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란 "인생 밝히는 스포트라이트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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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란 "인생 밝히는 스포트라이트 '나눔'"
  • 김신애 기자
  • 승인 2011.10.24 1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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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란 방송인"감사해서 나누고, 나누니 행복해요""서로에게 도움 되는 일, 그게 나눔""'너' '나' '우리'가 반드시 할 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신애 기자)

연예인을 따라다니는 이미지는 고운 메이크업, 세련된 의상과 헤어스타일, 그리고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등이다. 그들에게는 일반인과 구별되는 특별함과 쉽게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가 있는 듯하다. ‘스타’라는 단어에 걸맞게 연예인에 대한 인상은 별처럼 빛난다.
 

▲ 배우 최란은 바쁜 스케줄에도 소외된 이웃을 찾아다니며 지난해에는 나눔을 확장시키기 위해 '(사)대한민국 서울문화예술협회'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권희정 기자

그러나 그들을 둘러싼 후광이 단지 겉모습에서 비롯된다면 잠깐 반짝이다 사라지는 하나의 불빛에 지나지 않을까. 쉬이 시들지 않을 빛이 그들의 생명줄이다. 깊은 빛을 내는 각양의 방법, 그 중에서도 외양보다 더욱 아름다운 인생을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바로 이 사회를 밝히는 ‘나눔’이다.

그런 의미에서 배우 최란의 인생은 깨나 화려하다. 최란(대한민국 서울문화예술협회 이사장/서울종합예술학교 부학장)은 1979년 TBS동양방송에 공채로 데뷔해 연기를 이어오며 이제 연예계에서 중견배우로서의 역할을 든든히 하고 있다. 특히 최란을 한층 빛나게 하는 것은 무대 밖에서 그가 하는 다양한 봉사활동이다.

최란은 바쁜 스케줄에도 소외된 이웃 돌아보기를 즐겨하고, 지난해에는 나눔을 확장시키기 위해 ‘(사)대한민국 서울문화예술협회’를 만들었다. 협회를 통해 범국민 문화 나눔행사인 ‘대한민국 서울문화예술대상’을 개최하고 문화예술잡지 ‘가온누리’를 발간하는 등 보다 체계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19일, <시사오늘>은 나눔문화에 앞장서는 빛나는 인생의 소유자와 함께 했다.

 

“나눔은 마음으로 하는 것”

- 본인이 생각하는 ‘나눔’이란 무엇입니까.
“사회의 소외된 계층을 위해 사회에서 혜택을 받은 사람들이 나서야 해요. 먼저 물질적인 나눔이 우선시 되고 그것 위에 문화의 나눔이 함께 가야 합니다. 우리의 시간과 재능을 나눠줄 수 있어야 하죠. 나눔은 마음이 중요한 것, 마음만 가지면 어떤 형태로든 어려운 분들과 함께 온정을 나눌 수 있습니다.”

- 연기와 나눔에 모두 열정적으로 임하시는데, 두 가지 활동에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공통분모가 있나요.
“연관이 있죠. 연기는 제가 32년 째 하고 있는 저의 본업입니다. 제가 너무 좋아하는 일이죠. 저는 이 좋아하는 일로 인해서 가정도 꾸리고, 아이도 키우고, 그게 너무 감사한 거예요. 그리고 이렇게 감사하면, 이제 사회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할 무언가가 생기는 거죠. ‘나누지 않으면 안 되는구나’하는 생각을 합니다. 연기가 좋아서 그것을 하고, 이게 고마워서 나누고. 나누니까 더 좋은 일이 있어서 또 감사하고, 또 나눠야 하고. 선순환이죠. 이 두 가지가 모두 저의 ‘생활’입니다. 

저뿐만 아니라 적어도 사회로부터 인정을 받고 돈과 명예를 얻은 사람들이라면 이런 생각에 공감해야 해요. 국민의 4대 의무뿐만 아니라, 5대 의무로 ‘나눔’을 넣어서 우리 마음속에 인지해야 합니다.(웃음) ‘당연히 해야 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 나눔 활동을 활발히 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습니까.
“봉사는 10여 년 전부터 쭉 해왔어요.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고, 조금씩 하다 보니 활동 범위가 넓어졌어요. 그저 감사의 표현으로 시작한 게 여기까지 왔죠.

