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은하준 “관객이 편안히 볼 수 있는 연기가 목표”
[인터뷰] 은하준 “관객이 편안히 볼 수 있는 연기가 목표”
  • 김병묵 기자
  • 승인 2020.01.29 15: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인배우 은하준
“집에선 법조인되길 바랐지만 배우 꿈 못 버려”
“롤모델은 송강호 선배님…악역도 맡고 싶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영화배우 은하준.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조금은 뻣뻣한 모습이었다. 신인배우 은하준의 첫인상은 패기보다는 풋풋함으로 다가왔다. 그는 마치 커피를 타기 전 따뜻한 우유와도 같은,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취재진을 반겨줬다. <시사오늘>은 신사동의 한 사무실에서 21일 은 배우를 만나 그의 꿈에 대해 들어봤다.

-연기를 하겠다고 결심한 것은 언제인가요.

"어렸을 때 아버지가 비디오 가게에서 영화를 많이 빌려다 보셨어요. 아버지가 영화를 보는 시간은, 아버지의 '힐링'시간이셨거든요. 맥주와 함께 TV화면을 보면서 배우들과 함께 웃고, 슬퍼하고, 즐거워하는 아버지를 보며 전 영화배우들이 '힐링'을 주는 사람들이구나 생각을 하게 된 거에요. 그래서 고등학교 진학하면서 부모님께 '연기를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런데 바로 연기를 시작하진 않았나봐요.

"집에선 반대하셨어요. 부모님께서, 특히 어머니가 제가 법조인이 되길 바라셨거든요. 제가 고등학교 때 연기를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네가 대학을 안 가봐서 그렇다, 가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거다'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엔 법학과에 진학을 했어요. 학교를 다니면서도 여전히 제 길이 아닌 것 같은 거에요. 재차 '제가 법대에서 법학도 공부해보고, 과 대표도 맡아보면서 나름 열심히 생활해봤는데 그래도 연기가 하고싶다'고 다시 말씀드렸어요. 그랬더니 이번엔 '군대에 안 가봐서 그렇다'고 했어요. 군대마저 다녀왔더니 '그러면 지원은 못해주지만 네 하고싶은 대로 해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스물 네 살 때 회사에 취직해서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연극영화과 입시 준비를 했어요. 그러다 보니 남들보다는 늦다면 늦은, 서른 살의 나이에 지금 졸업을 앞둔 신인 배우가 된 거죠."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영화배우 은하준.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쉽지 않은 길이었는데, 그만큼 배우를 하고 싶다는 열망이 강했나요.

"군대에 있을 때 영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를 봤어요. 영화에 등장하는 잭 니콜슨의 명대사 한 줄이 제 머리를 치는 것 같더라고요. 영화 속에서 잭 니콜슨은 욕조를 뜯어내려고 하다가 포기해요. 처음에 다른 이들은 모두 안 된다고 했었고, 그 사람들이 그를 비웃자 잭 니콜슨이 말합니다. '난 너희들과 달라, 적어도 난 시도라도 해 봤어'라고요. 그게 제 마음속에 와닿다 못해, 좌우명이 된 것 같아요. 후회할 바엔 시도라도 해 보자. 그렇게 여기까지 왔네요, 하하."

-단편영화와 연극 위주로 활동을 해왔는데, 기억에 남는 배역이 있다면요.

"〈파란 나라〉라는 연극이 기억에 남아요. 좋은 기억이라기보다는 아찔했던 기억이에요. 사투리를 쓰는 선생님 역할이었는데, 제가 서울사람이다 보니 사투리 연기가 너무 어려웠어요. 사투리에 신경쓰다가 첫 공연 때 대사 순간 통채로 잊어버린 순간이 온 거에요. 어떻게든 임기응변을 해서 관객들은 모르고 넘어갔어요. 그런데 정말 그 순간은 너무 무서웠어서, 지금도 생각하면 오싹하네요."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영화배우 은하준.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앞으로 맡고 싶은 배역이 있나요.

"악역을 맡아보고 싶어요. 제가 생긴게 착하고 다정한 '교회 오빠'같다고 하더라고요, 하하. 그래서 정말 그런 배역이 많이 들어왔어요. 칭찬과 제안은 정말 감사하지만, 저는 오히려 그런 연기가 더 어려운 것 같더라고요. 제 인상과 다른 연기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내적 갈등이 많은 인물을 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어요. 제가 보기보다 우유부단한 면이 있거든요. 제 본연의 캐릭터랑 시너지가 날 것 같아요."

-배우들 중에 롤 모델을 꼽는다면요.

"많은 분들이 그러시겠지만, 송강호 선배님을 가장 존경해요. 영화 안의 캐릭터가 아니라, 실제로 배역에 맞는 인생을 산 사람이 튀어나오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요. 배우가 아니라 실제로 저런 사람이 있는 것 같은 거에요. 정말 대단하시다고 생각해요. 저도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배역이지만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사람, 나중엔 저도 그런 자연스러운 연기를 목표로 하는 거에요."

-최근 하고 있는 작품은 어떤 건가요.

"아직 졸업을 못 한 상황이라서, 학교에서 하는 공연을 준비하고 있어요. 다음달 말에 상연이 예정돼 있는데, 몰리에르의 〈상상병 환자〉를 각색한 희극이에요. 

-향후 배우활동에 대한 각오를 들려줄 수 있나요.

"관객이 편안히 볼 수 있는 연기를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건 소위 '믿고 보는' 배우와는 조금 느낌이 다른 것 같아요. 정말 편한 사람이랑 있으면 같이 있는 것도 깜빡 잊을 때가 있잖아요. 그런 편한 배우였으면 해요. 스크린이든, 브라운관이든 제가 나오면 그냥 편안히 볼 수 있는, 편안함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은 거죠. 아직 만나 뵙지 못한 관객 여러분께, 조금 늦깎이지만 그만큼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 드리겠습니다. 잘 부탁드려요."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