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삼 “관운이 없다고?…나는 대기만성형” [윤진석의 곤란한 인터뷰]

민영삼 최고위원 후보(국민의힘) “나는 보수로 넘어온 귀순용사, 분수 알아” “외연확장 수도권 호남향우회 마음 살 것” “갈 데 없어 왔다고? 구국 심정으로 합류” “김기현보단 안철수? 선대위원장은 한동훈” “이준석=이재명, 사법을 정치로 끌어들여”

2023-02-24     윤진석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스스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민영삼 최고위원 후보를 지난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만났습니다. 그때만 해도 최고위원 지지도 2~3위를 오갔습니다. 현재는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21∼22일 전국 성인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물은 결과 민영삼 후보는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최고위원 후보 중 가장 많은 14.8%를 얻었습니다. 뒤이어 김재원 13.6%, 조수진 13.1%, 태영호 9.2%, 김병민 9.1%, 김용태 8.7%, 허은아 6.4%, 정미경 6.0% 등의 순이었습니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110만 명대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방송 <배승희와 민영삼의 따따부따>의 저력 때문에 탄력을 받아 오른 걸까요. 

스스로

 

“이게 증명하지 않습니까?” 

손목에 찬 윤석열 대통령 시계를 보이면서 활짝 웃어 보였습니다.

찐윤(윤석열) 후보인 점을 어필했는데요. 

어쨌거나 귀순용사임을 자임하는 처지 치곤 눈에 띄는 선전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곤란한 질문 - 하나
변절자 논란은 어떻게?


1960년 전라남도 목포에서 태어난 민영삼 후보는 20년 넘게 민주당에서 정당생활을 했습니다. 민주당의 스피커 역할도 했고, 국민의당 한 갈래인 민주평화당에서는 최고위원도 역임했습니다. 이런 그는 “호남의 강을 건너 좌파 이념 민주당의 벽을 넘어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하는 60년 정통 보수정당 국민의힘으로 탈출해왔다”며 스스로를 “귀순용사”라고 칭했습니다. 

- 문제는 귀순용사에 따라붙는 꼬리표가 변절 논란 아닙니까. 이런 질문이 오는 27일 최고위원 토론회 때 지적된다면 곤란하지 않을까요. 

“나는 내 주제를 압니다. 분수를 압니다. 그럼에도 왜 나왔냐. 윤석열 대통령과 소통할 수 있는 윤활유 역할을 하기 위해 나왔습니다. 친윤으로 불리는 의원들도 많이 도와주고 있습니다. 국민이 편하게 잘살고 윤석열 대통령을 지키고, 당내 통합을 위해 가장 힘쓰겠습니다.”

 

#곤란한 질문 - 둘    
文캠프는 왜?


민영삼 후보는 정치권 내 주류로 살아본 적이 없습니다. DJ(김대중)계 안에서도 김상현-정대철 등 비주류 연합의 라인이었습니다. 열린우리당 분당 때는 노무현 당시 대통령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새천년민주당에 잔류했습니다. 2012년 대선 때도 친노(노무현)-친문(문재인)을 상대로 패권 정치라며 날을 세웠습니다. “문재인 후보 때문에 졌다, 손학규-정세균 후보 정도만 됐어도 이겼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 그런데 왜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한 건지…?

“그때도 안에서 계속 바른 길로 가야한다, 말했습니다. 친문 세력이 끝내 패권으로 일관했잖습니까.”

국민의힘과는 비교도 안 되는 폐쇄성이 엄청났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곤란한 질문 - 셋 
갈 데 없어 국민의힘으로?


사회여론분석 전문가이자 한때 종편방송 수입 1위를 자랑할 만큼 잘나가던 정치평론가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반문(문재인) 평론으로 문재인 정부 당시 블랙리스트까지 올라 섭외 한 군데도 되지 못한 적이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민주평화당 소속으로 전남도지사에 출마했지만 반문 인사로 낙인찍혀 낙선하고 말았습니다. 이후 2020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에 합류했습니다.

- 반문 행보가 발목을 잡아 호남서 당선도 어렵고, 수도권도 어려우니 더 이상 갈 곳이 없어 국민의힘에 온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는데 어찌 봅니까. 

“매도하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말할 수 있겠지요.”

잘라 말했습니다.  

“문재인 세력이 다시 또 정권을 연장한다는 것은 이 국가를 완전히 망하게 하는 길이라고 봤습니다. 경제, 안보국방, 외교, 민생, 부동산, 탈원전 정책 모두 좌파 이념이었습니다. 나는 그들을 진보좌파라고 하지 않습니다. 운동권좌파라고 합니다. ‘문재인 세력’에 이어 ‘이재명 세력’은 극악무도한 포퓰리즘에 더 좌파고 더 위험합니다. 도저히 안 되겠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보수 정당의 대통령 후보가 돼서 나라를 살려야 되겠다. 절박한 마음으로 온 것입니다.”

전 정부 인사였던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박준선, 김한길, 장성민, 안철수, 임재훈, 김경진 인사 등 모두 같은 맥락에서 온 것으로 보는지도 궁금했는데요. 

“구국의 심정으로 넘어온 탈민주(당)세력이라고 할 수 있죠.”  
답했습니다. 

