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지침서④] 최명수 “산업화 혜택과 정치 금수저 86세대, 위기의식 가져야”

더불어민주당 최명수 청년 부대변인 “민주당은 청년 육성에 인색…외부인사 영입이 主” “청년세대는 정의보다 먹고 사는 것에 관심 있어” “20대 남녀는 약자와 약자 싸움, 그 혜택은 기득권”

2019-06-25     조서영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조서영 기자]

이 청년 지침서(指針書)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이들의 날것 그대로의 생각과 고민을 인터뷰 형식으로 담은 글이다. 지침서의 네 번째 페이지를 장식할 사람은 더불어민주당 최명수 청년 부대변인이다.

최 부대변인은 중학교 때까지 판화에 관심이 있었다. 도 대회에서 금상을 받을 정도로 재능이 있었지만, 돈이 많이 드는 예체능을 가정 형편 상 고집할 수는 없었다. 그는 어린 시절 잃어버린 꿈 앞에서 ‘왜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꿈을 포기해야 할까’를 되뇌었다고 했다. 그 고민 끝에 ‘정치’가 어린 학생들이 꿈을 포기하지 않을 방법이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이후 그는 고등학교 시절 3년 내내 생활기록부에 장래희망을 ‘정치인’이라고 썼으며, 20살부터 민주당에서 활동했다. 청년 부대변인뿐 아니라 전국 대학생위원회 부위원장, 서울시당 대학생위원회 부위원장, 동작을 대학생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 부대변인을 24일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만났다.

지침서의

- 민주당은 청년대변인단을 어떻게 뽑나.

“작년에 청년위원회를 구성하면서 대변인단도 구성했다. 청년 대변인은 청년위원장과의 의사타진을 통해 청년 기초광역 의원들이 자리하며, 부대변인은 대변인의 추천을 받아 선임됐다.”

- 민주당 청년 부대변인이 된 계기가 있나.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당에서 활동했다. 친구가 이왕 대학생 아카데미에 참가하는 김에 스텝으로 참여하자고 했다. 아카데미 수료할 때 마침 생일이 지나서 입당이 가능했다. 그때부터 전국 대학생 위원회를 시작으로 여기까지 왔다. 다른 당도 있었지만, 정당의 존재 의의가 집권에 있는데, 바꾸려면 집권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집권가능성이 있으면서 내부로부터 개선의 여지가 있는 민주당을 택했다.”

- 졸업 후에 입문할 생각이 있나.

“당에서 여러 활동을 하면서 느끼는 건 나는 참모에 어울린다는 것이다. 좋은 참모가 되고 싶다. 북미회담이나 남북회담 같은 경우도 중간에 참모의 끊임없는 조율에 의해 탄생하지 않나. 테이블세터(table setter)가 되고 싶다. 리더의 능력도 결국 참모를 쓰는 데 달려있고, 좋은 참모는 좋은 리더를 고른다고 생각한다.”

- 그렇다면 문재인 대통령의 참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참모 배치에 있어 그동안 86들이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밑에서 커왔듯 청년을 특별하게 배려, 발탁하는 부분이 없었다. 오히려 청년 정치처럼 청년 정책이 마이너리그화 됐다. 최근 청년소통정책관으로 여선웅 전 강남구의원을 발탁한 것이 늦었지만 다행이라 생각한다. 우리 당에서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식으로 만들어진 청년미래연석회의와 같은 것들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한다.”

- 민주당 내 ‘운동권 콤플렉스’에 대한 말이 있다.

“86세대 이후 청년세대는 콤플렉스를 갖게 됐다고 본다. 86세대는 젊은 시절에 정의를 위해 한 번 자신을 던져봤다. 어떤 의미에서는 정치적으로 금수저다. 하지만 지금 청년층은 독재와 같이 확실하게 타도할 대상이 없지 않나. 그래서 파편화돼 싸우고 있다. 또한 청년들이 지역구 2-3년 닦는 것은 불가능하다. 당장 나만 해도 ‘다음 달에 뭐 먹고 살지’에 대한 고민이 있는데, 2-3년은 재정적으로 말이 안 된다. 무엇보다 당에서는 청년을 기르는 것에 상당히 인색하다. 외부 인사 영입이 주다. 10년 정도 된 대학생 정치인 풀(pool)을 잘 활용하지 않는다.”

