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텔링] ‘연장 없다’는 김종인…박진·주호영·홍문표, 주목

주호영·박진·홍문표 등 거론…중도 확장과 ‘영남당’ 프레임 탈피에 무게

2020-08-27     정진호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주호영

최근 미래통합당 내에서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임기 연장론이 떠돌았습니다. 김 위원장이 당권을 쥔 후 통합당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자, 대선 때까지 그가 당을 맡아 정권 교체를 이뤄야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은 거죠. 실제로 기자들 사이에서는 “대선 전까지 통합당에서는 전당대회가 없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의 임기 연장을 확실시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답은 단호했습니다. 지난 18일 통합당 대구시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그는 임기 연장과 관련된 질문에 “여론이 좋아지고 당 지지율이 높아진다고 해서 내년 4월 이후에도 계속 (비대위원장을) 할 것이라는 생각은 안 하고 있다”면서 “임기 연장이라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도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소정의 과제를 마치면 원래의 자연인으로 돌아간다는 것이 나의 약속이니까 그렇게 믿으면 될 것”이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이러자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차기 당대표에 대한 하마평이 나옵니다. 다음 당대표는 2022년 대선을 관리해야 하는 중차대한 임무를 띠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 당권주자에 대한 관심도 클 수밖에 없는 까닭입니다.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자천타천(自薦他薦) 차기 당대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누가 있을까요.

첫 손에 꼽히는 인물은 주호영 원내대표입니다. 제21대 총선에서 다시 한 번 당선증을 받으며 5선 고지에 오른 그는 통합당의 제21대 국회 첫 원내대표가 되면서 탄탄한 당내 기반까지 과시했습니다. 여기에 김 위원장과의 호흡을 바탕으로 당 지지율까지 끌어올리자, ‘포스트 김종인’으로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주 원내대표는 합리적이고 온건한 성품으로 당내 신망이 두텁고, 개혁보수 이미지가 강해 중도 확장에도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서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만큼, 연속성이라는 측면에서도 주 원내대표에게 통합당의 방향키를 맡기는 것이 좋다는 주장도 힘을 얻습니다.

박진 의원의 이름도 회자됩니다. 제21대 총선 이후 통합당은 ‘영남 자민련’으로 전락할 수 있는 공포심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통합당이 얻은 84개의 지역구 의석 가운데 무려 66.6%에 달하는 56석이 영남에서 나왔기 때문입니다. 이러다 보니 통합당은 어떻게든 ‘영남당’ 이미지를 탈피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바로 이 대목에서 등장하는 인물이 박 의원입니다. 박 의원은 제21대 총선 서울 강남을 선거구에서 당선되며 4선에 성공, 당내에 몇 없는 ‘수도권 중진’이 됐습니다. 차기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통합당이 ‘영남당’ 이미지를 벗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서울 종로에서만 3선을 한 수도권 중진 박 의원이 당의 간판으로 나서는 게 유리하다는 논리입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홍문표 의원도 차기 당대표 후보 명단에 오르내립니다. 역대 대선에서 승패를 가르는 ‘캐스팅 보트’는 충청권이 쥐고 있었으니, 충남 홍성·예산에서만 4선을 한 홍 의원이 전면에 나서면 충청권 표를 끌어들임과 동시에 ‘영남당’ 프레임에서 빠져나올 수 있지 않겠냐는 거죠. 아직 이른 시점이지만,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인물 면면만 봐도 통합당의 고민이 어디에 있는지 느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