 

#곤란한 질문 - 넷 
번번이 낙선, 관운 ‘글쎄’ 


지난 2020년 민영삼 후보는 개인 유튜브 방송을 통해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통령 된다’고 예견했습니다. 2021년 <따따부따>에서는‘이 세 사람(윤석열-홍준표-장성민) 중에 대통령된다’고 방송해 조회수 230만을 달성했습니다. 앞서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는 안철수 국민의당이 호남을 기반으로 원내교섭단체가 될 거로 전망했습니다. 적중했습니다. 

본인은 정작 정치적 고배를 적잖게 마신 듯합니다. 1995년 제1회 서울시의원에 당선된 것만 제외하면 17대 총선 낙선, 5회-7회 지방선거에서 모두 떨어졌습니다. 

정치는 8할, 9할이 운이라고 합니다. 

- 관운이 썩 좋은 편이 아니지 않느냐는 시각에 대해서는?

“대기만성형이라서 그렇습니다(웃음).”

 

#곤란한 질문 - 다섯 
김기현보단 안철수?


민영삼 후보는 “우파로 넘어온 귀순용사로서 외연 확장에 강점이 있다”는 점을 적극 내세우고 있습니다. 호남보수라는 점에서 국민의힘에 큰 힘이 될 거라는 점도 자신했는데요. “수도권 거주하는 2500만 명의 인구 중에서 영남, 충청, 호남 출신이 70%이상 됩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이분들의 마음을 사는 겁니다. 호남향우회 분들을 먼저 설득하는 역할을 당에서 하겠습니다.” 포부를 밝혔습니다. 

- 외연확장이 중요하면 당대표도 플러스알파를 해주면 좋을 텐데요. 그러면 김기현 후보보다 안철수 후보가 낫다고 보는 건지요?

“선대위원장이 있지 않습니까.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기용한다면 놀라운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말을 돌렸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여의도 문법 대신 새로운 정치 문화를 만들어가듯 한동훈 장관도 바람을 일으켜주길 기대합니다.”

전국 합동연설회에서 민 후보는 “황교안-안철수-김기현 후보 중 누가 새당대가 되든 잘 모시고…” 라고 발언해왔는데요. 해당 질문 관련 당대표 주자들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조심스러운 듯 보였습니다. 

 

#곤란한 질문 - 여섯 
이준석과 앙숙인데?


스스로

 

최고위원에 선출된다면? 이런 물음을 던지자, “강렬한 언어로 하자면, 선전선동 의미의 최고위원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최강 전투력으로 좌파를 타파하고 내부총질을 종식하겠다”며 이준석 전 대표를 겨냥한 듯한 발언도 했습니다. 

지난 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경선 후보 캠프에서 국민통합특보를 맡았지만, 이준석 당시 대표를 저격했다가 논란이 되자 “윤 대통령에 부담이 돼서는 안 된다”며 스스로 사임한 바 있습니다. 이후 윤 대통령이 당의 공식 후보가 되면서는 다시 민 후보를 영입하려했지만 뒤에서 정책 지원을 하거나 <따따부따> 평론 등을 통해 외곽에서 지원하겠다며 고사하기도 했습니다.

- 이준석 전 대표와는 앙숙입니다. 왜 그리 싫어합니까. 

“건전한 비판 세력은 분명히 필요합니다. 그러나 내부총질은 엄연히 다릅니다.”

이 말을 전제로, 

“이준석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세력은 민주적이지 못합니다. 도덕적이지도 않습니다. 태도 면에서 품격이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정노력을 해야 합니다. 이 전 대표는 결격 사유가 있음에도 이재명 대표와 똑같습니다. 본인의 잘못은 사법의 영역인데 정치투쟁으로 모면하려고만 합니다.”

- 그러나 통합을 위해서는….

“학살 공천엔 절대 반대합니다.”

 

與 가야 할 길 - 
“尹 얼굴로 치르는 선거” 


끝으로 민영삼 후보가 최근 페이스북에 적은 글(길을 모르면 물어서 가라. 그래도 모르면 큰 길을 가라. 또 모르면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으로 가라)을 읊으며 이 점을 물었습니다. 

‘분열 우려가 만만치 않습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의 가야할 길은?’ 이에 민 후보는 “내년 총선은 대통령의 중간평가”라며 “윤석열 대통령 얼굴로 치르는 선거”라는 점부터 언급했습니다. 뒤이어 “국정성과를 낼 수 있도록 대통령을 뒷받침하는 것이 당의 기본 전략이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자리에 일어나면서는, “4강에 들었으면 좋겠다”며 절박함을 호소해왔는데요. 네 이상으로 겸손함을 미덕으로 여기는 듯한(?) 민영삼 후보와의 곤란한 인터뷰였습니다. 

※ 으레 인터뷰할 때 듣는 말이 ‘이 질문은 빼주세요’ 입니다. 제일 듣고 싶은 답인데 말이죠. 하지만 영상과 함께하는 ‘곤란한 인터뷰’ 에서는 ‘직격’ 합니다. 회피하지 않는 용감한 인터뷰이, 취재원들과 함께하니까요. 영상(제작 |신성일PD)은 유튜브 <시사오늘>에서 만나 볼 수 있습니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