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주자 토론회, 당신의 선택은?

윤석열, 눈부신 발전 속도…준비 부족은 약점 홍준표, 시원시원한 이미지…반대로 ‘꼰대’ 이미지도 유승민, 돋보인 토론 실력…포용력 부족은 아쉬워 최재형, ‘좋은 사람’이지만…무색무취에 존재감 부족 원희룡, 모든 면에서 ‘평균이상’…‘임팩트’가 없어

2021-09-27     정진호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국민의힘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세 번째 TV 토론회가 마무리됐다. 2차 컷오프 전에 예정된 여섯 차례 TV 토론회 중 절반이 소화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각 후보들에 대한 재평가도 이뤄지고 있다. 이에 <시사오늘>은 전·현직 언론인과 정치권 관계자들에게 2차 컷오프 통과를 노리는 ‘빅5’ 후보들에 대한 간략 평가를 부탁했다. 본 기사는 세 사람의 대화 내용을 정리·분류해 옮긴 것이라는 점을 밝힌다.

 

‘뱃심’ 보였지만 ‘준비부족’ 드러낸 윤석열


윤석열

“토론이 거듭될수록 토론 능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모습이 보였다. 학습능력이 굉장히 뛰어나다는 인상을 받았다. 게다가 홍준표 의원이나 유승민 전 의원처럼 정치권에서 잔뼈가 굵고 토론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집중 공격을 하는데도 잘 버텨내는 걸 보면서 확실히 뱃심이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선 막바지에 가면 정치 신인 티가 하나도 안 날 것 같다.” (전직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

“2차 토론 때까지는 그럭저럭 잘 넘긴다 싶었는데, 3차 토론을 보면서 확실히 준비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하태경 의원 같은 분들은 철저히 준비 부족을 공략하려는 전략을 짠 것으로 보였고, 윤 전 총장은 거기 걸려든 모양새였다. 본선에 가서도 이재명 경기지사가 준비 부족을 공략하려고 들 텐데, 이걸 버텨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현실적으로 지금부터 공부해서 사회 전반을 다 알 수는 없을 테니, 캠프가 얼마나 전략적으로 윤 전 총장의 약점을 가려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 같다.” (현직 언론인)

 

누군가에게는 ‘사이다’ 누군가에게는 ‘꼰대’ 홍준표


홍준표

“홍준표 의원은 사람들이 어떤 리더를 좋아하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다. 약간 노무현 전 대통령 느낌도 나는데, 현실적으로 일이 될지 안 될지를 따지기보다는 당위적으로 일을 해야 하는지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따지기 때문에 국민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스타일이다. 개인적으로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윤 전 총장보다는 오히려 홍 의원을 더 까다로워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스타일이 굉장히 비슷하기 때문에 시원시원하다는 이 지사의 강점이 부각이 안 될 것 같다.” (전직 언론인)

“누군가한테는 ‘사이다’로 보일 수 있지만, 누군가한테는 ‘꼰대’로 보일 수 있는 게 홍 의원의 최대 단점이다. 이번 토론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윤 전 총장에게 작계5015를 물어보고 가르치려고 든다든지, 유승민 의원이 말을 끊으니까 버럭 하면서 가만히 있으라고 한다든지. 이게 홍 의원에게 호감이 있는 사람한테는 사이다로 보이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한테는 꼰대처럼 비친다.” (현직 언론인)

 

‘논리적이고 똑똑하지만 매력 없었던’ 유승민


유승민

“토론을 승패로 따진다면 분명히 승자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유승민 전 의원이다. 모든 면에서 논리적 일관성이 있고 막힘이 없다. 누가 뭘 물어봐도 곧바로 분명한 근거 위에서 자신의 생각을 자신의 언어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다. 토론으로 대통령을 정한다면 유 전 의원이 1순위가 될 거다. 개인적으로 유 전 의원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번에 토론을 보면서 솔직히 감탄스러웠다.” (현직 언론인)

“유 전 의원의 토론을 보고 감탄하셨으면서, 유 전 의원을 좋아하시지는 않는다고 한다. 그게 유 전 의원의 최대 단점이다. 하하. 저도 유 전 의원이 토론을 잘하는 건 인정하는데, 너무 매력이 없다. 이준석 대표도 그렇고 유승민계 정치인들의 공통점이, 토론을 이기려고만 한다. 토론이라는 게 결국은 국민들을 설득하기 위한 과정인데, 그런 의식이 전혀 없고 토론 상대를 이겨먹으려고만 하니까 마음을 못 얻는 거다. 게다가 이번 토론에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한테 공약을 베꼈니 어쨌니 하고, 홍준표 의원하고는 니가 배신자니 내가 배신자니 하면서 싸우던데…. 토론 전략을 누가 짜는지 모르겠는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너무 유치하지 않나.” (전직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

 

‘합리적이지만 무색무취’ 최재형


최재형

“처음부터 느낀 건데,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인간적으로 참 좋은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말씀도 합리적이고…. 준비가 잘 된 상태에서 나오셨다면 굉장히 강력한 후보가 됐을 텐데 타이밍이 참 아쉽다.” (전직 언론인)

“솔직히 말씀드리면, 할 말이 없다. 토론에서도 참 점잖게 맞는 말씀만 하시는데, 정치인이 그래서는 안 되지 않나. 딱히 비전도 못 보여주고 있고, 존재감이 전혀 없다. 가뜩이나 준비가 부족해 보이는데 캠프까지 해체해서 기본적인 사실관계도 틀리고…. 안타깝다.” (전직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

 

다 좋은데 ‘임팩트’ 없는 원희룡


원희룡

“아까 유승민 전 의원이 토론 1위라고 하셨는데, 저는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1위라고 생각한다. 정책, 공약, 논리력, 톤, 매너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다. 정치라는 게 눈에 띄는 사람만 기억하는 바닥이라 그렇지, 반대로 약점이 있는 사람을 하나하나 걷어내고 나면 남는 사람은 원 전 지사일 거다. 유 전 의원과 비슷하게 잘 준비돼 있고 논리적이고 똑똑한데, 까칠하지 않고 포용력이 있다. 대통령이 되면 제일 잘 할 사람일 거다.” (전직 언론인)

“맞는 말씀인데, 마찬가지로 그게 원 전 지사의 최대 약점이다. 국민들은 약점 없는 정치인보다 확실한 강점 하나 있는 정치인을 좋아한다. 역대 대통령들이 다 그랬다. 약점 없는 사람이 누가 있었나. 근데 눈에 띄는 강점이 하나 있으니까 그것 때문에 기억에 남았던 거지. 원 전 지사는 기억에 남을 만한 강점이 없다. 토론을 봐도 그렇다. 보고 있으면 논리적이고, 매너도 좋고, 저 사람 말이 다 맞는 것 같은데 토론 끝나면 기억에 남는 건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나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이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재명 경기지사한테 밀리는 것도 그거 아닌가. 원 전 지사도 대통령이 되면 정말 잘 할 사람인데, 대통령이 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전직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