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무열 “감정노동 극심한 3D 직업 정치, 효능감과 피드백으로 버텨” [청년 인터뷰]

주무열 관악구의원 (더불어민주당) “21세기 청년들 기회의 빈곤에 시달리고 있어…‘청년 정치’ 프레임 영리하게 이용해 문제해결 가능” “어떤 국가든 통치술 이용해 사정기관과 인사로 쥐락펴락…민주당, 尹정부 무능에 집중해 대응해야” “청년 정치인, 혼자만의 오만에 빠지면 안돼…원내 정치인들과 원만한 관계 유지해야 오래갈 수 있다”

2022-11-04     박지훈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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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주무열 관악구의원(38세)은 가끔 동네를 산책하며 자신이 설치하도록 건의한 정류장 의자에 앉아보곤 한다. 동네 어르신들이 편안하게 앉아있다가 버스를 타고 가는 장면을 보면 기분이 좋아져 ‘난 괜찮은 사람이구나’ 생각한다고도 했다. 그가 3D 직업이라 불리는 직업 정치인을 계속하는 이유다.

그는 거창한 이유가 아닌, 권한을 다루는 일이 잘 맞는 것 같아 정치인의 길을 걷게 됐다고 밝혔다. 서울대학교 재학 시절 동아리연합회장과 총학생회장을 임하며 여러 사업을 펼쳤을 때 생각보다 대중의 입맛에 맞게 잘 해냈다고 소회했다. 당시 좋은 피드백도 많이 받았다며 스스로 만들어낸 결과물에 대한 뿌듯함도 전했다. 또 그런 이유로 직업 정치인을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주 의원은 “직업 정치는 굉장한 3D 직업이다. 감정 노동이 극심해 버틸 이유가 필요한데 전 제가 만들어낸 결과물에 대한 강력한 효능감과 피드백이 보람 차 잘 버틸 수 있었다”며 “2선·2선·2선(구의원 2번, 시의원 2번, 구청장 2번) 코스를 잘 밟아 전문성을 갖춘 정치 행정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는 지난달 27일 관악구에 소재한 의원사무실에서 진행됐다.

 

1. 시그니처 질문 
“청년은 사회적 약자, 이유는 기회의 ‘공정’ 아닌 빈곤’…선제적인 산업구조 개편해 대처必”
“프레임 정치는 모든 정치 현상에서 발생해…틀을 깨는 것보다 어떻게 이용하는지가 중요”


- 청년이 사회적 약자인가요.

“청년은 사회적 약자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약자를 어떻게 규정하는냐에 따라 다르겠으나 약자를 규정하는 것은 그 사회가 갖는 구조적, 제도적 혹은 관습적인 틀에서 특정한 계층에 가하는 압력이거든요. 지금의 청년 세대가 그러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생각합니다.

노동에 있어서는 비정규직 플랫폼 노동으로 몰리고, 인권에 있어서는 가장 약자일 수밖에 없는 것이고요. 주거에 관련돼서도 당연히 취약계층일 수밖에 없습니다. 청년들이 구조적으로, 사회적으로 가장 약한 고리에 있을 수 밖에 없는 지금의 시대적 환경, 이것이 제가 청년이 사회적 약자라고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 그런 환경이 조성된 원인은 무엇인가요.

“이재명 대표는 기회의 공정이 아닌 기회의 빈곤이 문제라고 꼬집었습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소위 586이라 말하는 세대는 대한민국이 가속 팽창하는 시기에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어디에있던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사회에서 요구되는 여러 정치적 활동을 하면서도 얼마든지 다른 곳에서도 일을 할 수 있었죠. 하지만 현 청년들에겐 그런 기회가 없다는게 가장 큰 문제죠. 게다가 여러 산업의 구조가 변하고 있지만, 사회에선 그에 대응하지 못했다고 생각해요.”

- 그렇다면 해법은요.