- 사소한 일상도 감사제목이라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 사실을 잊고 사는 경우가 많은데요. 
“저도 예전에는 그랬어요. 오히려 불만이 많았죠. 나는 왜 이렇게 기회가 없나, 왜 나만 피해를 보나, 또 내 옆에 아이가 더 잘나가는 것 같고… 항상 이런 생각이 많았어요. 근데 눈앞에 것만 보니까 그렇게 불만족스러웠던 것이더라고요. 세상을 넓게 보니까 달라졌습니다.

제가 어릴 적에 우리 어머니께서 하셨던 말씀이 그거예요. ‘죽는 숙제를 잘하라’는 말씀. 저도 언젠가는 죽을 텐데 사는 동안은 최고로 행복하게 살아야 하잖아요. 행복하기 위해 일도 하는 것이고 저를 둘러싼 모든 게 있는 것인데, 그렇게 생각하니까 왜 이렇게 바보같이 살았나 싶더라고요. 늘 바쁘게, 투정만 하면서 어리석게 살았죠.

자신을 돌아본 뒤에는 마음에 여유를 갖게 됐습니다. 감사의 눈으로 주변을 바라볼 수 있게 됐고요. 마음이 즐거워야 행복한 건데, 이렇게 나누면서 마음이 여유로워지니 그게 또 저의 즐거움이고 행복이 됐습니다.”

대한민국 서울문화예술협회 설립

- 서울문화예술협회를 만든 것도 보다 체계적이고 적극적으로 나눔 활동을 하기 위함일 텐데요. 어떻게 단체를 만들게 됐습니까.
“협회는 지난해 11월 구성을 했는데, 나눔 활동을 하면서 안타까운 일이 있었습니다.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고 그것으로 봉사를 하는데 세금 공제도 안 되고 황당한 일이 있었어요. 물론 제가 방법적인 것을 잘 몰랐던 이유도 있지만 그래도 일단 어려운 이웃을 위해 돈을 썼으면 뭔가 기본적인 혜택은 있어야 할 텐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죠. 그래서 ‘이럴 바에 내가 공식 단체를 만들겠다’ 해서 만들었어요.(웃음) 내 돈이든 누구 돈이든 사회를 위해 돈을 쓰면 기본적인 소득공제는 받을 수 있게 하려고요. 제가 직접 억울한 일을 경험해봤으니까 만든 거예요.

또 경제적인 측면 외에도 그룹이 형성이 돼야 더 많은 분들에게 혜택을 제공할 수 있기도 합니다. 저와 제 남편 이충희 씨 둘이 어린이날 행사를 하는데 작년 어린이날에는 100~120명 정도의 아이들이 참여했어요. 근데 그게 소문이 나고 점점 사람이 늘어나면서 올해는 230명가량 왔죠. 그러니 혼자 감당하기가 어려워지는 거예요. 그래서 나 혼자 할 수 있는 것보다 ‘함께 하자’ 해서 이런 공동체를 만들었습니다.”

 

▲ 최란이 지난 18일 방문한 나자로 마을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협회에서는 주로 어떤 활동을 합니까.
“‘대한민국문화예술대상’도 개최하고 ‘가온누리’라는 문화잡지도 만들고, 또 독고노인들을 찾아가기도 하고 벤처 농민들에게 봉사하고. 가까이 몸으로 뛸 수 있는 곳부터 큰 행사까지, 그냥 여기저기 다니면서 나누는 거예요.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면 그게 나눔 인거죠.

다행히 이충희 씨도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우리 둘만 있어도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있어요. 매번 다른 연예인들을 부를 수 없어서 가까운 곳에 방문할 때는 이충희 씨와 제가 둘이 가거든요. 어제도 의왕시에 있는 성라자로 마을에 다녀왔어요. 한센병에 걸리신 분들이 계신 곳이죠. 그리고 이번 주 토요일에는 보육원 두 곳에 일정을 잡아 놨고요. 먹거리도 좀 해가고 ‘이충희 농구교실’을 열어서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합니다.”

- 이런 활동을 하려면 금전적인 부담도 클 텐데요.
“네. 처음에는 제 사재를 털어서 했는데 이제 옆에서 돕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큰 일들이 많아졌어요. 그래도 뜻이 있는 사람들이 같이 손잡고 하면 잘 될 거라고 봐요. 그래서 이제 협회 회장단을 구성하려고 해요. 물질적, 정신적으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을 모으려고 합니다. 제 사재나 주변 분들의 작은 도움은 한계가 있거든요. 더 좋은 일을 하려면 항상 부족해요. 그래서 회장단을 만들고 싶어요.”

