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실손 등장③]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첨예한 찬반논쟁…쟁점은?

요양기관이 피보험자 부탁 받아 직접 보험 청구…“편의성 높아질 것” 심각한 적자 면피 방편…“소비자 편의 내세워 입법화 추진” 비판 계속 심평원 역할 대두…“독립 업무 부여 VS 정보 유출 가능성 상존” 대립

2020-11-23     정우교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소비자와

'실손의료보험(이하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에 대한 찬반논쟁 계속되고 있다. 절차를 개선해 불편을 해소해야한다는 입장과 민간계약일뿐인 '실손보험'에 공공기관을 투입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첫번째 쟁점은 '편의성'으로 거론되고 있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가 실손보험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직접 종이서류를 발급받아야 했는데, 요양기관이 (보험계약자·피보험자의) 요청을 받아 보험사에 대신 청구하도록 개선해 편의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는 지난 2009년 국민권익위원회가 보험금 청구절차의 개선 권고 이후 매년 정치권을 중심으로 계속됐는데, 지난 7월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잇따라 관련법안을 제출했으며, 지난달에는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고용진 의원은 과거 실손보험 청구 방식은 직접 서류를 발급받아야 했기 때문에, 보험 소비자들이 보험금 청구를 포기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사단법인 '소비자와함께' 를 비롯한 다수의 시민단체는 지난 18일 해당 법률안의 입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지난 2009년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에도, 정부부처와 이익단체들의 이해관계로 보험청구 간소화는 10년 넘게 방치됐다"면서 "소비자들은 여전히 복잡한 청구 과정과 번거로운 증빙자료 구비 등으로 보험청구를 포기해 경제적 손실의 피해를 입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실손보험 청구를 위해 소비자가 직접 병원을 방문해 관련 종이서류를 발급받아야 한다는 것은 지금과 같은 언택트 시대에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보험청구 포기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편의성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지난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보험업계가 실손보험으로 인한 심각한 적자를 호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소비자의 편의를 내세워 청구 간소화를 숙원사업으로 추진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실손보험 청구 문제는 민간 보험사 간의 계약문제이기 때문에 의료기관이 청구대행을 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법을 추진하려는 보험업계는 소비자의 보험 갱신 거부 목적 등 숨은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면서 "겉으로는 소비자의 편익을 내세우면서도 궁극적으로는 손해율을 낮추려 하는 등 환자에게 불이익을 줄 가능성이 커 우려된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23일 통화에서 "현재 각 보험사들의 실손보험 수요는 줄어들고 있다고 알고 있다"면서 "이같은 현상을 타파하기 위해 입법화와 함께 편리성으로 둔갑시켜 해야 할 업무를 공공기관에 내맡기는 꼴"이라고 짚었다. 

동시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에 대한 역할도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고용진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에 따르면, 심평원은 요양기관이 보험계약자·피보험자 등의 요청으로 보험사에 직접 실손보험을 청구하는 과정에서 서류의 전송업무 위탁업무를 부여받게 된다. 

정보를 집적하거나 향후 비급여 의료비용을 심사하는 등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심평원이 서류전송 업무 외 다른 목적으로 정보를 사용 또는 보관할 수 없도록 하고, 위탁업무와 관련해 의료계가 참여하는 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심평원)이 민간 계약인 실손보험 관련 업무를 떠안아야 할 이유는 없으며, 이른바 민간보험 없이 공보험으로 보장할 수 있기 위해 '문재인 케어' 정책과도 맞지 않다는게 다른 쪽의 의견이다. '문재인 케어'란 건강보험 보장률을 높여 가계의 병원비 부담을 낮추기 위한 국민 의료비 부담 완화정책으로, 오는 2022년까지 전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평균 18% 낮추는게 주요 목적이다.  

이와 관련, 참여연대는 지속적인 반대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경민 참여연대 간사는 이날(23일) 통화에서 "(우선) 공공기관인 심평원에서 민간 보험사들의 역할을 해야하는 이유는 없다"고 운을 띄웠다. 또한 "개인정보에 대한 제3의 기관의 정보 접근성을 낮춘다고 하더라도, 정보 자체가 유출될 가능성은 존재한다"면서 "여기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나 대안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공공기관이 민간보험사의 역할을 떠맡을 때는 가입자들에게도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이같은 내용도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정보에 대한 자기결정권도 침해받을 수 있는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공식적인 성명을 정리, 곧 발표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에 대한 공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