“우리나라가 급속히 고학력 사회로 진입하면서 필수적으로 기피하는 직업군이 생기게 되는 반면 누구나 선망하는 직업군의 숫자는 한정돼 있죠. 빠르게 산업을 재편해 이 사람들이 갈 수 있는 환경의 직업군을 더 조성해야 할 것이고, 다른 방편도 만들어놔야 합니다. 하지만 결국 지금 대응하는 방식은 ‘왜 자리가 많은 3D 일자리는 안 가고 자리가 적은 화이트 칼라 노동에만 목을 매느냐’며 오히려 청년들을 타박하기만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이미 사회가 이 정도로 고학력화되는 상황에서는 다른 일자리로 강제로 밀어 넣는 것은 폭력에 가깝다고 봅니다. 그전에 선제적으로 산업 제도를 개편해야 합니다.”

- ‘청년 정치’도 일종의 프레임일까요?

“완전히 동의합니다. 청년 정치라는 말은 그 자체로 프레임입니다. 실제로 청년으로서 어려움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도 청년 정치라는 타이틀을 갖고 당선되기도 합니다. ‘청년 정치를 하고 싶다’는 말도 이 프레임 안에서 허용되고 말입니다. 하지만 프레임이라는 것은 모든 정치 현상에서 대동소이하게 일어나는 것이기에 옳다 그르다 평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보고요. 도리어 그런 프레임이 갖춰지기까지 청년 문제가 정말 심각했기 때문에 이런 프레임이 형성된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 어떤 면에서는 프레임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겠군요.

“그렇죠. 어떤 정치든 간에 프레임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여성이면 여성 정치에 대한 페미니즘적 프레임이 있을 수 밖에 없고 노인이면 실버라고 하는 프레임이 있을 수밖에 없는 것 처럼요. 그것을 부수고 박살내자고 하는 것은 인간 사회의 문화적 관습을 박살내자, 인간이 인식하는 틀을 박살내자는 것으로 비춰 동의하지 않고요. 도리어 그것을 잘 이용하는 것이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2. 국정현안
“與 ‘싸구려 통치술’ vs 野 ‘과민반응’…尹 정부 ‘무능 프레임’으로 승리 챙겨야”
“민주당 지지율? 반사이익에 지나지 않아…실력 증명할 계획 세우는 것 우선”


- 민주당 중앙당사 건물 내 민주연구원이 불법 자금 의혹 관련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습니다. 여야에선 이를 두고 대치하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싸구려 통치술과 그에 대한 과한 반응으로 해석합니다. 어떤 국가든 통치술이라는 것은 필요합니다. 정부여당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통치를 시도하죠. 조일 때 조이고 풀 때 풀고, 특히 4대 사정기관이라고 불리는 경찰, 검찰, 감사원, 국정원을 이용해 채찍질하고, 여러가지 인사로 당근을 줘서 국정을 돌려가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저는 이번 정부가 사정기관을 쓰는 방식이 굉장히 서투르고 세련되지 못한, 직설적이라고 느끼고 굉장히 싸구려 통치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서해 공무원 의혹 관련만 해도) 국정원 행정사무 국정감사 SI 자료에서 월북이라는 단어가 나왔는지 다투고 국가인권위원회를 감사원이 표적수사를 하네마네 이러고 있는데 이런 방식은 모두를 지치게 만들고 도리어 그들의 국정 동력을 갉아먹고 있죠. 반면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는 저들의 서투름을 잘 이용해서 우리당이 더 유능하고 민생의 강한 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면 되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 당이 너무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저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민주당이 대통령 시정연설 보이콧을 한 것은 어떻게 봤는지, 또 국민의힘에서 헌정사의 비극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비판한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이 또한 싸구려 통치술에 대한 과민반응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가 집중해야 할 부분은 ‘정부의 무능’입니다. 국민이 어떤 특정 정치 집단을 뽑으려 하고 그 정치 집단에 기대하는 것은 국가를 유능하게 이끌어 가느냐입니다. 그런데 상대방의 예의를 물고 늘어지고 있어요. 

제가 정부여당에 싸구려 통치술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그들이 민주당이 이러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에요. 더 진흙탕 싸움으로 끌고가서 새로운 프레임을 통해 기존의 무능 프레임을 덮어버리길 바라는 거죠. 우리가 말린 거에요. 시정연설을 문제 없이 잘 들었다면 오히려 그 연설을 보면서 ‘잘한 것도 없는데 왜 자화자찬을 하는거야?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겠죠. 우리가 프레임 상에서 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 최근(10월 25일 기준) 일부 여론조사서 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을 오차범위 밖으로 앞서 고무적일 듯합니다. 왜 올랐다고 보나요.