 

‘서울문화예술대상’개최 · ‘가온누리’발간

- 지난해 2월 제1회 대한민국 서울문화예술대상에 이어 올 2월28일에도 제2회 문화예술대상을 개최했는데요, 어땠습니까. 
“서울문화예술대상은 그냥 시상식이 아니에요.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탈북자, 다문화가정 등 소외계층 7000여 분을 초대했어요. 사실 사회에서는 소외계층이라고 불리지만 정확히 말하면 우리 예술인들에게는 오히려 기부자인 분들이죠. 그분들이 박수쳐주고 좋아해 주니까 우리 예술가가 사는 거잖아요. 그래서 그분들을 위한 잔치를 열고 최고의 공연, 최고의 볼거리를 만들었습니다. 또 최고의 스타들이 분야별 대상을 받으면서 참석한 분들에게 감사를 느끼게 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감사를 느끼는 자리였죠. 소외된 이웃들과 국회의원, 장관, 예술인 등 사회 인사들이 함께 참여해 공연도 보고 즐기는 잔치였어요. 그런 아름다운 잔치가 또 있을까요. 다른 시상식과는 차별화 됩니다. 아직까지는 전통이 없지만, 5년 10년이 지나면 굉장히 선망되는 행사가 될 거에요.”

- 제3회 문화예술대상도 준비하고 계시나요.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1회 행사를 개최하고 그때 사람이 많이 와서 2회는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었어요. 그 국내에서 가장 넓다는 실내공연장에서 행사를 하고 나니까 이제 또 3회는 어디서 어떻게 할지 걱정스러워요.(웃음) 혼자 1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가온누리 잡지는 어땠나요. 발간 이후 만족스러우신가요.
“아쉬운 게 많죠. 하지만 아이들에게 주는 것인 만큼 저의 열정이 누군가에게 희망이 된다면, 또 잡지에 실린 인물들을 보고 누군가는 ‘나도 이런 사람이 돼야 겠다’ 하는 꿈을 가진다면 전 그걸로 족합니다.”

- 이후에도 또 만들고 싶은 생각이 있나요.
“그럼요. 계속 진행했으면 좋겠어요. 다만, 다른 것은 다 할 수 있지만 재원을 어떻게 충당할지가 좀 고민 이죠. 가온누리도 문화 나눔 차원에서 무료로 배포하는 것인 만큼 금전적인 부분이 걸려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과 기업에게 같이 동참해서 멋진 일을 하자고 호소하고 싶어요.”

‘긍정의 힘’으로

- 시상식이나 잡지 발간 이후 주위의 반응은 어땠나요.
“주변에서 대단하다고, 어떻게 이런 일을 할 수 있냐고 해요. 그럼 제가 그 사람들한테 ‘내가 대단한 게 아니다. 너도 할 수 있다. 같이 좀 하자’ 이렇게 말하죠. 그래서 주변에서 많이들 도와주고 그래요. 실제 이야기를 나눠보면 마음은 있는데 방법을 몰라서 못하는 분들도 많거든요. 그런 분들을 옆에서 독려하니까 함께 나누는 게 가능해져요.”
 

▲ 나눔국민운동본부의 주최로 지난 8일~9일 열린 '제2회 대한민국 나눔대축제' 현장에서 조직위원으로 있는 최란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아이들을 둘러보고 있다.

 

- 사실 내 일 하나 하기도 어려운데 선뜻 나서기가 쉽지는 않잖아요. 지친 적은 없으세요. 그 에너지의 원천이 무엇입니까.
“저도 힘들죠. 하루에 2~3시간 자고 매일 이러고 다니는데 저라고 왜 스트레스가 없고 고통이 없겠습니까. 마음에 여유가 없으면 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죠. 근데 이 일을 하면서 제가 행복을 느끼는 거예요. 제 안에 있는 고민들이 오히려 상쇄되고 즐거워져요. 예전에는 우울하고 외롭고 고민도 많았는데 봉사를 하면서 더 바빠지니까 이런 생각 할 틈이 없어요. 즐거운 에너지가 생기고 긍정의 힘이 생기죠. 제가 행복한 비결이 이것입니다. 안 해본 사람은 몰라요. 할머니 할아버지, 아이들 볼 생각하면 마냥 즐겁죠.”

