’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기찬 통합당 홍보위원회 부위원장도 12일 YTN과의 인터뷰에서 배 의원의 의혹 제기에 대해 “적절치 않다고 본다”며 “배현진 대변인 자격에서 한 건 아니라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2012년에 일단락된 문제를 가지고 지금까지도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것 자체가 이성적이지 않다”며 “더군다나 상중에 상주의 입장으로 충격을 안고 귀국한 박주신 씨 앞에서 이 문제를 제기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가혹하고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상일 전 의원 역시 13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2013년에 무혐의 처분을 받았기 때문에 일단 종결된 사안”이라면서 “배 의원이 거기에 생각이 좀 못 미쳤던 거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역공도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양향자 의원은 13일 YTN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서 “배 의원이 그런 말씀을 하시는 타이밍이 상대로 하여금 가슴 아프게 하는 일인 것 같다”며 “조금 지나서 해도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고 외국에 있다가 아버지도 아직 보지도 못한 상황인데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게 적절한가”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김남국 의원 역시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배 의원이) 양심과 예의가 있는 분이라면 사과할 것”이라면서 “정치인의 말 한마디가 시장에게 큰 영향을, 당의 지지율을 크게 떨어뜨릴 수도, 국민들에게 큰 실망감을 줄 수도 있다. 아무것도 모르고 생각 없이 뱉은 국회의원의 말만큼 위험한 것은 없다고 생각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앞선 통합당 관계자는 “대체 배 의원이 왜 그런 발언을 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 도덕적으로 보나 정치적으로 보나 득이 될 게 하나도 없는 이야기였다”며 “벌써 민주당에서 배 의원 발언을 갖고 물타기를 하려 하지 않나. 이건 성추행 피해자에게나 당에게나 모두 피해를 주는 발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