“반사이익에 지나지 않습니다. 집권 여당과 정부의 지지율이 20%대를 기록해 민주당의 지지율이 올라간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으며 굉장히 장시간 버텼거든요. 우리 측에서 볼 때는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못했다고 하지만, 보수층 입장에서는 여전히 절반 이상이  잘하고 있다고 이야기해요. 지지율이 양극화돼서 나타난 현상 중에 반사이익을 봤을 뿐이죠. 여기에 안주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힘이 국정을 가져간 원인이 문재인 정부가 무능하다는 프레임이었거든요. 국민의힘도 반사이익을 통해서 국가의 통치 권한을 가져갔지만 순식간에 무너지고 있잖아요. 민주당도 준비도 안된 상태에서 ‘저쪽이 무능하니 우리에게 정권을 주세요’ 했다가는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어요. 실력을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에 대한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 앞으로 탄력받기 위해 건의할 일이 있다면요.

“국민의힘의 싸구려 통치술에 말려들지 말아야 합니다. 저들은 프레임으로 다른 프레임을 덮는 데 아주 능숙하고 그것이 집권 여당, 모든 정부가 갖춰야 할 덕목 중 하나라고 여기고 있어요. 그걸 구사하는데 서슴지 않을 거예요. 그런 것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프레임 전쟁에서 잘 이기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3. 정치활동
“청년 정치인, 본인만 잘하면 된다는 착각하고 있어…원내 정치술 활용 중요”
“지역주택조합의 횡포가 현안…기초의원의 한계, 협업 통해 극복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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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선의원입니다. 재선의 비결은 무엇인가요.

“재선의 비결은 원내 정치입니다. 다만 의회에서 실력을 보이고 두각을 드러내는 것은 전국에 있는 모든 청년 정치인들이 비슷하게 할 거예요. 하지만 기본적으로 정치란 옳은 말을 가지고 하는 패싸움입니다. 아무리 실력이 좋고 뛰어나더라도 내 편이 없다면 고립되기 마련이거든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틀린 말을 해서 그렇게 됐겠습니까? 같은 편이 없으니 고립된 거죠.”

- 일종의 네트워크, 관계를 잘 가져갔다는 얘긴지요.

“청년 정치인들에게서 흔히 보이는 모습이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관계를 많이 약화시키거든요. 저 같은 경우에는 다른 의원들과 관계를 만드는 데 에너지를 많이 썼고 거기서 벌어들인 정치적 스코어를 가지고 제가 원했던 정치적 이슈들을 다루고 있어요. 그걸 간과해선 안 되는 거예요. 나의 탁월함과 위대함에 다른 의원들이 감복해서 함께할 것이라고 하는 것은 큰 착각입니다. 기본적으로 인간이란 시기하고 질투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자기 잘난 모습만 보여선 안 되고 다른 의원들을 존중하고 함께 호흡하며 도울 수 있게끔 하는 것. 그것이 원내 정치술이라 생각하는데 이를 잘 구사하느냐 안하느냐가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의회 안에서도 전 다른 의원들에게서 ‘저 의원은 괜찮은 사람이야’, ‘젊은 데 품성도 좋고 실력도 있는 것 같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거죠.”

- 의원 인사말에 청년, 복지, 노동 문제를 주로 다루고 싶다고 했는데, 왜 이 주제를 다루고 싶은 것인지.

“저는 평등한 세상을 원합니다. 인간은 그냥 두면 조금은 과격하고 권위적인 존재며 다른 사람에게 거리낌 없이 폭력을 휘두르죠. 그러나 인간의 본능을 그대로 두는 것은 정치가 아닌 통치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정치의 역할은 가능성, 인간의 본성 사이에서 좋은 점, 우리가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존재가 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정치는 그런 영역들을 잘 잡아서 우리가 더 평등하게 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움은 있겠지만 우리가 인간성의 발현이라 하는 것은 ‘우리보다 약한 사람을 돕고 어려운 사람을 신경 쓰고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는 것’, 그런 가치가 잘 드러났을 때 더 좋은 세상이 될 거라고 여기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청년의 어려움, 그다음에 노동 문제에 있어서 불균형과 양극화 등의 문제를 다루려고 하는 것이죠.”

