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관람기④] 윤석열 앞에 놓인 두 가지 시험대

고발 사주 의혹, ‘공정’ 이미지에 타격 될 수도…‘정치 신인’의 정치력도 관건

2021-09-14     정진호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윤석열

20대 대통령 선거가 6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더불어민주당은 9월 4일을 시작으로 10월 10일 최종 후보가 선출된다. 국민의힘은 9월 15일 1차 컷오프를 시작으로 11월 15일 당선자를 발표한다. 치열한 선거전. <시사오늘>이 흥미요소를 간추려 전한다. <편집자주>

 

이재명과 ‘양강 구도’ 지속하는 윤석열


여전히 차기 대선 구도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양강 구도다. TBS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10~11일 양일간 수행해 13일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지사는 전주 대비 0.2%포인트 하락한 27.8%, 윤 전 총장은 지난주와 같은 26.4%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지난주보다 2.8%포인트 오른 16.4%,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주 대비 4.6%포인트 오른 16.3%를 얻으면서 맹추격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여권의 이재명, 야권의 윤석열’ 구도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과연 윤 전 총장은 지금의 기세를 이어가면서 ‘야권 대표 선수’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범 보수권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산을 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고발 사주 의혹, ‘공정’ 이미지에 타격 될까


첫 번째 산은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이다. 지난 2일 <뉴스버스>는 윤 전 총장 측근인 손준성 당시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 지난해 총선 직전인 4월 3일 국민의힘 김웅 의원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범 여권 정치인, 언론 관계자 등에 대한 고발장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윤 전 총장 측은 이를 ‘정치 공작’이라며 강하게 부인했지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를 시작하면서 윤 전 총장은 법적 판단을 받을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됐다. 때문에 이 사건의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또 그 결과를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대권주자로서 윤 전 총장의 입지는 크게 흔들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윤 전 총장이 조국·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 속에서 ‘공정의 표상’으로 떠올랐고, 이를 바탕으로 야권 유력 대선주자 반열에 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발 사주 의혹은 윤 전 총장 지지율의 바탕이 되고 있는 ‘공정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나아가 ‘정치 검찰’ 프레임으로 인해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에 정당성이 부여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정치 신인’ 윤석열…‘정치력’ 보여줄 수 있을까


또 다른 산은 국민의힘 기존 주자들의 ‘저력’이다. 윤 전 총장은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마땅한 대선주자가 없었던 국민의힘을 손쉽게 장악했다. 하지만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하면서 기존 주자들의 ‘경험’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 모양새다.

실제로 앞선 조사 결과에 따르면, 범 보수권으로 대상을 좁힐 경우 홍 의원이 28.7%로 28.1%에 그친 윤 전 총장을 오차범위 안에서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윤 전 총장 측은 ‘역선택의 결과’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조차도 정치권에서는 ‘주어진 룰 안에서 지지율을 긁어모을 줄 아는 정치력’으로 보는 분위기다.

여기에 중도 확장성을 가진 유승민 전 의원이나 원희룡 전 제주지사 등도 ‘4강’ 대결로 좁혀질 경우 ‘경험의 힘’을 보여줄 수 있다는 평가다. 본격적인 정책 대결이 시작되고 후보들의 이합집산(離合集散)까지 활발해지는 시점이 왔을 때, 윤 전 총장이 ‘정치력’을 보여줄 수 있는지가 ‘윤석열 대세론’의 열쇠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