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쉐보레 트래버스, 미국차인데 투박하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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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쉐보레 트래버스, 미국차인데 투박하지가 않다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9.09.0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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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급 최대 크기 차체에 거주성·견인 능력까지 ‘탁월’…패밀리 SUV 대표주자로 발돋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지난 4일 시승한 쉐보레 트래버스의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지난 4일 시승한 쉐보레 트래버스의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차량 선택 시 고급 및 편의 옵션을 선호하는 한국 고객들에게 미국차는 다소 투박하다는 평가를 받아 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쉐보레 트래버스에는 이러한 편견을 가지지 않아도 될 듯 싶다. 심플한 디자인과 동급 최대의 차체 크기로 인해 겉모습 만큼은 미국 감성이 물씬 풍기지만, 속은 패밀리 SUV의 실용성과 편의성을 두루 갖춰 국내 모델들과 견줘도 부족함이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매력은 지난 4일 진행된 서울~강원도 양양 간 180km 편도 구간 시승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4명이 함께 탑승한 덕분에 2열과 3열의 거주성은 물론 다양한 편의사양들을 꼼꼼히 확인해 볼 수 있었던 것.

우선 한 덩치하는 트래버스의 외관은 볼륨감있는 차체에 꾸민듯 안 꾸민듯한 간결한 특징들이 녹아있어 제법 세련된 멋을 발산한다. 특히 전장 5200mm, 전폭 2000mm, 전고 1785mm의 압도적인 차체 크기만으로도 눈길을 사로잡지만, 쉐보레 패밀리룩인 듀얼포트 그릴, 최첨단 9LED D-Optic 헤드램프 등이 어우러져 강인하면서도 나름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구현했다.

쉐보레 트래버스는 전장 5200mm, 전폭 2000mm, 전고 1785mm의 압도적인 차체 크기를 자랑한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쉐보레 트래버스는 전장 5200mm, 전폭 2000mm, 전고 1785mm의 압도적인 차체 크기를 자랑한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실내는 기존의 쉐보레 모델들과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은 평범한 레이아웃을 지녔지만, 3073mm의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한 여유있는 공간성에서 그 방점을 찍고 있다. 특히 기자는 서울에서 출발 시 독립식 캡틴 시트가 적용된 2열에 탑승했는데, 운전을 하기 싫어질 정도로 그 안락함을 느낄 수 있었다.

실제로 넉넉한 레그룸을 통해 발을 편하게 놓을 수 있었을 뿐 아니라 가죽 시트의 부드러운 착좌감이 몸을 포근히 감싸준다. 개별적으로 온도 조절이 가능한 트라이존 오토 에어컨 시스템 및 열선시트도 2열 거주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물론 2개의 USB 포트와 파워아웃렛이 나있는 점도 스마트기기 충전과 사용에 편리하다.

문득 3열 승차감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 자리를 옮겨봤다. 트래버스가 아무리 크다 한들 기존 대형 SUV 모델들처럼 3열은 불편할 수 밖에 없겠지 하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3열에 앉아보니 동급에서 가장 넓은 850mm의 3열 레그룸을 확보했다는 한국지엠의 설명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신장 180cm 기자의 무릎이 2열 시트 등받이에 닿을 듯 말듯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모델들과 같이 못앉아 갈 정도는 아니었던 것. 이를 고려하면 초중생 자녀들을 태우기에는 넉넉한 수준이겠다. 더욱이 3열 좌우에 USB 포트가 하나씩 있으니 스마트폰만 쥐어준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

쉐보레 트래버스는 동급에서 가장 넓은 850mm의 3열 레그룸을 확보했다. 신장 180cm 기자의 무릎이 2열 시트 등받이에 닿을듯 말듯 했지만 큰 불편함은 없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쉐보레 트래버스는 동급에서 가장 넓은 850mm의 3열 레그룸을 확보했다. 신장 180cm 기자의 무릎이 2열 시트 등받이에 닿을 듯 말듯 했지만 큰 불편함은 없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더욱이 트래버스는 3열을 폴딩시키지 않아도 651ℓ의 트렁크 적재량을 갖췄다는 점에서 뛰어난 공간 활용성을 내비친다. 러기지 플로어 아래에는 90ℓ의 적재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어, 다양한 짐을 싣기에 최적화돼 있다. 2열과 3열을 모두 접을 시에는 최대 2780ℓ까지 적재가 동급 최고의 화물적재 능력을 갖췄다는 게 한국지엠의 설명이다.

또한 쉐보레 보타이 프로젝션 핸즈프리 파워 리프트게이트 기술이 적용, 차량 후면에서 짐을 실을 때 발을 갖다 대야 하는 센서 부위를 친절하게 표시해줘 문이 열리지 않아 고생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다.