- 86세대의 운동권과 비(比)운동권 프레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운동권과 독재에 대한 프레임에 공감하는 사람의 숫자가 적어지고 있다. 정치 공학적으로 봤을 때 그게 어필이 될까를 생각하면 아니라고 본다. 청년세대는 정의보다는 먹고 사는 것에 관심이 있다. 2007년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당선시킨 것도 그 이유다. 당장 내일의 생활이 보장되지 않는데, 정치가 안중에 있을 리가 없다. 내 생활이 얼마나 나아질 수 있는가가 정의보다 더 중요하다.”

- 20대가 가진 고민은 무엇인가.

“가장 큰 고민은 단군 이래로 부모 세대보다 못 살게 된 세대라는 것이다. 끊임없는 도태에 대한 위협이 있다.”

- 문 대통령의 청년 정책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더 과감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10년 안에 청년 정책 바로잡지 못하면 최악의 암흑세대가 될 것 같다. 지지율이 빠지는 것에 연연하지 않고 과감해질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청년 기본 수당의 경우, 주민등록상 주소지와 실주소지가 달라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특히 지방에서 상경한 대학생들이 그런 경우가 많다. 이러한 사각지대를 발굴해 과감하게 추진했으면 한다.”

- 자유한국당의 비판에 대해서 어떻게 보나.

“한국당이 청년 정책에 대해 할 말이 있다는 게 신기하다. 한국당이 내세울만한 청년 정책이 무엇인지 전혀 모르겠다. 청년수당에 대해서 특히 비판을 많이 하는데, 청년들은 버는 돈 이상으로 소비하는 세대다. 그들이 소비하는 돈은 모두 중소상인과 자영업자들에게 돌아가는 것이고 경기부양책으로도 쓸 수 있다. 

최근 한국당의 행보는 두 가지 의미에서 나쁘다. 먼저 나경원 원내대표는 막말에 대해 변명으로 일관하는 것이 문제다. 달창을 달빛창문인 줄 알았다는 건 국민을 바보로 보는 것이다. 또한 황교안 당대표 말대로 카페 있고 아이스크림 사주면 최고의 직장이 되는 것은 야당의 대안제시 능력을 의심케 한다. 야당은 정부정책에 각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당은 현실적인 대안을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 20대 남자 현상에 대해 실체가 있다고 보나.

“20대 남성과 30대 남성이 크게 차이가 나는데, 바뀌는 지점이 30대인 것은 문제가 있다. 30대부터 입장이 바뀌는 이유는 먹고 살만해져서다. 진급하기 시작하는 30대 중후반이 돼야 여성들의 차별이 보이기 시작하는 건 위선적이다.

또한 20대 남성과 여성으로 나눈 건 약자와 약자의 싸움을 붙인 것이다. 그 프레임에는 불만이 있다. 언론이 그렇게 프레임을 짜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약자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는 게 많아졌다. 난민에 대해 반감이 강한 세대도 젊은 세대지 않나. 당장 우리도 먹고 살게 없는데 경쟁자가 더 들어온다는 것이다. 약자와 약자를 싸움을 붙여 재미를 보는 사람이 누군가를 생각하면 기득권이다. 프레임에 대한 유감은 있지만, 프레임을 짜고 보면 실체가 있는 현상일 것이다.”

- 20대로서 우리나라 정치에 한 마디 한다면.

“먼저 86세대가 위기의식을 가졌으면 좋겠다. 베이비붐 세대는 산업화의 혜택을 많이 보지는 못했다. 86세대가 결국 산업화의 혜택을 보고, 독재타도라는 금수저를 받았다. 그랬기에 본인들은 누릴 수 있었던 것이 많았지만, 이 모든 걸 박탈당한 세대가 청년 세대다. 그런데 청년에게 도전의식이 없다고 보는 건 말이 안 된다. 청년 세대를 살 수 있게 해줘야 도전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이대로 가다가는 86세대가 왕따 세대가 될 수 있다. 청년 세대의 현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정치 테이블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