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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직전, 르포 취재를 위해 찾은 광주 민심은 혼란스러웠다.당시 화두였던 '반(反)문정서'에 대해 묻자 시민들의 대답이 엇갈렸다. 조작된 것이라는 의견과 호남 홀대는 사실이라는 반박이 이어졌다. 더민주 지역 캠프들도 상이한 반응을 내놨다. 문재인의 방문이 총선의 최대 반전카드가 될 수 있다는 반응과, 선거 망칠까봐 부담스럽다는 관계자로 나뉘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문재인 전 대표가 지도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호남 방문을 강행했다. 예상 밖의 환대가 이어졌다. 선거판을 뒤집기에 늦었다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기대감이 생길 수밖에 없는 환호였다. 그러나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더민주가 전통 텃밭인 광주지역에서 의석을 하나도 챙기지 못한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반문정서는 실재했던 셈이다.그러나 호남지역의 정치적 역사를 들여다보면 문재인에 대한 지역심리는 '반감'으로 단언하기 어렵다. '노무현 정신'과 '호남정서' 틈 사이에 '서운함'이 보다 정확한 표현이다. 호남지역은 군사독재 시절부터 차별과 소외에 시달렸다. 특히, 전두환 정권의 5·18 학살은 '지역적 트라우마'로 남았다. 특정 연령, 특정 학교에 제한되지 않고 일반시민 모두에게 무차별적으로 행해졌기 때문이다.

기자수첩 | 오지혜 기자 | 2016-04-18 1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