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진 “검수완박은 인권 아닌 범죄자 보호…국민만 피해” [단박인터뷰] 

김경진 전 국회의원  “뇌물이나 탈세 등 공익 관련된 범죄 규명하지 못한 채 사라질 가능성 커졌다” “어느 기관이든 문제 있어, 검찰 일부 잘못했다고, 시스템 망가뜨려선 안 돼”

2022-05-01     윤진석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청법 개정안을 지난달 30일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상정한 민주당은 오는 3일 표결에 들어간다. 다수로 밀어붙이는 거라 국민의힘은 반발해도 소용없다. 

검수완박(검찰수사권완전박탈) 핵심인 두 개정안 처리가 모두 완료되면 문재인 정부 임기 내 검사의 수사권과 기소권은 분리되고, 직접 수사 대상도 6개 범죄에서 2개로 대폭 축소된다. 공직자·선거·방위 사업·대형 참사 수사는 하지 못하게 된다. 부패·경제 범죄만 수사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로 인권을 보호할 수 있게 됐다는 입장이다.

김경진 전 의원은 이와관련, 1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범죄자의 인권을 보호하겠다는 말”이라며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말처럼 힘없는 국민만 피해를 보게 됐다”고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검찰 출신이다. 광주지검 부장검사를 지냈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경진

- 검수완박되면 어떻게 되는 건지 알기 쉽게 설명해 준다면? 

“검찰이 고위직에 대한 뇌물이나 탈세 등 공익과 관련된 범죄 수사를 하지 못하게 된다. 검찰과 경찰 간 상호보완적 크로스체크할 수 있는 시스템들이 많이 없어지기 때문에 경찰이 바쁘거나 의도적으로 감추려 했을 때는 수사도 못 한 채 해당 범죄들은 진상도 규명 못 한 채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보통, 수사의 단초는 조그만 데서 나오기 마련인데 검찰 수사를 부패범죄와 경제범죄 두 가지로만 한정해놨기 때문에 실제 범죄 수사 현장에서 단초를 발견하기 어렵게 됐다.

기존에는 고발 범죄 등 이의 신청을 했을 때 검찰에서 들여다볼 수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것도 불가능하게 됐다.

-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힘없는 국민만 피해 본다고 한 말이 그래서 그런 건가. 

“그렇다. 예전에는 경찰이 무혐의로 자체 종결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없었다. 무조건 검찰로 넘어오게 돼 있었다. 앞으로는 그러기 어려워졌다. 예전 법무부 차관 택시기사 폭행 사건 같은 경우도, 시끄러워지니까 재수사를 했던 것이지 경찰 선에서 끝났으면 그대로 넘어갔을 거 아닌가. 이런 부분에서 검찰이 이중 체크를 할 수 있었는데, 가면 갈수록 어렵게 되니 힘없는 국민이 피해를 볼 수 있는 거다.” 

- 검찰의 수사 능력이 더 있다고 봐서 하는 말은 아닌지? 

“사람 잡는 수사 능력은 경찰이 낫다. 하지만 증권범죄 등 복잡한 범죄, 민사나 행정적 법리가 복잡한 내용은 아무래도 검찰이 낫다.”

- 민주당에서는 검찰의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게 인권 보호라는 입장이다. 

“범죄자의 인권을 보호하겠다는 말이다.”

- 검수완박을 자초한 측면이 있다는 평가도 있다. 검찰 자체적으로 반성할 측면이 있는 건 아닌지?

“반성해야 할 대목은 있다. 어느 기관이나 부서든 내부의 일부에서 잘못해온 일들이 있었다. 심지어 경찰도 고문해 사람을 죽이기까지 한 일이 있지 않았나.

그러나 일부가 잘못했다고 시스템 자체를 바꿀 일은 아니지 않나. 잘못된 게 있으면 거기에 맞춰 보완하거나 개선해 나가야 할 일이다. 지금처럼 사법체제를 망가뜨리는 수준으로 가서는 안 된다.”

- 어쨌거나 검찰은 권력의 사냥개 역할을 했기에 문제가 됐다고 생각되는 측면도 있다. 

“권력자가 바로 서야 할 일이지, 검찰의 권한을 뺏어 경찰에 몰아준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경찰은 권력의 사냥개가 아니었나. 권력자의 말을 듣는 것은 검찰보다 경찰이 훨씬 더 잘 듣는다는 게 공론 아닌가. 국민 여론상 그래서 더 우려하고 있다.”

- 검찰 출신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검찰을 권력의 도구로 이용하지 않겠다는 취지를 공언한 바 있다. 그게 가능하다고 보나. 

“윤석열 당선인의 행보를 보면 우리가 조금은 짐작할 수가 있는 것들이 있다. 두고 봐야겠지만 과거보다는 나을 거라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