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장관-이창용 총재, ‘통화 스와프’ 교감 있었을까?

비공개 양자회담 결과에 관심↑ 직접적 언급 가능성 매우 낮아 글로벌경제등 현안 논의했을듯

2022-07-20     고수현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미(美)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방한한 가운데 지난 19일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와의 만남에 눈길을 끌었다. 최근 달러 강세 대응책으로, 한미간 ‘통화 스와프’가 여당에서 화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날 서울 중구 삼성 본관에서 만난 옐런 장관과 이창용 총재는 비공개 형태로 양자면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이 총재는 옐런 장관의 방문을 환영했으며 옐런 장관은 “한미 양국간의 협력을 논의하고 증진할 수 있게 돼 영광이다”라며 “양국은 다양한 가치를 공유하고 교집합이 많은 경제관계를 맺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관계 증진을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이후 진행된 회담은 비공개로 약 35분간 진행됐다. 일각에서는 한미간 ‘통화 스와프’ 관련 논의가 진행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기도 했다.

통화 스와프는 각국 중앙은행이 체결하는 것으로, 엄밀히 말해 옐런 장관과는 관련이 없다. 그럼에도 일각에서 통화 스와프 논의 가능성 기대가 나온 건 옐런 장관이 과거 2014~2018년 미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 이사회 의장을 역임한 바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회담에서 ‘통화 스와프’가 직접적으로 거론됐을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

앞서 이 총재는 지난 13일 통화정책방향 기자설명회에서 옐런 장관과 ‘통화 스와프’ 논의 가능성을 묻는 질의에 “옐런 장관과 한·미 통화스와프를 직접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통화 스와프 정책은 미 연준의 권한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주요 회담내용은 한미간 통화 스와프가 아닌 글로벌 경제위기 등 현안이 주요 화제로 다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이 총재도 옐런 장관과의 회담이 세계경제 상황 등을 주제로 진행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

한편 같은날 옐런 장관과 추경호 경제부총리(기획재정부 장관)와의 양자회담도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두 장관은 외환시장에 관해 긴밀한 협의를 지속하고, 외환이슈에 대해 선제적으로 적절히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추 부총리와 옐런 장관은 한・미 양국이 필요시 유동성 공급장치 등 다양한 협력방안을 실행할 여력이 있다는 데 인식을 공유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한미간 ‘통화 스와프’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미 양국간 통화 스와프가 현실화될 경우 최초의 사례가 된다. 앞서 2008년과 2020년 두 차례 한미 통화 스와프가 체결된 바 있지만 이는 한미 양국간이 아니라 다자간 통화 스와프였다. 현재 여권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통화 스와프'는 한미 양국간 계약으로, 선례와는 결이 다르다.

당시 통화 스와프는 미 연준이 중요 국가들의 금융시장을 안정시킬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하에  한국을 포함한 9개국을 대상으로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것이다.

앞서 이 총재는 “글로벌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통화스와프는 한국만의 시각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시각에서 논의가 되거나 미국 연준도 고민하겠지만, 한국과 미국만의 통화스와프는 별도의 문제”라고 설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