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종로 전략공천… ‘윤석열 공정, 어떡해’

당 내홍 불보듯 뻔해…대선 지형 변화 ‘주목’

2022-02-08     윤진석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권영세

7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3·9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재보궐선거에서 종로지역을 전략공천함에 따라 ‘윤석열 표 공정’에 타격을 입게 됐다. 당 내홍마저 불거질 것이 불 보듯 뻔해 대선 지형에도 큰 변화가 올지 주목된다.  

권영세 위원장·지상욱 위원 등이 포함된 공관위는 이날 밤 제4차 회의를 마무리하며 무공천하기로 한 대구 중구·남구를 제외하고 공천키로 한 재보선 4곳 중 서울 종로만 사실상 전략공천인 ‘우선 추천지역’으로 선정한다고 밝혔다. 또 서울 서초, 충북 청주상당은 경선을, 경기안성은 단수추천한다고 결정했다. 

이로써 종로는 정문헌 전 종로구 당협위원장, 정병두 서울시당 부위원장, 윤지경 미국세무사, 정동희 작가 등 5명의 기존 도전자들이 아닌, 새로운 후보가 공천을 받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문제는 종로는 경기 안성, 청주 상당과 함께 더불어민주당이 무공천한다고 선언한 지역이라 국민의힘으로서는 경쟁자가 없어 전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라는 데 있다. 그럼에도 청주 상당처럼 여러명을 대상으로 치열한 경합을 벌이게 하거나 경기 안성처럼 사전 조사를 통해 후보를 가려내는 단수추천 방식이 아닌 사실상 내려꽂기식 전략공천을 한 것이어서 특혜 시비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각서는 유승민 전 의원, 최재형 전 감사원장, 원희룡 전 제주지사,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의 단일화 염두 등 대선주자급의 원내 입성을 위해 전략공천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만약 그럴 경우 기존 출마 신청자들에게 경선의 기회마저 박탈하고, 낙하산식 공천을 통해 거물급 특정 후보에게 무혈입성의 기회를 주게 된다는 점에서 저항에 부닥치며 적잖은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당장 종로 지역 당원들의 반발이 커지는 상황이다. 당협위 한 책임 당원은 공관위 발표 직후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민주당에서 쟁쟁한 후보를 내 우리 쪽에서도 상징성 있는 후보로 맞대응하려는 거면 모르겠는데 민주당이 무공천한 지역에 무슨 낙하산 공천을 하려는 것이냐”고 분개했다. 

또 다른 당원도 “열심히 표밭을 다져온 이들은 뭐가 되느냐”며 “윤석열 후보의 트레이드마크인 공정과 정의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 종로는 홍사덕·손학규·오세훈·황교안 등 스타급 정치인들이 와도 지역 사정을 잘 모르는 외부인사라는 한계를 극복 못 했던 곳”이라며 “불공정 시비마저 불거질 수 있는데 왜 대선에 득 되지 않는 일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한편, 종로 지역 당원들은 8일경 전략공천에 반대하는 의견서를 당에 전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우리는 위에서 내려오는 거 싫다. 종로 공천권을 종로주민에게 돌려줘야 한다. 안 그러면 지역주민의 냉대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