- 관악구 행정감사가 진행됐습니다. 주로 어떤 안건에 대해 다뤘나요.

“지난 8대 의회에서는 행정재경위원회에만 있었어요. 이번에는 보건복지위원회로 넘어왔습니다. 위원회 각 과에서 사무감사 자료를 제출하고 결산을 제출할 때 자기네들이 무엇을 목표로 하는지, 그 성과는 무엇인지에 대한 서류를 제출합니다.

하지만 들여다보면 기준 자체가 잘못돼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관악구 내 소재한 가구에 출산 시 어떤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공지하는 사업이 있어요. 다양한 사업들에 접근할 수 있고 소득 수준에 따라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공지하는 사업이죠. 그런데 퍼센트가 계속 떨어지더라고요. 의아해서 물어봤더니 돌아온 답변은 ‘인구가 줄어서 그렇다’였습니다. 이상하지 않습니까? 제가 ‘전체 출생아 공지를 얼마만큼 했느냐’고 물어보니 100% 다 했다는 거예요. 우리가 의도하지 않은 결과에 의해서 낮은 평가를 받거나 인구가 갑자기 늘어나게 된다면 100%를 넘어서는 성과가 되는 건가요? 그렇다면 우리가 그걸 점검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요. 담당 공무원들도 질의 중 이런 것들을 해당 과의 성과로 제시하는 것은 옳은 목표 제시가 아닌 것 같다고 말하면 대부분 수긍해요.

올 한 해 2년 동안 소속 상임위에서 행정감사를 하면서 목표 설정에 대한 이야기들을 주로 나눴고 내년에는 우리가 합의했던 목표 설정, 추정됐던 점검할 수 있는 목표들에 대해서 얼마만큼 수행됐는지를 보려고 하죠. 상임위 소속 기간인 2년을 이렇게 나눠서 보고 있습니다.”

- 지역의 가장 큰 현안으로 보는 것은 무엇이며 어떻게 타개할 계획입니까.

“제 지역구의 가장 큰 현안은 지역주택조합입니다. 일반적인 재개발·건축과는 다르게 그 동네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추진위를 만든 뒤 어느 구역부터 어느 구역까지 있는 사람들의 토지 사용 승낙을 받아 재건축·개발을 하는 것입니다. 법적으로는 재개발·건축은 대형 건설사가 많은 이윤을 가져가기 때문에, 그 이윤을 지역민들에게 돌려주자는 취지에요. 하지만 굉장히 많이 악용되고 있어요. 제가 처음으로 임기를 시작했던 2018년부터 대응을 시작했죠.”

- 어떻게 대응했는지요.

“돈을 투자 받고 투자 받은 금액 중 아주 일부만 돌려주는 것이 그들의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봤어요. 법적인 것을 비롯해 수많은 대응들을 해왔죠. 4년 정도 지나니까 상대측에서 파산하는 지경에 이르더군요. 서로 경찰서에서 고소 고발부터 시작해 검찰에도 다녀왔었네요. 이제 관악구에는 약 7개의 지역주택조합이 남아있어요. 주민들이 조합에 함부로 가입해 재산 상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방지하고, 그 조합원들이 사업을 하는 것처럼 사기 치기 위해 동네 주민을 괴롭히는 것을 막아내는 게 제가 생각하는 관악구의 가장 큰 현안입니다.

- 기초의원 선에서 감당하기엔 벅차지 않았나요.

“물론 있었습니다. 구의원이 혼자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명확하죠. 박홍근 의원실의 나바다 보좌관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함께 법 개정안과 국정감사 질의서도 만들어 올려보냈습니다. 구의원 선에서 감당할 수 없으니 포기하는게 아닌, 상위 기관과 협업한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습니다.”

 

4. 정치 소신과 마무리
“일을 ‘저지르는’ 것이 아닌 ‘되게 만드는’ 것이 나의 좌우명…훌륭한 정치 행정가가 목표”
“다양한 인간군상 만나 희노애락 느꼈다. 그것이 정치…정치를 하고 싶다면 결사를 도모해라”


- 좌우명은 무엇인가요.

