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新사업 인적분할로 재무구조 개선 포석

2019-04-16     박근홍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두산그룹이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사업부문의 인적분할로 재무구조 개선의 포석을 둔 모양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은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고 소재 사업부문과 국내 연료전지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키로 결정했다. 분할을 통해 설립되는 신설법인은 두산솔루스(소재)와 두산퓨얼셀(연료전지)로, ㈜두산은 두 회사의 지분을 각각 18.1%씩 보유한다. 세 회사의 주식 분할비율은 ㈜두산 90.6%, 두산솔루스 3.3%, 두산퓨얼셀 6.1%다.

㈜두산은 두산솔루스, 두산퓨얼셀의 분할과 재상장 안건을 오는 8월 13일 임시주주총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분할기일은 오는 10월 1일이다.

두산그룹 측은 "연료전지와 소재사업 분야는 최근 시장 상황과 전망을 볼 때 빠른 성장이 예상돼 공격적인 경영을 통한 시장 선점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독자 경영체제를 갖춰 대내외 경영환경에 발빠르게 대처하고 전문성을 강화해 성장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산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두산그룹이 신사업 분야 시장 선점뿐만 아니라, 재무리스크 안정화 차원에서 이번 인적분할을 결정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등 핵심 계열사의 뚜렷한 실적 개선세에도 단기·장기차입금 증가와 손자회사 두산건설의 대규모 손실로 재무구조가 대폭 악화됐다. 당시 한국기업평가는 두산건설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2017년 194.7%에서 2018년 552.5%로 대폭 상승해 그룹 재무건전성 전반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두산솔루스, 두산퓨얼셀이 주식시장에 상장된다면 두산그룹은 상당한 규모의 자금을 투자금 명목으로 거머쥘 전망이다. 실제로 두산솔루스의 주력인 전지박 시장은 오는 2025년까지 연평균 42%, 두산퓨얼셀의 핵심인 연료전지 시장은 문재인 정부의 수소경제 영향으로 오는 2040년까지 연평균 20% 가량 성정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전지박, 연료전지 등 그룹이 추진 중인 신사업을 하나씩 거론하며 "신사업을 속도감 있게 키워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