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건희 유족, 상속세 12조 이상…‘공존공영’ 약속도 지켰다

감염병·소아암·희귀질환 극복에 1조 원 기부 개인소장 미술작품, 2만 3000점 국립기관 등에 기증 국내외 기업인 역대 최고… 상속세는 6년간 분할로

2021-04-28     방글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방글 기자]

삼성이

삼성 일가가 故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산에 대한 상속 내용을 공개했다. 

28일 삼성전자는 유족들이 삼성생명,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 등 전체 유산의 절반이 넘는 12조 원 이상을 상속세로 납부한다고 밝혔다. 

이재용 부회장과 홍라희 여사,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상속인들은 연부연남 제도를 통해 올해 4월부터 5년간 6차례에 걸쳐 상속세를 분납할 계획이다. 

삼성 일가가 내야할 상속세 규모는 지난해 우리 정부의 상속세 세입 규모의 3~4배 수준에 달한다. 

삼성은 의료 공헌과 미술품 기증 등의 사회환원도 함께 진행한다. 감염병‧소아암‧희귀질환 극복에 1조 원을 기부하고, 개인소장 미술작품 1만1000여건‧2만3000여 점을 기증하는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으로는 감염병 대응에 7000억 원을 기부한다. 이 중 5000억 원은 한국 최초의 감염병 전문병원인 ‘중앙감염병 전문병원’ 건립에 사용될 예정이다. 

2000억 원은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최첨단 연구소 건축과 필요설비 구축 △감염병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제반 연구 지원 등 인프라 확충에 쓰일 계획이다. 

소아암과 희귀질환 어린이 지원을 위해 3000억 원을 기부한다. 

세부적으로는 △백혈병/림프종 등 13종류의 소아암 환아에 1500억 원 △크론병 등 14종류의 희귀질환 환아에 600억 원 △소아암, 희귀질환 임상연구 및 치료제 연구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900억 원이 투입된다. 

삼성은 향후 10년간 소아암 환아 1만2000여명, 희귀질환 환아 5000여명 등 1만7000여명이 도움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이

국보 등 지정문화재가 다수 포함된 이건희 회장 소유 미술품 2만3000여 점도 국립기관 등에 기증한다. 

기증품에는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216호),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보물1393호), 고려 불화 <천수관음 보살도>(보물 2015호) 등 지정문화재 60건(국보 14건, 보물46건)이 포함됐다. 국내 유일한 문화재 또는 최고 유물과 고서, 고지도 등 개인 소장 고미술품 2만1600여점은 국립박물관에 기증된다.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 이중섭의 <황소>, 장욱진의 <소녀/나룻배> 등 한국 근대 미술 대표 작가들의 작품 1600여점은 국립현대미술관으로 전달된다. 

이 외 근대 미술 일부는 △광주시립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대구미술관 등 작가 연고지의 지자체 미술관과 △이중섭미술관 △박수근미술관 등 작가 미술관에 기증하기로 했다. 

또,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호안 미로의 <구성>, 살바도르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 및 샤갈, 피카소, 르누아르, 고갱, 피사로 등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 국민들이 국내에서도 서양 미술 수작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삼성 측은 “이건희 회장은 평소 사회와의 ‘공존공영’을 강조해왔다”며 “이번 상속세 납부와 사회 환원 계획은 그동안 면면히 이어져온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