“‘일이 되게 만드는 사람이 되자’입니다. 전태일 열사의 평전을 쓴 조영래 변호사란 사람이 있습니다. 그분의 평전을 쓴 안경환 교수가 있는데, 이 교수가 조 변호사에 대해 ‘일을 저지르는 사람이 아니라 일이 되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평가했어요. 그 글귀를 읽고 처음으로 제 좌우명이 생겼습니다. 이전에는 ‘도전을 해보는 것만으로도 내게 도움이 되고 재수 좋으면 일이 잘 풀릴 거야’라고 생각했어요. 그 글귀를 읽고 나서는 내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깨달은 거죠. ‘아, 나는 일을 저지르는 데 익숙했고 일이 되게 만드는데는 큰 관심이 없었구나. 그리고 일이 되는 사람들은 일이 되게 만드는 훈련을 열심히 한 사람들이구나’는 것을 알게 돼서 제 좌우명이 바뀌었습니다.”

- 어떤 정치를 하고 싶으며, 롤모델로 삼는 정치인이 있다면 누구입니까.

“정치 행정가가 되고 싶어요. 의원직보다도 단체장이 되고 싶어요. 행정의 권한을 가지고 그 동네에서 구체적으로 무언가를 바꿔보고 만드는 것을 해보고 싶어요. 그런 의미에서 행정가로서 성과를 낸 이재명 당대표의 실력을 높게 삽니다. 도지사로 있으면서 계곡 정비를 했던 일이 대표적이죠. 일반 시민이 보기엔 그저 그런 일이지만 사회 갈등을 다뤄보는 입장이 되면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걸 알게 되죠. 이런 사람을 워너비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해요. 

의원으로서는 박용진 국회의원을 꼽고 싶네요. 삼성바이오, 현대차 세타 엔진 문제 등을 다뤘던 모습을 보면서 자기가 생각하는 가치를 표현하는 의원 생활은 저렇게 하는 것이구나를 배웠어요. 또한 제가 앞으로 본받아 밟고 싶은 코스는 박준희 관악구청장입니다. 2·2·2 코스를 밟았는데요. 구의원 2번, 시의원 2번, 구청장 2번이죠. 저도 최소 2번씩은 직무를 겪으면서 실력을 발휘하고 인맥과 경험치를 들고 올라가야 그 자리에 올랐을 때, 그 자리를 허투루 사용하지 않겠죠.”

- 청년 정치인으로서 애로점.

“저는 오히려 청년이라는 프레임을 백분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장점도 많이 보이죠. 서투르거나 부족하고 모자라더라도 청년이니까 다시 기회가 주어지거든요. 또 금방 일을 익혀서 두각을 드러내기도 좋죠. 하지만 다른 의원들과의 관계가 어렵고, 노력한 만큼 인정받지 못한 것에 대한 서러움 등이 있죠. 혹은 괴상한 사람이 의회에 들어와 선배라는 이유로 훈수를 둬 자괴감이 생길 때도 있겠으나 저는 이 모든 것을 과감하게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여러 사람과 어울리며 상호작용하는 것이 정치죠.”

- 앞으로 정치를 하게될 청년들을 위한 제언 한마디 부탁합니다.

“‘결사’를 훈련하세요. 대한민국에는 결사의 자유가 있습니다. 뜻이 맞는 사람들과 모여서 무언가를 도모하는 것을 결사라고 하죠. 저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정치를 합니다. 그리고 좋은 세상은 좋은 정당과 좋은 정치인들이 만들죠. 좋은 정치인은 좋은 텃밭에서 납니다. 그러려면 훈련된 사람이 많아야 합니다. 대학생이라면 학생회에 들어가세요. 준 정치행위거든요. 직업 정치를 하고 싶다면 동아리 모임이든 봉사활동이 됐든, 다양한 활동 속에서 리더십을 가져보고 자신의 정적도 가져보고 그에 대응하는 본인의 태도와 품성을 스스로 확인해 봐야 해요. 자신을 옹호하는 사람과 비난하는 사람들을 만나보세요. 이런 훈련이 되면 좋은 정치인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