火난 LG 신학철, ESG 사활 건 SK그룹 저격

申 부회장, 주총서 배터리 전쟁 언급하며 "지적재산권 존중 기업운영의 기본" 강조

2021-03-25     방글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방글 기자]

신학철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주총에서 배터리전쟁을 하고있는 SK그룹을 저격했다. 

“전 세계적인 ESG 경영 기조 가운데 경쟁 회사의 영업비밀 등 지적재산권에 대한 존중은 기업운영에 있어서 기본을 준수하는 일에 해당한다. 하지만 경쟁사(SK이노베이션)는 국제무역 규범에 있어 존중 받는 ITC 결정을 받아드리지 않고, 그 원인을 글로벌 분쟁 경험 미숙으로 일어난 일로만 여기는 것으로 보여 안타깝다.”

신 부회장은 25일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진행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배터리 전쟁’을 언급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양사는 현재 미국에서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벌이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신 부회장이 ESG와 함께 ‘기본’, ‘규범’ 등의 단어를 사용한 데 있다. 

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다. 기업 활동에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 투명 경영을 고려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최태원 회장은 한국에 ESG 경영을 알린 인물로 꼽힌다. 수차례 ESG를 언급한 데다 전사적인 차원에서 ESG 경영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탓이다. SK그룹은 지난해 12월, 한국 최초로 RE100 가입을 확정하는 등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해왔다. 이 때문에 최 회장은 ‘ESG전도사’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이날 신 부회장의 배터리 전쟁 언급은 전일 조지아주 의회가 SK이노베이션을 지지하던 기조를 틀었다는 뉴스가 나온 후라 더욱 힘을 얻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조지아주 상원 의원들은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이 현지 공장을 폐쇄하지 않고 합의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투자 우려나 경제적 영향에 직접 타격을 입을 조지아 조차 SK이노베이션을 지지하는 입장을 철회한 셈이다.

앞서 조지아주 의원들은 SK이노베이션이 조지아에 짓고 있는 배터리 공장에서 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것을 이유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비토권 행사를 요구한 바 있다. 

조지아주 의회의 이번 결정은 SK가 정치권을 압박하는 방식으로 사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던 터라 더 눈길을 끌었다. 

최근에는 김종훈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이 미국 조지아주와 워싱턴을 방문, 대통령 거부권 행사 필요성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미국 매체는 "김 의장이 ITC 수입금지 명령을 뒤집지 않으면 수조원 대 투자를 잃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지아주 의회가 "양사가 합의해야 한다"고 종용한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ITC 소송에 대한 SK의 대응 방식에서 도덕성을 찾아보기 힘들다”며 “최태원 회장이 매일 ESG를 외치는 가운데 경쟁사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ITC 판결에 불복하는 모습은 또 다른 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기업이 ESG를 지키지 않으면 지속될 수 없다는 게 작금의 분위기”라며 “현재 SK의 행태는 미래를 내다보는 경영 차원에서도 긍정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LG가 SK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에 대한 ITC의 예비결정은 내달 2일로 예정돼 있다. 영업비밀 침해 소송 관련 바이든 대통령의 ITC 판결 거부권 행사 기간은 내달 11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