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결산/유통] 불매운동이 휩쓴 한해…온·오프라인 경쟁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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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결산/유통] 불매운동이 휩쓴 한해…온·오프라인 경쟁 격화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9.12.26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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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2019년이 저물어 간다. 〈시사오늘〉은 '2019 결산' 특집을 통해 올 한해 각 분야별 주요 이슈들을 돌아보고, 이 같은 이슈들이 새해를 맞이하는 우리들에게 어떤 의미와 과제를 남겼는지 짚어본다.

2019년 연말 결산 특집 유통편 ⓒ김유종

올해 유통업계는 내수 침체 속 이른바 ‘NO 재팬’ 불매운동이라는 대외 악재까지 발생하면서 그야말로 노심초사하는 한 해를 보냈다. 온라인시장이 커지면서 이커머스와 오프라인 채널의 업종 경계도 점차 허물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커머스의 약진 속 깊은 침체에 빠진 대형마트는 초저가로 승부수를 거는 동시에 유통업계 전반은 새벽배송 경쟁에도 직접 뛰어들기 시작했다. 다사다난했던 올해 유통업계의 주요 이슈를 정리해봤다.

불매의 일상화…‘NO 재팬’ 강타

지난 7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촉발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면서 국내 유통·식품업계는 하반기 긴장의 나날을 보냈다. 특히 초반 반짝 불매운동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장기화·조직화되는 면모를 보이면서 의류·식품 등 소비재는 물론 온라인몰과 편의점, 대형마트 등 온·오프라인 채널까지 그 여파가 미쳤다.

불매 목록 최상단에는 일본 SPA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와 일본 맥주 아사히가 올랐다. 유니클로는 그동안 가성비를 앞세워 국내 SPA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며 1위 자리를 지켰지만 불매운동 후 한때 매출이 40% 이상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기도 했다. 일본 맥주 아사히도 이제는 매대에서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실제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11월 품목별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맥주의 한국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99% 급감했다.

이처럼 불매운동 타격이 수치화되고 국민 감정이 점점 악화되자 업계에서는 일본과 조금이라도 엮여서 좋을 게 없다는 분위기가 자리잡았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은 일본 맥주 할인행사를 없앴고 발주도 중단했다. 다이소와 세븐일레븐, 쿠팡 등은 일본계 기업이 아니라는 해명까지 올리며 오해를 불식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이커머스 뜨고 대형마트 지고

올해도 이커머스의 성장은 가팔랐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올해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의 예상 규모는 약 133조 원으로 전년(111조 원)대비 약 20% 증가했다. 오는 2022년에는 190조 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오프라인에 비해 저렴한 가격과 빠른 배송이 강력한 무기로 꼽힌다.

이커머스가 유통업계의 강자로 급부상하는 동안 대형마트의 위기는 그만큼 가속화됐다. 대형마트 1위 이마트는 올해 2분기 299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사상 첫 분기 적자를 냈다. 롯데마트도 2분기 34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지난해 2분기(-270억 원)보다 적자폭이 늘었다. 3분기에도 영업이익은 61.5%나 감소했다. 

10원이라도 더 싸게…매일 초저가 전쟁 

대형마트는 올 한해 연일 치열한 가격 경쟁을 펼쳤다. 이커머스업체의 최저가 공세에 고객 이탈이 심화됐고, 떠난 고객들의 발길을 다시 대형마트로 돌리게 하려는 필사의 몸부림을 펼쳤다.

이마트는 초저가 정책 ‘국민가격’ 프로젝트에 이어 지난 8월 상시 초저가 프로젝트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을 필승 카드로 꺼내들었다. 상반기 할인 전략에도 부진이 계속되자 하반기 더 싸게, 더 많은 상품을 선보이겠다는 파격 정책이었다.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은 일단 초반 성공을 거뒀다.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의 첫 상품으로 선보인 ‘도스코파스’ 와인의 경우 100일간 84만 병이 팔려나갔으며 생수와 물티슈 등은 신규 고객 창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정책을 바탕으로 올해 3분기에는 흑자 전환을 이뤘다.

대형마트 간 ‘10원 단위’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불황을 방증했다. 이마트가 국민가격 3탄 상품으로 2L짜리 생수 ‘국민워터’(6병)를 1병당 314원에 선보이자 롯데마트는 ‘온리프라이스 미네랄 워터’(2리터·6병)를 1650원(1병당 275원)에 판매했다. 홈플러스도 질세라 자체브랜드 생수 ‘바른샘물’을 이보다 낮은 가격인 1리터에 132원을 제시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생수에 이어 와인에서도 100원 단위 가격 경쟁이 이어지기도 했다.

새벽에도 달린다…뜨거워지는 배송시장

얼어붙은 소비심리에도 배송시장은 날로 커지고 있다. 특히 익일·당일 배송은 이제 기본값으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새벽배송에 눈을 돌리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새벽 배송 규모는 지난 2015년 100억 원 규모에서 2018년 4000억 규모로 빠르게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새벽배송 규모가 1조 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한다.

그동안 새벽배송 시장은 마켓컬리와 쿠팡 등 스타트업과 이커머스 업체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1인·맞벌이 가구가 늘면서 신선식품 등을 주로 취급하는 새벽배송 수요가 늘어나자 올해부터는 유통 대기업들도 새벽배송에 본격적으로 투자를 늘리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신세계그룹은 SSG닷컴을 통해 온라인 배송 서비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내년에는 최첨단 자동화 물류센터 ‘네오003’가 본격 가동되면서 1일 처리 물량을 최대 3만 5000건, 새벽배송은 1만 건까지 늘릴 계획이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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