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결산/자동차] 노조에 울고 신차에 웃고…수입차는 日 불매운동 여파에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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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결산/자동차] 노조에 울고 신차에 웃고…수입차는 日 불매운동 여파에 위축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9.12.30 15: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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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2019년 연말 결산 특집 자동차편 ⓒ 시사오늘
2019년 연말 결산 특집 자동차편 ⓒ 시사오늘

2019년이 저물어 간다. 〈시사오늘〉은 '2019 결산' 특집을 통해 올 한해 각 분야별 주요 이슈들을 돌아보고, 이 같은 이슈들이 새해를 맞이하는 우리들에게 어떤 의미와 과제를 남겼는지 짚어본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올해 경기침체와 노사 분규 등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다양한 신차 출시를 통한 제품력 강화, SUV 판매 호조세를 등에 업고 분전(奮戰)했다. 하지만 글로벌 수출 물량 감소와 해외 판매 약세가 이어졌고, 이에 따라 마이너 3사들은 경영난에 휩싸이기도 했다. 여기에 국내 수입차 시장도 벤츠 등 일부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BWM 화재 이슈와 일본차를 향한 불매운동 여파가 지속되며 전체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신차 경쟁력 확인했지만 노사 분규에 발목잡혀 울상

우선 국내 완성차 업계는 올 한해 실적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괄목할 만한 신차 효과를 통해 제품 경쟁력을 입증하는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해 말 출시한 대형 SUV 팰리세이드가 꾸준히 월 4000대 가량의 호실적을 유지하고 있고, 올 하반기 출시된 소형 SUV 베뉴도 월 2700대에 이르는 판매고를 거두며 SUV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

기아차 역시 올해 선보인 소형SUV 셀토스와 대형 SUV 모하비의 시장 안착을 통해 SUV 풀라인업을 구성, 해당 차급 시장에서의 월등한 경쟁력을 뽐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현대기아차의 신차 효과는 세단 시장에서도 그 기세를 떨치고 있다. 현대 쏘나타와 그랜저, 기아 K5, K7 프리미어 등 내놓는 모델마다 흥행을 거두며, 회사 판매실적 강화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물론 마이너 3사들의 신차들도 시장에서 꾸준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지엠은 수입차 모델인 트래버스와 콜로라도를, 쌍용차는 픽업트럭 붐을 일으킨 렉스턴 스포츠 칸과 코란도, 르노삼성은 일반 판매가 허용된 이후 LPG차 시장을 단숨에 거머쥔 QM6 LPe 모델을 앞세워 실적 회복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다만 이같은 분위기와 달리 완성차 업체들은 글로별 경기 악화에 따른 해외 판매 감소와 수출 물량 확보에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 연간 국내 생산량이 10년 만에 400만 대 선을 밑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 국내 전체 생산량은 11월까지 전년 동기간 대비 1.6% 줄어든 361만3077대를 기록했는데, 사실상 12월 한 달만에 생산량이 38만 대 이상을 넘어서기 어려워 감소세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노사 분규가 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글로벌 시장의 어려움을 차치하더라도 신차 출시에 따른 내수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음을 고려하면 노조 투쟁 및 파업이 생산 차질을 유발,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기아차 노조는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과 함께 부분 파업을 단행했고, 결국 노사 협상을 내년으로 미루게 됐다. 르노삼성차 노조도 글로벌 생산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생존 문제에 직면한 상황에서 기본급 인상을 위한 파업을 이어가며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르노삼성은 극심한 파업에 시달리다 지난 6월 극적으로 2018년도 노사 임단협을 마무리하며 화해 무드를 조성했지만, 또 다시 올해 임단협 협상에서 접점을 찾지 못해 연말 파업이 벌어지는 등 살얼음판을 걷는 처지에 놓였다.

그나마 현대차는 8년 만에 노사간 무분규 임단협 타결을 이루면서 새로운 노사 관계를 정립하는 데 첫발을 내딛었지만, 최근 조립 근무 중 와이파이 사용 제한을 두고 입씨름을 벌이고 있어 그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국내 자동차 산업이 안고 있는 과제인 고비용 저효율 구조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줬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업계는 당장의 생존 경쟁에 당면한 국내 자동차 산업이 경쟁력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노사 상생이 우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어려울 수록 노조도 한발 양보하고, 공생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며 "지금처럼 불투명한 노사관계 속에서는 경쟁력 회복은 커녕 도태될 것이 자명하다"고 전했다.

日 불매운동 충격에 수입차 시장 질주 멈췄다

국내 수입차 시장도 일부 브랜드의 약진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성장세가 한풀 꺾이며 부진했다. 올해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21만4708대에 머무르며 전년 동기간 대비 10.6%의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 지난해 26만 대를 처음 돌파하며 11.8%의 성장세를 이룬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이러한 부진에는 화재 이슈에 시달린 BMW의 판매 감소와 더불어 올해 7월부터 불어닥친 일본 불매운동에 따른 일본차 브랜드들의 부진이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BMW는 EGR 결함으로 인해 불자동차라는 오명을 쓴 이래 신뢰 회복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11월까지의 판매량은 17.9% 줄어든 3만9061대에 그치고 있다. 그 사이 경쟁사인 벤츠가 8.4% 증가한 6만9712대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음을 상기하면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두 브랜드 간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게 됐다.

더욱이 BMW는 지난 10월에도 잇따른 화재사고가 발생하며 어려움에 처하기도 했다. 다만 EGR 관련 문제로 화재가 난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음을 적극 해명하는 한편 뉴 3시리즈 및 X6, X7, 7시리즈, 8시리즈 등 다양한 신차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지난 7월부터는 디젤 차량을 신규 구매한 모든 고객에게 신차 보장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각고의 신뢰 회복 노력을 이루고 있다는 점은 시장 내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하지만 일본차 브랜드들의 경우에는 상황이 열악하다.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불매운동 바람이 수입차 시장에도 강하게 번지며, 그 피해를 오롯이 입었기 때문이다. 일본차 브랜드 중 가장 큰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토요타의 경우에는 11월 누적 판매량이 38.9% 줄어든 9288대에 머물고 있으며, 닛산은 41.0% 감소한 2725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혼다는 상반기 판매 선전을 통해 8.3% 오른 7715대의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으며, 토요타 프리미엄 브랜드인 렉서스도 7000여대 가까이 팔린 ES300h의 인기에 힘입어 총 1만1401를 판매, 감소율이 3.5%에 그쳤다. 분명한 점은 일본차 브랜드들이 연말 파격할인을 내걸며 소폭의 회복세를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판매량이 18.9% 감소한 3만2991대에 머무는 등 불매운동 충격파에 그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일본 불매운동 여파가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그간 해오던 프로모션을 지속하는 한편 신차 출시 등의 내부 일정과 새해 판매 계획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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