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현 “국민적 공감대 잃으면 정당도 힘 잃어” [단박인터뷰]

“당 지도부, 국민·당원 의사 존중해 모두의 공감 얻는 정치 해주길” “박지원 복당은 동교동계로서 아닌 ‘개인’ 차원…역할 기대 없다” “유공자 법안 오직 ‘명예’ 중심 삼아…사업 관련 부분 다 뺐다” “공직 사퇴하니 마음 홀가분하고 편안…재밌게 살자고 생각”

2022-12-21     김자영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자영 기자]

이석현

이석현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추협 세미나 및 자랑스러운 민추인의 상 행사에 참석해 “전두환 정권 시절, 그 어려운 때 민추협이 ‘직선제 개헌’을 슬로건으로 내세웠고 국민적 공감대를 얻어 6월 항쟁을 성공시켰다. 선배들과 그 시절을 겪어낸 것에 대해 언제나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전 부의장은 1970년대 학생 운동에 참여했다가 보안사에 끌려가는 등 여러 고초를 겪었다. 이후 사회생활을 하던 1984년 5월 경, ‘나라가 이 모양인데 혼자 잘 먹고 살려고 회사 다닐 수 있겠냐’는 한 선배의 말에 자극받아 김대중의 동교동계와 김영삼의 상도동계가 손잡고 만든 민주화추진협의회 출범을 함께했다.

이후 14대 국회에 입문해 6선을 지냈고, 현재 민추협 공동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 8월엔 대통령 직속 헌법기관 민주평통수석부의장직에서 물러났다. 

이 전 부의장은 이날 <시사오늘>과의 단박인터뷰에서 “공직을 사퇴하니 마음이 편안해졌고 훨씬 홀가분해졌다”고 전했다. 다만 현 정치 상황에 대해선 “여야 간 긴장관계가 너무 고조돼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 전 부의장은 “당 지도부 결정이 국민과 당원의 공감대를 잃으면 정당도 힘을 잃는다”며 “국민과 당원 의사를 존중하는 정치를 해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 전 부의장은 박지원 전 국정원장 민주당 복당 건에 대해선 “기대하는 역할은 없고 여러 젊은 후배들을 도와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실제로 일 많이 하는 분이 돼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그간 어떻게 지내셨는지요. 

“공직을 사퇴하니 훨씬 홀가분해졌습니다.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국회의원할 때 수석부의장 할 때 사 둔 좋은 책들이 많은데, 그 것을 읽고 있습니다. 공직에 있을 때는 시간이 없어서 못 읽고 표지만 봤었거든요. 의원 시절엔 뒤축 높은 구두를 신고 다녔는데 요즘은 뒤축 없는 편안한 신발 신고 다녀요.”

- 향후 계획은 따로 없나요.

“현재로서 뚜렷하게 세운 계획은 없습니다. 다만 현재 건강하니 ‘앞으로 열심히 재밌게 살자’, ‘쉼 없이 노력하며 살자’ 생각합니다. 나라와 개인을 위해서요. 최근 항공우주법학 박사 과정을 준비했습니다.”

- 현 민주당 상황 어떻게 보는지요.

“민주당 하는 것 보면 걱정이 참 많이 됩니다. 당 지도부의 결정이 국민적·당원적 공감대를 잃으면 정당이 힘을 잃거든요. 국민과 당원의 의사를 존중하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정치를 해주면 좋겠어요. 여야 간 긴장관계가 너무 고조돼있는데…. 많은 대화가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

- 박지원 전 국정원장 민주당 복당 승인, 잘 된 거라 보나요.

“모든 사람들이 힘을 합하자는 취지로 보면 동의합니다. 박 전 원장은 개인 자격으로 복당한 것이지 동교동계를 대표한 것은 아닙니다. 민추협과도 상관없는 분이고요.”

이 전 부의장은 박 전 국정원장의 복당이 동교동계로서가 아닌 ‘개인’ 자격으로의 입당임을 강조했다. 

“박 전 원장은 개인으로서 정치적 경륜을 쌓은 인물이고 그 경험을 정치에 반영하기 위해 복당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 박 전 원장이 어떤 역할을 할 걸로 기대하는지요.

“기대하는 건 없고 다만 여러 젊은 후배들을 도와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실제로 일을 많이 하는 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 최근 추진 중인 유공자 관련 법안은 전에 발의된 법안과 비교해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는지요.

“20대 국회 때는 보훈처에서 크게 반대했습니다. ‘이거 해주면 다른 모든 단체들도 다 해달라고 한다’는 이유에서였어요. 민추협 동지들 희망은 ‘험난했던 시절에 목숨 걸고 민주화운동했으니 나라로부터 인정받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나라로부터 지원을 받기 위한 목적이 아닙니다. 그러한 취지를 적극 감안해서 그런 부분(지원)을 빼고 오직 명예만, 명예를 중심으로 삼는 법안으로 고쳤습니다. 민추협이 사업할 수 있는 부분도 법안에서 다 뺐어요.”

- 마지막으로 민주당 지도부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지도부가 정치를 많이 한 좋은 분들에게 두루두루 의견을 들어가면서 하면 좋겠어요. 일부 이야기만 듣는 게 아니라요. 민주당은 자유당, 민주당 때부터 뿌리가 깊은 당입니다. 뿌리가 깊은 여러 선배에게 폭넓게 자문을 구해가며 정치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