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노브랜드’의 진화…골목상권 논란 딛고 상생 모델로

동해시 남부재래시장에 첫 프랜차이즈 모델 상생스토어 개점 시장과 겹치기 판매 안해…고객 유입·상권 활기 효과

2019-07-30     안지예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오는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운영하는 PB브랜드 노브랜드가 ‘상생스토어’를 앞세워 전통시장과 윈윈(win-win)을 이어나가고 있다. 전통시장의 인프라 개선과 젊은층 유입, 집객 효과 등으로 호응을 얻으면서 전국구로 매장을 늘리는 동시에 시장 상인이 직접 운영하는 점포까지 등장하는 등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2016년 8월 당진 어시장에 상생스토어 1호점을 오픈한 후 현재까지 총 8개의 상생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전통시장에 파는 품목과 겹치는 제품은 판매하지 않는다. 소비자들이 노브랜드 상생스토어에 방문했다가 전통시장 품목도 구매하게 한다는 전략이다.

오는 31일에는 시장상인이 직접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형식의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들어선다. 전통시장 활성화에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자 시장상인이 직접 운영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곳은 첫 프랜차이즈 모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이자 9번째 상생스토어로, 강원도 동해시 남부재래시장에 약 257㎡(약 78평) 규모로 문을 연다. 동해시 남부재래시장은 171개 점포가 입주한 상가건물형 상설 공동시장으로 시장 반경 500m 내에는 5300가구, 1만3000명이 거주하고 있는 상권에 위치해 있다. 시장 상가 건물은 지하 1층부터 4층까지 총 5개층이며, 1개층당 면적은 약 3000㎡다. 상생스토어는 1층에 기존에 있던 마트(대동현대마트)와 10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 문을 연다.

이 상생스토어의 가장 큰 특징은 프랜차이즈 모델로 경영주가 기존에 운영하던 마트(대동현대마트)와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를 함께 겸영(兼營)한다는 점이다. 이 경영주는 상생스토어가 들어간 자리에서 기존에 잡화점을 10년간 가맹점으로 운영해왔으나 10년 계약 종료 후 잡화점이 빠져나갔고 해당 부지는 3개월간 공실로 비어 있었다. 이에 신규 매장을 고심하던 차 시장상인회 측이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를 인지하고 유치를 위해 이마트 본사를 방문하는 등 이마트·상인회·지자체 등 3자가 3개월간의 협의 끝에 유치하게 됐다.

노브랜드 프랜차이즈 동해 남부재래장 경영주는 이번에 오픈하는 점포가 전통시장 내 상생스토어인 만큼 축산·과일·야채 냉장 신선식품(냉동 제외)을 판매하지 않을 예정이다.

다만 소상공인업계 일각에서는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진출을 두고 골목상권 붕괴가 우려된다며 반발하는 여론도 여전하다. 중소상인살리기 광주네트워크 측은 “전통시장 품목과 겹치지 않는 대기업 유통매장 판매 품목이 있을 리 없다”며 “골목상권을 노리고 준비한 변종 SSM(기업형슈퍼마켓)”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이마트 측은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전통시장에 입점한 이후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고객 유입 효과가 뚜렷이 나타나면서 오히려 현재 전국 40여개 전통 시장에서 입점 요구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노브랜드 상생스토어의 효과는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 지난해 8월 상생스토어가 입점한 대구 월배시장의 경우 전통시장의 평균 객수가 30% 가량 증가한 데 이어 공실로 남겨졌던 빈 점포에 가죽공예점, 잡화점 등 4개의 신규 상점이 입점했다. 친환경 실천 확대의 일환으로 이마트가 자체 제작한 대여용 장바구니를 전통시장과 공유하기로 함에 따라 지난 4월부터는 상인회 차원에서 이마트의 대여용 장바구니를 구매해 사용하고 있다.

지난 2017년 6월에 상생스토어를 개점한 구미선산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발간된 창원시정연구원의 ‘창원 맞춤형 상권 활성화 방안 연구’에 따르면 구미 상생스토어 개점 이전에는 11개에 불과하던 청년상인 점포가 개점 이후 21개로 늘어났다. 청년몰 시설투자금이 발생하고 입점 희망 대기자까지도 생겨나고 있다. 선산시장 유동인구 역시도 선산군 인구 1만4000여명을 훨씬 웃도는 2만명으로 지역 인근이 큰 활기를 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범희 이마트 노브랜드 상무는 “지난 8개 전통시장에 입점한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모두 전통시장으로의 고객 유입이란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이번 9번째 상생스토어를 계기로 동해 남부재래시장도 상권이 활기를 띄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