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T 사장, 부회장 파격 승진…속내엔 중간지주사 전환?

박정호 SKT 사장, 부회장 승진…SK하이닉스 부회장 겸직 SK 인사이동, SKT 중간지주사 전환 위한 도약 될까

2020-12-03     한설희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박정호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3일 정기 인사를 통해 부회장으로 전격 승진했다. 최태원 회장의 복심으로 꼽히는 박 사장의 그룹 내 위상이 더욱 높아지면서, ‘박정호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박 신임 부회장은 이날 단행된 ‘2021년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통해 SK그룹 계열사의 핵심 사업인 SK하이닉스 부회장을 겸직하게 됐다. 이로써 박 부회장은 그룹의 핵심 IT 사업인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의 수장을 맡아, 그룹의 ‘IT지도’를 구상하는 중대한 역할을 맡게 됐다.

‘박정호 체제’의 SK텔레콤은 최근 ‘탈(脫)통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 부회장은 최근 4년동안 △ADT캡스 인수 및 합병 △티맵모빌리티 출범 △OTT 서비스 ‘옥수수’와 지상파3사 ‘푹(POOQ)’ 합병 △삼성전자·카카오·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우버 등과 동맹 협약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 △아마존의 11번가 투자 유치 등을 진두지휘하면서 SK텔레콤의 ‘탈통신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승진을 통해 SK그룹의 숙원인 중간지주사 전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박 부회장이 SK텔레콤에서 보여줬던 다양한 M&A경험이 하이닉스에도 적용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SK그룹은 SK(주) 아래 SK텔레콤이 있고, 그 아래 SK하이닉스가 있는 구조다. SK텔레콤을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물적분할한 뒤 투자회사(SK텔레콤)를 중간지주사로 만들면, 중간지주사가 사업회사·SK하이닉스·SK브로드밴드 등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들을 자회사로 두는 형태로 지배구조가 개편될 수 있다. 

박 부회장 역시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시장과 주주, 구성원이 원할 때 중간지주사 전환을 진행할 것”이라면서 “SK하이닉스 지분 30% 확보라는 '재원 마련'이 걸림돌이다. 여기에 대한 완벽한 계획을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