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심영기 “가을 등산, 하지정맥류엔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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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심영기 “가을 등산, 하지정맥류엔 독”
  • 설동훈 기자
  • 승인 2019.10.10 1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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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기별 치료법 각기 달라 증상 따라 적합한 치료해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설동훈 기자]

하지정맥류가 발생하면 병기별 증상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연세에스의원
하지정맥류가 발생하면 병기별 증상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연세에스의원

직업적인 특성 상 오랜 시간 걷거나 서서 일을 하게 되는 사람들에게서 자주 발생하는 질병이 있다. 다리혈관이 튀어나와 보이는 하지정맥류 증상이다.

이들 하지정맥류 환자들은 행여 튀어나온 혈관을 남들이 볼까봐 한 여름에도 긴 바지를 입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 날씨가 선선해지는 요즘, ‘운동하면 괜찮아겠지’라는 생각에 열심히 등산을 다니기도 하지만 증상이 나아지기는커녕 정맥류 증상이 오히려 심해져 병원을 찾는 경우도 흔하다.

“하지정맥류는 하지정맥 내부의 압력이 올라가면서 정맥이 확장돼 검붉은 혈관이 뱀처럼 구불구불하게 튀어나와 보이는 질환이다. 주요 발병원인으로는 노화를 들 수 있다. 나이가 들면 하지정맥 내 얇은 판막이 약해지면서 피가 중력에 의해 다시 밑으로 역류해 정맥류가 발생하기 쉽기 때문이다. 유전성이 강하며 직업상 오래 걷거나, 장시간 서 있는 사람에서도 발병률이 높은 편이다.”

연세에스의원 심영기 원장은 하지정맥류의 특성과 발생 원인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심 원장은 이어 하지정맥류 환자라면 등산 등의 운동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등산은 건강에 매우 유익하지만 산을 오르내리면서 다리근육을 무리하게 사용하면 다리에 혈액이 몰려 정맥고혈압이 생기고 정맥류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하지정맥류에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정맥류는 질환 초기에는 다리가 무거우면서 저리고 병이 진행될수록 구불구불한 혈관이 종아리에 그대로 비쳐 보인다. 하지만 모든 하지정맥류가 혈관이 도드라지는 증상을 보이는 건 아니다. 따라서 혈관이 겉으로 튀어나오지 않더라도 다리가 무겁고 욱신거리거나 발바닥이 후끈거리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면 정맥류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근육통과 감별하기 위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다.”

심 원장이 하지정맥류 환자의 초기 진단과 치료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하지정맥류를 장기간 방치할 경우 만성화되거나 난치성피부염, 혈전성정맥염, 심부정맥기능부전, 심부정맥혈전증 등으로 악화될 수 있는 탓이다.

“최근 하지정맥류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다리가 붓고 아프고 무거운 느낌이 들면 하지정맥류가 아닌가? 하고 병원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육안으로 진단되지 않는 초기 하지정맥류 환자에게서는 울퉁불퉁 튀어나오는 보기 싫은 혈관이 없는 잠복성 정맥류가 드물게 있을 수 있지만 상기 증상이 있더라도 대부분 직업적으로 오래 서있거나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근육통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단순 근육통인 경우 다리 근육통은 제대로 치료되지 않고 오진으로 정맥류 수술을 받고 육체적·경제적 부담을 받은 환자들이 종종 있다.“

현재 하지정맥류의 경우 대한정맥학회에 따르면 눈에 보기 싫은 라면발과 같이 꾸불꾸불한 혈관이 보이는 3기 이상 정맥류이거나, 하지정맥 혈액이 역류하는 시간이 0.5초 이상이거나, 심한 피부변색 또는 혈전이 동반된 환자들에게 수술이 권장되고 있다.

하지정맥류는 진행 정도에 따라 푸른 힘줄이 보이지만 겉으로 튀어나오지 않은 실핏줄 상태인 1기, 혈관 직경이 2㎜ 이하의 거미 모양 정맥(거미상정맥)인 2기, 푸른 힘줄이 세 줄기 이상 돌출되고 직경이 라면 면발과 비슷한 2~3㎜이면서 꼬불꼬불한 3기, 힘줄이 우동 면발 수준인 4~5㎜이면서 여러 개 뭉친 4기, 힘줄이 손가락 굵기인 5기로 분류하고 있다.

현재 하지저맥류의 치료는 심각하지 않은 하지정맥류의 경우 서 있는 시간을 줄이고 하지정맥류 전용 압박스타킹을 착용하는 등 보존적인 치료를 하면서 진행 상태를 관찰한다. 또 1~2기의 경미한 하지정맥류는 혈관경화제주사요법으로 치료한다. 이 치료법은 경화제를 주입해 보기 싫은 혈관을 굳혔다가 서서히 없어지게 하는 방법이다. 1~2㎜ 굵기의 실핏줄이 보기 싫게 퍼져 있는 환자에게 미용 목적 치료로 적합하다.

레이저수술은 정맥 내에 레이저 카테터를 삽입, 정맥을 열 응고시켜 하지정맥류 증상을 개선한다. 고주파치료는 전기고주파로 늘어진 혈관을 좁게 만들어준다. 이들 치료는 통증이 덜하고, 멍이 들지 않으며, 하루나 이틀 정도만 휴식해도 될 정도로 회복이 빠른 게 장점이다. 이밖에 정맥이 손가락만큼 굵어진 경우 문제가 되는 혈관을 묶어주는 결찰술로 치료한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베나실’(VenaSeal)은 순간접착제(시아노아크릴레이트)를 혈관 안에 주입해 정맥피가 역류하는 것을 막아준다. 흉터도 없고 시술 과정이 간편하지만 접착제가 화학성분이어서 혈관에 자극을 주고 성형시술에 이용되는 실리콘처럼 신체에서 녹아서 흡수되지 않으므로 이물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5년이상 장기적으로 추적관찰이 필요한 치료법인 만큼 수술법 선택할 때에 유의해야 한다.

심 원장은 “하지정맥류는 발생 초기 정확한 진단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물론 중요하지만 평소 이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하지정맥류를 예방하려면 틈틈이 걷기나 조깅 등 가벼운 운동을 해주고, 오래 걷거나 서 있을 땐 뒤꿈치를 들어 올려 종아리근육을 움직여주는 스트레칭 등을 시행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꼭 가을 등산을 하고 싶다면 의료용 압박스타킹을 착용한 뒤 왕복 한 시간 이내의 완만한 경사의 산을 타고, 등산 스틱을 사용해 다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최소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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