전체적인 승차감도 만족스럽다. 기자는 2, 3열에 탑승, 서울에서 홍천휴게소까지 가는 동안 큰 불편함을 느낄 수 없었다. 이는 가솔린 엔진의 정숙성과 리어 5링크 서스펜션이 더해져 노면 진동을 부드럽게 잘 받쳐주는 결과로 봐도 무방하다.

트래버스는 3열을 폴딩시키지 않아도 651ℓ의 트렁크 적재량을 갖췄다는 점에서 뛰어난 공간 활용성을 내비친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트래버스는 3열을 폴딩시키지 않아도 651ℓ의 트렁크 적재량을 갖췄다는 점에서 뛰어난 공간 활용성을 내비친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홍천휴게소부터 내린천휴게소까지의 고속도로 구간에서는 운전석에 앉아 트래버스를 몰아봤다. 트래버스는 2톤이 넘는 차체에 걸맞게 파워트레인에는 고성능 3.6 6기통 직분사 가솔린 엔진과 하이드라매틱 9단 자동변속기를 조합, 최고출력 314마력과 최대토크 36.8kg.m의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처음 액셀을 밟을 때는 다소 무거운 편이지만, 이내 깊숙히 밟기 시작하면 신중했던 거동은 운전자가 의도한대로 기민하게 따라붙는다. 출발 가속력은 다소 떨어지는 게 사실이지만, 직선 구간에서는 탄력이 붙기 시작하면 부드럽게 치고 나가는 힘이 있다. 선회 구간에서는 롤링도 적어 안정감을 쉽게 잃지 않는다.

아침부터 내렸던 비로 인해 길이 제법 미끄러울 법 했지만, 트래버스는 사륜구동 시스템인 스위처블 AWD를 탑재한 덕분에 바닥 접지력을 잃지 않고 묵직하게 내달렸다. 전륜구동 모드로 다이얼을 돌리면 프로펠러 샤프트의 회전을 차단해 불필요한 동력 손실을 막고, 연비 효율도 높일 수도 있다. 통합 오프로드 기능과 견인에 쓰이는 토우홀 모드까지 설정 가능한 만큼, 각 모드에 따른 안정적인 차량 제어가 용이하다.

트래버스는 별도의 차량 개조 없이도 최대 2.2톤의 트레일러나 카라반을 체결할 수 있도록 돼 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트래버스는 별도의 차량 개조 없이도 최대 2.2톤의 트레일러나 카라반을 체결할 수 있도록 돼 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트래버스만의 또 다른 장점으로는 다른 대형 SUV들이 흉내낼 수 없는 견인 능력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별도의 차량 개조 없이도 최대 2.2톤의 트레일러나 카라반을 체결할 수 있는 것.

물론 트래버스는 단순히 끌고 나가기만 하는 게 아니라 트레일러의 제동장치와 차량의 엔진 출력을 제어해주는 스웨이 콘트롤 시스템이 적용돼 있어 안정적인 견인 능력을 선사한다. 트래버스는 트레일러 체결을 도와주는 히치 가이드라인, 히치 뷰 모니터링 시스템 등 다양한 견인 편의 시스템까지 갖춰 캠핑 및 아웃도어 생활을 더욱 윤택하게 해준다.

이 외에도 트래버스는 디지털 서라운드 비전 카메라, 전용 고해상도 광각 카메라가 달린 후방 디스플레이 룸 미러 등을 탑재, 큰 차를 운전하기 어려워하는 고객들의 시야 확보를 수월하게 해준다. 시승하는 동안에는 차선이탈 경고 및 차선유지 보조시스템 등 안전사양들이 원활하게 작동해 보호받는다는 느낌을 충분히 제공했다.

디지털 서라운드 비전 카메라가 활성화된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디지털 서라운드 비전 카메라가 활성화된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이날 시승에서는 양양송이밸리자연휴양림 내 세미 오프로드 코스 주행도 함께 마련됐는데, 트래버스의 높은 출력과 토크, 4륜 구동의 안정감이 더해져 자갈길이나 비에 젖은 미끄러운 흙길도 쉽게 오르내렸다. 온로드 및 오프로드까지 섭렵하는 트래버스는 다재다능하다는 표현이 딱 맞아 떨어졌다.

쉐보레가 까다로운 한국 고객들을 만족시키고자 준비한 트래버스는 가격 면에서도 그 우위를 점한다. 풀사이즈 수입차이지만 판매가격이 4500만 원부터 시작하는 데다, 본고장인 미국시장보다도 500만 원 이상 낮게 책정돼 우수한 가성비를 지녔다.

팰리세이드가 독점하고 있는 국내 대형 SUV 시장은 모하비까지 더해져 그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하지만 쉐보레 트래버스는 수입차라는 메리트와 함께 미국차의 강인한 감성, 한국 실정에 맞는 다양한 편의사양까지 두루 만족시킨다는 점에서 구매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기에 부족함이 없겠다.

양양송이밸리자연휴양림 내 세미 오프로드 코스를 주행하는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양양송이밸리자연휴양림 내 세미 오프로드 코스를 주행하는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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