- 문화예술대상, 잡지 발간 등 여러 가지 활동을 진행했는데요. 또 기획하고 있는 다른 콘텐츠가 있나요.
“구체적인 것은 없습니다. 다만, 전에 공중파 예능PD였던 선배님의 제안을 하나 받았어요. 지금은 제 활동이 수도권에 국한돼 있잖아요. 그래서 문화관광버스를 이용한 지방 문화공연 투어를 제안하더라고요. 차가 다니면서 어촌마을, 농촌마을에서 영화를 보여주고, 연극도 보여주고… 아이디어는 너무 좋죠. 근데 지금은 여력이 없으니까.(웃음) 그래도 돈은 없지만 아이디어는 좋으니까 우선 같이 얘기는 해보기로 했어요.”

관심, 이웃을 살리는 일

- 보건복지부의 휴먼네트워크 선도멘토위원이 돼서 1:1 멘토링 활동도 하고 계시죠.
“네. 토요일 날 보육원에 가는 게 그 아이 만나러 가는 거예요. 고 1아이인데, 공부도 잘하고 예뻐요. 나중에 가수되는 게 꿈이래요. 일주일에 서너 번 이상 문자를 주고받으니까 이제 서로 근황을 다 꿰고 있죠.(웃음) 지난번 드라마 촬영 때 방송국 구경시켜준다고 불러서 몇 시간 놀고 갔어요. 그리고 이번 주말에는 그 친구 집에 제가 놀러 가고, 연말쯤에는 우리 집에도 한 번 초대하려고요.

이렇게 누군가에게 무한한 관심을 주는 건 참 멋진 일이에요. 우리 어른들도 다 그 시기를 거쳤잖아요. 얼마나 고민이 많고 갈등이 많은 시기에요. 진로도 불투명하고 모든 게 불안정한 청소년기에 누군가 함께 손잡고 이야기 할 상대가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죠. 제가 자격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정성을 다해서 마음을 쏟으면 그 아이에게도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주변에도 열심히 권유하고 있어요. 꼭 연예계가 아니어도 사회에서 자리를 잡은 어른들이 각자 한 명의 아이들을 맡아서 멘토링을 해 준다면 굉장히 의미 있을 것 같아요.”

- 지난달 4일에 결연을 맺었는데요, 짧은 기간이긴 했지만 아이에게 어떤 긍정적인 변화가 보이나요.
“항상 ‘넌 어떠니’하고 물으면 ‘좋다’고 해요. 기간이 짧은 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친구처럼 문자 주고받고 수다를 떨다 보니까 그 마음이 기뻐하는 게 느껴져요. 그래서 저도 행복하고 앞으로 이 아이가 어떤 어른이 될지 기대가 되죠.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작은 부분이라도 그 친구에게 해주고 싶어요. 사실 그래서 선물을 하나 해주고 싶었는데, 그냥 오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다고 갖고 싶은 것을 얘기를 안 해요. 그래서 제가 나름대로 준비해놓고 이제 편지만 쓰면 되요.” 

- 어떤 선물을 준비하셨는지 여쭤 봐도 될까요.
“사춘기 여자아이니까 머리에 할 수 있는 팩이나 헤어스타일제품, 손톱정리기구, 향수, 화장품가방 등 그렇게 준비해봤어요. 내가 그 나이 때는 뭘 하고 싶었을까 생각해봤죠. 또 보육원에 뭐가 젤 필요한지 물어보니 요즘은 경기가 안 좋아서 생활필수품도 많이 부족하다고 하네요. 그래서 보육원에 줄 것도 좀 준비해놓고 했어요.

근데 이 준비하는 과정이 너무 신나더라고요. 누구를 위해 뭐가 필요할까 고민하고, 준비하고. 또 내 힘으로 안 되면 주변에 전화해서 도움 받고. 참 고마운 게 다 아는 지인들이 있어서 거절을 안 해요. 이번에도 A제과에 동생이 다니고 있어서 아이들에게 빵을 좀 보내주자고 했더니 흔쾌히 승낙하더라고요. 참 고맙죠.” 

- 아이들이 선물을 받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될 것 같은데요. 이밖에 또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절 기다려줘요. 너무 감동이죠. 어제도 성라자로 마을에 갔는데 할머니들이 제가 언제 오나 기다렸다고 그래요. ‘빨리 갈 거야?’ 그러면서 아쉬워하세요. 지난 추석 때 이충희 씨와 아이들과 함께 갔던 곳인데, 이제 찬바람도 불고 하니 어제 잠깐 들렸거든요. 근데 할머니들이 좀 더 있다 가라면서 그렇게들 좋아하세요. 정이 그리운 거죠. 연말에 또 한 번 가서 그때는 재롱잔치를 하고 와야겠어요. 지인들과 같이 가서 트롯을 하든, 성악을 하든 좋은 자리를 마련해 봐야죠.”

