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 훈풍에 일본차 ‘반색’…신차·마케팅 확대로 반등 노려

일본차 1분기 판매량, 4000대 밑으로 떨어져…하이브리드 덕에 낙폭은 줄어 차기 정부, 한일 관계 개선 의지 내비쳐…불매 넘은 일본차, 신차·판촉 속도전

2022-04-27     장대한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일본차 브랜드들이 차기 윤석열 정부 출범에 반가움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한일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국내 반일 감정이 한층 누그러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서다. '노 재팬' 불매 운동 여파로 판매 급감을 겪은 일본차 업체들이 반등 기지개를 켤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일본차, 올해 1분기도 판매 약세…하이브리드 인기에 낙폭은 줄어


올해

2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통계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일본차 판매량은 3323대로, 전년 동기 대비 18.6% 감소했다. 일본 불매가 한창이던 2020년 1분기와 비교해도 24.1% 줄어든 수치로,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최근 반도체 수급난 악재까지 겹친 탓이 크다는 분석이다. 

일본차 브랜드는 2019년 7월 일본 불매 운동이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당시 시장 점유율을 20%대까지 끌어올리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인 바 있다. 단적으로 2019년 1분기 판매량은 지금의 3배가 넘는 1만1585대, 점유율은 4배 수준인 22.2%에 달했다.

그러나 불매 운동 이후 수입차 시장 주도권은 독일차로 온전히 넘어갔다. 2021년 1분기 기준 독일차 점유율은 74% 수준에 육박했다. 올해 판매된 수입차 4대 중 3대가 독일차인 셈이다. 독일차를 유일하게 견제해왔던 일본차의 입지 축소가 독일 특정 브랜드로의 수요 쏠림 현상을 부채질한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일본차 브랜드들도 친환경 트렌드에 부합하는 하이브리드 차량들을 앞세워 부진 고리를 끊는 데 열중하고 있다. 혼다는 어코드와 CR-V를, 렉서스는 베스트셀링카 ES300h, 토요타는 신차 캠리 등을 통해 반등을 모색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일본차 판매량은 2020년과 비슷한 2만548대를 기록하며 선방을 이뤘다. 일본 불매 운동의 그늘이 서서히 걷히는 상황에서, 고유가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연비 효율성을 무기로 고객과의 거리를 좁혀나갔다는 평가다. 

 

윤석열 정부 출범에 볕드는 한일 관계…일본차도 마케팅 보폭 넓혀


윤석열

올해는 차기 윤석열 정부 출범에 따른 한일 관계 개선 효과가 상당할 것이란 전망까지 제기된다. 최근 윤 당선인의 한일정책협의 대표단이 일본을 방문, 기시다 총리와 면담하는 등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내보인 게 결정적이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국내 기업 327개사를 대상으로 '새정부 출범 후 한일관계 전망'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45.3%가 '한일 관계가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응답기업의 50.4%는 한일 관계 개선시 '교역·투자를 늘릴 계획'을 가진 것으로 나타나는 등 경제 협력과 허들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불매의 악몽을 떨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면서 일본차들의 잃어버렸던 입지, 일본차에 대한 구매심리도 되살아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불매 이전 수준을 당장 회복하기는 어렵겠지만, 일본 제품에 대한 거부감이 낮아지는 등 우호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시그널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일본차 업체들도 저마다 올해 판매 회복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토요타는 지난 3월 사전계약에 돌입한 신형 GR86과 2022년형 RAV4 하이브리드의 신차 효과를 노린다. 신차가 부재한 혼다의 경우에는 배우와 스포츠스타들을 홍보대사로 기용하는 등 홍보·마케팅 활동을 강화했다. 사회 공헌과 고객 만족 평가단 운영도 지속하는 등 고객 소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한 일본차 업계 관계자는 "불매 운동으로 2년 넘게 판매 부진을 겪으며 고생했다"며 "정치적, 외교적인 상황을 두고 함부로 얘기하긴 어렵지만, 차기 정부에선 이전보다는 시장 환경이나 분위기가 나아질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토요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