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업계 엇갈린 2분기 희비…농심만 울었다

오뚜기·삼양식품 실적 개선…농심, 국내 사업 24년 만에 적자전환

2022-08-17     안지예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서울

국내 주요 라면 3사의 올해 2분기 실적이 엇갈렸다. 오뚜기와 삼양식품이 원가 상승 부담 속에서도 실적 개선을 이뤄낸 반면 업계 1위인 농심은 영업이익이 뚝 떨어지면서 실적이 악화했다.

17일 오뚜기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오뚜기의 2022년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47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2% 증가했다. 매출액은 7893억 원으로 18% 늘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영업이익 1068억 원, 매출액 1조5317억 원으로 각각 23%, 14% 성장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유지류·간편식 등 주요 제품 매출이 전반적으로 증가했다”며 “매출 증가 대비 판관비(판매비와관리비) 비중이 전년과 비슷하게 유지되고, 원가 절감을 위한 노력들이 영업이익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삼양식품은 연결기준 영업이익 273억 원, 매출 2553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보다 영업이익은 92%, 매출은 73% 각각 증가한 수치다.

실적은 해외사업이 견인했다. 동 분기 삼양식품의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0% 증가한 1833억 원으로, 분기 최대 수출 실적을 경신했다. 수출국과 불닭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것이 주효했다. 해외수출이 중국, 동남아 시장 중심에서 미주, 중동, 유럽 등 아시아 이외 시장으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전반적으로 증가했고, 하바네로라임불닭볶음면 등 현지 맞춤형 제품, 불닭소스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이와 함께 물류난 완화, 고환율 등에 힘입어 올해 들어 수출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상반기 수출액이 3000억 원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수출액(3885억 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원가 상승 부담에도 영업력 강화, 환율효과 등에 힘입어 지난 분기에 이어 국내와 해외에서 모두 호실적을 거뒀다”며 “향후에도 해외시장 확대에 집중하는 한편 수익성 확보에도 힘써 내실 있는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반면, 농심은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올해 2분기 농심의 영업이익은 4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4% 감소했다. 매출은 756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7% 성장했다. 국내 시장 부진이 수익성 악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같은 기간 농심의 별도기준(해외법인 등 자회사 제외 실적)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농심이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1998년 2분기 이후 24년 만이다.

상반기 기준으로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4% 줄어든 386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조4925억 원으로 16.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원부자재, 에너지 가격 상승 등 원가부담 증가와 수출비용 등 각종 경영비용의 상승으로 인해 감소했다. 

최근 이어진 달러강세 흐름도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방식의 삼양식품과 달리 농심은 공장 자체가 해외에 있어 환율 상승 효과를 보지 못했다. 라면류에 편중된 포트폴리오도 약점으로 작용했다. 상반기 기준 농심 라면사업은 전체 매출의 78.9%를 차지하고 있다. 스낵은 14.2%, 음료는 5.4%에 불과하다.

농심 관계자는 “국제 원자재 시세의 상승과 높아진 환율로 인해 원재료 구매 단가가 높아졌으며, 이외 유가 관련 물류비와 유틸리티 비용 등 제반 경영비용이 큰 폭으로 상승해 매출액이 늘었음에도 영업이익은 감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원가와 판촉 부담이 상반기 대비 줄어들면서 농심이 2분기를 저점으로 점차 반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6월을 기점으로 주요 곡물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며 “통상적으로 곡물의 투입 시기는 매입 시기 대비 약 3~6개월 정도의 래깅(Lagging) 효과가 있는 만큼, 3분기까지는 원가 부담이 지속되는 반면 4분기부터는 제품 가격 인상, 곡물 가격 하락의 마진 스프레드 개선 효과를 누릴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