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뉴스] 벤츠 코리아, 역대급 실적 잔치에도 웃을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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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뉴스] 벤츠 코리아, 역대급 실적 잔치에도 웃을 수 없는 이유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0.01.14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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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급증에도 서비스센터·워크베이 추가는 ‘찔끔’…고객만족 엇박자 나나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한국인들의 벤츠 사랑이 그칠 출 모르고 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대표이사 사장 디미트리스 실라키스)가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수입차 판매 1위에 오른 것은 물론 역대 최다 판매량을 지속 갱신하는 등 호황을 누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기 침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그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것인데요.

하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을 듯 싶습니다. 벤츠라는 브랜드만 믿고 차를 샀다가는 자칫 A/S 지옥에 빠질 수 있어서입니다. 판매량이 매년 급격히 늘고 있는 데 비해 서비스센터 확장은 더디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벤츠코리아의 공식 서비스센터는 지난 2014년 36개에서 2019년 68개로 5년 만에 89%나 증가했습니다. 언뜻 보면 수입차 1위 브랜드 명성에 걸맞게 지속적인 투자를 이루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벤츠 코리아도 14일 개최된 신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자신있게 밝힌 대목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실상은 정반대라는 것이 수치를 통해 입증되고 있습니다. 단순 수치 상으로는 5년 새 서비스센터가 크게 늘었다고 말할 수 있을지언정, 매년 최다 판매량 갱신이라는 타이틀과는 어울리지 않게 서비스센터 개수 증가폭은 꾸준히 줄어들어 고객 불편이 가중되는 상황에 놓인 것이지요.

벤츠 코리아가 매년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음에도 서비스센터 확충이 적절히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14일 진행된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조명아 부사장이 네트워크 강화 현황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벤츠 코리아가 매년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음에도 서비스센터 확충이 적절히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14일 진행된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조명아 부사장이 네트워크 강화 현황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2014년 36개였던 서비스센터는 이듬해 42개로 6곳이 추가됐고, 2016년에는 9곳이 더 늘어나며 총 51개에 달하는 등 2년간 공격적인 확장을 이뤘습니다. 다만 문제는 판매량이 연간 6만~7만 대를 넘어서기 시작한 2017년부터 오히려 서비스센터 확장세가 둔화됐다는 점입니다.

특히 2017년과 2018년 추가된 센터 수는 각각 7개, 6개로 감소세가 나타났고, 지난해에는 단 4곳 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됩니다. 같은 기간 판매량이 2017년 6만8861대, 2018년 7만798대, 2019년 7만8133대로 크게 늘어났음을 감안하면 서비스센터 한 곳당 정비해야 할 차량 대수 부담 역시 급격하게 늘어나는 것입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벤츠 코리아는 2014년 총 등록대수가 16만9005대로, 서비스센터(36개) 1곳당 평균 정비 담당대수는 4695대 수준인 것으로 계산됩니다. 하지만 판매량 급증으로 총 등록대수 역시 2배 가까이 늘어난 2017년(33만7915대)에는 서비스센터(58개) 1곳당 정비 담당 대수가 5826대로 1000대가 넘게 증가했네요. 서비스센터를 꾸준히 확대하며 고객 만족을 달성하겠다는 벤츠 코리아의 경영방침이 무색해지는 것입니다.

2018년에도 서비스센터 1곳당 평균 정비 담당대수는6346대(총등록 40만6169대, 서비스센터 64개)로 정비 부담 증가세가 확연하게 나타납니다. 2019년 총 등록대수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판매량을 단순 합산하면 48만4302대(서비스센터 68개)로, 역시나 정비 부담이 1곳당 7122대로 늘어나네요.

물론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겠습니다. 수입차 브랜드들은 단순 서비스센터 수보다 실제 정비 작업이 이뤄지는 워크베이 수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인데요.

그럼에도 벤츠 코리아는 크게 할 말이 없어 보이네요. 워크베이 수가 2017년 1013개에서 2018년 1092개로, 2019년에는 1169개로 역시나 정비시설 확충이 더디게 나타나서 입니다. 특히 앞선 계산을 똑같이 적용해보면, 워크베이 1개당 담당해야 할 차량 정비 대수는 2017년 333대에서 2019년 414대로 부담이 크게 증가했네요. 벤츠가 기준으로 삼은 2014년과 비교하면 331대(워크베이 511개)에서 414대로 25.1% 올랐다는 점에서, 오히려 옛날이 좋았다고 볼 수 있겠네요. 

결국 판매량 증가 대비 정비서비스 확충이 적절히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음은 분명해보입니다. 이럴 경우 그 피해는 누구에게로 돌아갈까요. 차량 정비나 사고 수리를 받기 위해 서비스센터를 찾는 고객들일 수 밖에 없겠네요. 혹여라도 벤츠의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만 믿고 그에 걸맞는 대우를 기대했다면, 정비 적체로 인해 불편을 겪거나 실망하는 일이 없기를 빌어봅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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