든든한 후원자, 가족


- 얼마 전 미모의 따님이 장안에 화제가 됐습니다.
“네. 우리 큰 딸이에요. 모 예능프로에서 얘기가 나왔는데, 일부러 공개하려고 한 건 아닌데 그렇게 됐네요.(웃음) 그 아이가 초등학교 때 미국에 가서 이번에 대학을 졸업했어요. 근데 글쎄 너무 예쁜 게, 엄마 아빠 결혼 20주년 이라고 1년 동안 매일 글을 써서 책으로 만들어 준거에요. 얼마나 마음이 예쁘고 기특해요. 그래서 남자친구라도 소개시켜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죠.(웃음)”
 


- 이렇게 화제가 된 걸 따님도 아시나요. 뭐라고 하던가요.
“저한테 뭐라고는 안하지만 되게 민망해해요. 그래서 혹시라도 연예인 엄마 때문에 아이의 사생활이 침해된 건 아닌지 우려되기도 해요. 여기저기서 연락이 많이 오거든요. 화장품업계, 패션업계 등에서 CF도 많이 들어오고, 주변에서 ‘혹시 딸 연예인 시키려고 하는 건 아니냐’는 얘기도 해요. 연예인할거 아닌데.(웃음) 이번에 졸업하고 미국에서 패션 비즈니스회사에 다니고 있어요. 앞으로는 자기 패션브랜드를 만들어서 전 세계로 나가겠다는 당찬 꿈이 있고요. 비뚤어지지 않고 너무 예쁘게 자라줬죠.” 

- 이렇게 나눔 활동을 하는 게 자제분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을 듯합니다.
“그렇죠. 아이들이 옆에서 보면서 느낀 게 있었을 거예요. 그렇게 스스로 배우고 잘 자라주니 고맙죠. 또 큰아이가 동생들을 엄마처럼 잘 보살펴주고 하니, 든든하고 빚진 마음도 있고 그래요.”

- 특히 나눔의 자리에 남편 이충희 씨와 함께 하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부럽기도 한데요, 나눔 활동에 적극 협조해 주는 겁니까.
“네. 본인이 적극적으로 앞장서는 성격은 아니지만 하자고 하면 항상 ‘오케이’에요. 웬만하면 ‘노’가 없고 ‘예스맨’이죠. 사실 우리도 서로 많이 바빠서 얼굴보기도 힘든데, 그래도 나눔 활동은 같이 할 수밖에 없어요. 다른 연예인들 섭외하기가 어렵잖아요. 그러니까 이충희 씨를 데려가는 거예요. 만날 우리 둘이 몸으로만 뛰는 거죠.(웃음) 이충희 씨한테 많이 고마워요.”

- 활동에 많은 지출이 필요한 게 가족들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을 수도 있을 텐데요.
“이충희 씨는 그런 거 몰라요. 아이들 학비가 얼만지, 생활비가 얼만지, 돈 자체를 몰라요. 그래서 돈 들어가는 걸로 불만을 갖거나 그런 게 우리 집에는 없어요.”

 

칭찬, 나를 춤추게 하는 일

- 나눔에 앞장선 연예인으로 청와대 초청을 받고 나눔 대상도 받는 등 주위에서도 인정을 해주고 있습니다.
“인정 해줘야 해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인정해주고 알아주면 저도 좋죠. 저도 사람인데. 주위에서 관심을 가져주니까 ‘내가 더 잘해야지’ 하는 생각을 하게 돼요. 그러니까 저한테 칭찬 많이 해주세요.(웃음) 저 또한 주변 분들이 좋은 일을 하면 많이 칭찬하려고 노력해요. ‘넌 만날 그렇게 못하니’보다 ‘어쩜 그렇게 멋진 일을 했니’이런 말이 더 좋잖아요. 칭찬은 자꾸 많이 해야 합니다.”

- 이충희 씨도 칭찬을 많이 해주나요.
“많이 안 해요. 무뚝뚝해서.(웃음) 그래도 그분이 인정해주고 지지해주니까 이렇게 할 수 있는 거죠. 가장 든든한 백입니다.” 

- 함께 일하자고 할 때 동참해주는 분들도 많죠. 
“그럼요. 나눔 활동을 하면서 많은 지인들에게 참 고마워요. 내가 뭐라고… 그 분들이 날 좋아해주고 인정해주고, 내 말을 들어주는 것들이 그게 너무 감사하고 또 따뜻함을 느낍니다. 내가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고마워서 한 달에 몇 번씩은 좋은 글을 담아 정성껏 문자를 보내기도 해요. 그게 제 마음의 표현이에요.”
 

 

나눔은 공인의 또 다른 역할

- 물질적인 나눔뿐만 아니라 문화의 나눔을 강조하고 계신데요, 그렇다면 연예계를 비롯한 예술계 안에서의 이러한 문화 나눔은 어느 정도 수준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누구는 하고 누구는 안 해요. 다 함께 해야 됩니다. 그래도 언론에 나오지는 않지만 많은 분들이 나눔에 열심이기도 해요. 활동을 하면서도 언론에 공개되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있죠. 저도 몇 년 전에 공중파 뉴스 인터뷰를 한 적이 있는데 처음엔 할까 말까 많이 고민되더라고요. 어느 곳에 기부를 했는데 인터뷰를 하니까 꼭 내 자랑 하는 것 같기도 하고 껄끄럽잖아요. 많은 연예인들이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이 있을 거예요.

근데 지나고 보니 고민할 일말의 가치도 없는 것 같더라고요. 어차피 우리는 공인이기 때문에 나눔에도 앞장서서 다른 사람을 선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자기홍보를 위해서든 뭘 위해서든, 어쨌든 본인이 하는 일이 좋은 것이라면 자꾸 알리고 같이 동참하자고 하는 게 또 우리의 역할인 것 같아요.”

- 그렇지 않아도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연예인들은 공인인 만큼 작은 활동도 이슈화 되고 그러다보니 봉사를 이미지 메이킹을 위한 방법으로 이용할 수도 있잖아요. 
“그것을 나쁘게 보지 말아야 돼요. 연예인 스스로도 그렇고 또 대중들도, 그것을 통해서 사회 많은 사람들을 동화시키는 게 연예인의 또 하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이름 없는 한 사람이 ‘하자하자’하는 것 보다는 우리 연예인들이 앞장서 주면 더 효과적일 수 있잖아요.”

- 나눔을 위한 행사가 대외적으로 홍보되면 후원금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으로 비춰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많은 자금이 소요되는 서비스를 수혜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한다고 할 때 순수하게 개인의 헌신으로만 생각하기는 쉽지가 않죠.
“후원금은 들어오죠. 지인들이나 은행권에서 조금씩 들어옵니다. 근데 제가 어디 가서 후원금 달라고 할 만한 성격도 못 되고 그러다보니 들어가는 금액에는 미치지 못하죠. 하지만 이제 후원을 확장시켜가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래야 지속적으로 운영이 되지, 제가 재벌은 아니잖아요. 많은 곳에서 나서서 후원해줘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오해가 생기거나 하지는 않을 거예요. 이 단체는 기획재정부에서 허가한 기부금단체인 만큼 모든 회계흐름이 공개됩니다. 누가 얼마를 내고 어떻게 썼는지 다 알 수 있으니 그런 우려는 없습니다.”

“어려운 분들과 함께 할 것”
-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정계인사들과도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계신데요. 앞으로 정계로 진출할 생각은 없으신지요.
“그분들은 모두 제가 평소에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에요. 제가 뭘 안다고 정치를 하겠습니까. 글쎄, 그래도 만약 정치를 한다면 누구보다 잘 할 수 있을 것 같긴 해요. 누구보다 뚜렷한 소신이 있고, 내가 갖는 것보다 나눠줘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서요. 하지만 지금은 그냥 배우가 좋습니다.”   

- 사업을 하셔도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아뇨, 사업은 못해요. 제가 추진력은 있지만 사업이란 무엇보다 이익을 남겨야 하잖아요. 저는 내 것 퍼주는 일을 잘하지 누구에게 달라는 말은 못해요. 주변 사람들이 사업하면 정말 잘할 것 같다고들 하는데, 전 제 스스로를 알죠. 내것 퍼주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사업가로서는 별로에요. 장사하나도 어렵죠.”

-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활동에 바람이나 기대하는 것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선, 우리 가족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계속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지 제가 좋아하는 배우 일을 계속해서 할 수 있겠죠. 또 그 배우일이 계속해서 있어 주면 좋겠어요. 그래야 더 열정적으로 주변의 분들을 돌아볼 수 있으니까요. 제 생활 속에서 어려운 분들과 늘 함께 하고 가슴 따뜻한 분들과 같이 그들을 도우며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겠습니다. 더 많은 분들이 함께 손 잡아주시고 동참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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